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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2년05월21일 11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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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옥, 기대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장인의 미의식과 전통건축(1)

이강(노동미술가) yingzao@naver.com

한옥(韓屋)은 이 땅에 뿌리내린 우리 고유의 집을 말한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한옥은 대부분 조선중기 이후에 지어진 것으로 살림집에서부터 서원/향교, 사찰의 불전, 궁궐의 전각 등이 모두 한옥이라 불려진다.
 
그러나 한옥이 우리의 고유한 건축양식이라고 할 때 사찰의 불전과 궁궐의 전각 등은 예외적일 수 있다. 사찰의 주불전은 중국불교건축과 비슷한 점이 많아 우리만의 고유성을 주장하기란 쉽지 않다. 궁궐건축 역시 중국이 정해놓은 법식과 간섭에 의해 조성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한옥이란 결국 우리의 자연환경과 살림살이에 맞게 변화 발전된 살림집이다.
 

2010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65%이상이 아파트형 집에 살고 있고, 2009년 현재 한옥은 약 7만 채로 전체 주거의 0.5%밖에 되질 않는다.

그런데 최근 많은 사람들이 한옥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북촌 한옥마을은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나아가 한식당, 전통공방, 카페 등에서 한옥도서관, 호텔,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전통한옥은 힘겹지만 현대건물의 틈바구니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나이가 환갑을 넘기신 분들은 한옥보다는 아파트나 현대주택을 선호하는 편이다. 찢어지게 가난하던 시절을 경험한 세대에게 한옥은 벗어나고 싶었던 늪과 같은 것이었을까. 그와 대조적으로 중년층의 한옥 선호 경향은 뚜렷해 보인다. 다음 세대인 청년들은 한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못 궁금해지기도 하는데 신기한 듯 바라보는 그 눈길만큼 한옥이 낯선 것은 분명할 것이다.

최근 한옥

최근, 전국에는 수많은 한옥과 한옥마을이 조성되고 있다. 대부분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으로(전주한옥마을, 전남 천년한옥, 공주한옥마을, 부여백제역사재현단지, 서울은평뉴타운한옥마을, 수원시, 이천시, 남해, 울주군, 거창군 등) 웬만한 지자체는 모두 한옥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010년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를 비롯한 6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격 향상을 위한 신한옥 플랜'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같은 해 5월 한옥 정책 및 산업화 지원 전문연구기관인 국가한옥센터를 개소하는 등 한옥 건축 열풍을 확산시키고 있다. 국가한옥센터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수립과 사업계획을 지원하고, 한옥 산업의 활성화를 선도하며, 한옥정보의 대국민 서비스를 담당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이명박정부가 하는 말 중 가장 엉터리인 것이 바로 녹색과 국격이란 말이다. 도대체 언제부터 녹색이 개발의 의미가 되었으며, 국격이란 누구를 위한 국격인지 모를 일이다. 이명박정부의 녹색개발이 4개강사업이라면 ‘국격향상을 위한 신한옥플랜’ 역시 그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주 한옥마을은 문화관광 인프라 구축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2011년 6개월 동안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5% 증가한 423만2천명에 달했다고 한다. 2008년 상반기 43만명, 2009년 상반기 80만명, 2010년 상반기 187만명에 이어 해마다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며 '관광 도시' 전주를 이끌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옥마을 혹은 민박촌은 낙담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전남 순천시가 2009년 조성한 안풍마을 13개 한옥민박집에는 입주 후 단 한 번도 민박 손님을 받아보지 못한 곳이 절반이라고 한다. 다 지어놓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빚더미에 앉는다. 작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 원 이상 대출을 받아 입주한 민박촌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한옥마을 조성사업에 대한 우려는 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이 된다.

新한옥

한옥을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변화 발전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많이 확장되긴 했으나 그 방법에 있어서 충분히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한옥을  산업화’하겠다는 말은 마치 회사가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로 들린다.

산업화란 무엇인가. 그것은 대량생산이다. 대량생산은 소량생산에 비해 생산단가가 낮아져 구매가 쉬워진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를 해야 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설비투자란 곧 자본의 논리가 관철되는 산업화에 다름 아니다. 또한 한옥을 대량생산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를 통한 모듈화가 불가피 하고, 결국 한옥 유형별로 A타입, B타입, C타입 등으로 획일화 될 것이다.

이쯤 되면 목수의 역할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연장가방 들고 동가숙(東家宿) 서가식(西家式) 하던 전통적인 대목수는 사라지거나 특정 분야에 한정될 것이다. 대부분의 목수는 공장에서 만들어 포장된 한옥부재를 조립하는 일을 하게 되지 않겠는가.  

한옥은 분명 새로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재평가되고 있음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한옥을 현대생활에 적합한 주거형식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지만 무조건 반기려니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왜냐하면 정부주도로 진행되는 ‘신한옥 플랜’에 꼼수가 읽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자체가 관광인프라를 핑계로 무분별하게 한옥마을 조성하여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서민과 노동자들은 21세기 한옥으로부터 소외된다는 점이다. 즉 공급자 중심, 자본의 논리로 한옥이 지어진다면 가격은 결코 낮아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것이다.

현대건축이 담아내지 못하는 살림집의 대안으로 자부심과 함께 다가온 한옥.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다시 찾아온 한옥을 기대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침이다.

이강(노동미술가) yingz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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