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민의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호경 신부님의 장례에 참석했습니다. 당신의 온 삶을 가난하고 천대받는 농민들을 위해 불사르신 한 늙은 신부의 마지막 길에 흰 국화 한 송이 바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오신 농민들과 민주투사들, 그런데 그분들의 얼굴 위로 여전히 자본과 도시에 떠밀려 천대받는 농투성이의 땅이 함께 어른거려 장례미사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홀로되신 어머니께서 지키시고 계신 땅으로 향했습니다. 고추랑 오이, 토마토, 가지 모종을 심고 고운 흙으로 보듬고 물을 주며, ‘땅이 참 고맙제’ 하시는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에서 가냘프게 피어나는 웃음꽃이 눈물겹게 고마웠습니다. 땅이 어머니를 위로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구나! 어머니 말씀처럼 땅이 얼마나 고마운지... 맨발로 흙을 밟으며 내 존재의 근원적 모태인 땅을 깊이 호흡하였습니다.
비록 강둑 저 너머에는 거대한 바벨탑 산으로 쌓인 낙동강의 고운 속살들이 절망으로 신음하고 있지만 분명 땅과 강물은 인간의 더럽고 추악한 죄악을 품고 다시 새 생명으로 일어설 것입니다. 첫 창조의 힘으로 꿈틀거리며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이 패악의 역사를 뒤집고 다시 평등과 기쁨과 생명이 넘치는 세상을 일구어 갈 것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 있어서 가장 낮은 사람들을 품고 위로하는 땅, 절망을 희망으로 일으켜 세우며 다시 웃음을 만들어 내는 땅처럼 뉴스민이 그렇게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땅이 참 고맙제’ 하시는 늙으신 어머니의 작은 미소처럼, 작고 보잘 것 없는 분들이 ‘뉴스민이 참 고맙제’ 하고 웃을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가기를 큰 박수로 응원합니다.
- 천주교 대구대구교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영호 알폰소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