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장관도 유체이탈 화법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자살 학생이 늘어나자 황 장관은 전국 학교장에게 지나친 경쟁교육을 우려하는 서신을 발송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교육부는 일제고사를 치렀다. 성적평가가 학생 자살에 영향을 끼친다면서도 평가 시험을 치르는 아이러니다.
황우여 장관은 23일 전국 11,600여 개 초·중·고등학교장에게 보낸 서신에서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우리의 품을 떠나는 일이 많았다. 4월 말 기준 작년 41명에서 올해 28명으로 다소 감소하여 감사와 안도의 마음을 가졌었다"며 "5월 들어 현재까지 자살한 학생 수가 22명으로 급증했다. 그 원인이 상당수 성적비관으로 드러나 당혹스럽다. 교육을 책임지는 저로서는 가슴이 먹먹해 오고 그 슬픔에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가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성적과 경쟁을 부추겨 학업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교육부의 집계 결과, 전국 자살 학생 수는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41명이었고 2015년 같은 기간 동안은 28명이다. 하지만 2015년 5월부터 6월 말 현재까지 자살 학생 수가 급증해, 두 달 만에 22명을 기록했다. 교육부는 유서 등을 기반으로 학생 자살 급증에 “중간고사 결과를 확인한 시점에서의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쳤다고 추정한다.
결국, 교육부는 성적평가가 학생 자살에 영향을 끼친다고 파악하면서도 일제고사는 추진한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업 스트레스가 전혀 없을 수는 없기 때문에 (황우여 장관의 서신은) 이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고 해결하면서 성장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또, 5~6월은 중간고사 결과가 확인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이 시기에 (학생 자살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여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우여 장관은 시·도교육청 평가에 학생 행복 부문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행 시·도교육청 평가에서는 주로 ▲기초학력 미달 비율 ▲특성화고 취업률 ▲교원연수 활성화 ▲방과후학교 활성화 ▲학교폭력 예방노력 및 근절 실적 ▲사교육비 절감 성과 ▲학부모 만족도 ▲시도교육청 특색사업 등을 평가한다. 교육부는 평가에 따라 우수교육청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살에 대해 잘 모르는 교사가 많아 예방책을 안내해도 공감을 잘 안 한다. 학교 현장의 (자살에 대한) 체감도를 높이려는 방법으로 인성교육과 행복교육이 중요하다는 뜻”이라며 “현장에서는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궁여지책으로 그만큼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하반기에 시·도와 구체적인 논의하기에 앞서 사전 고지 차원의 안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