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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5년06월16일 18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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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메르스 미온 대처에 주민 불안..."자진신고 요청뿐, 방역도 없다"
자가격리자도 발열, 설사 없으면 검사 못 받아

김규현 기자 gyuhyun@newsmin.co.kr

▲폐쇄된 대구시 남구 대명3동 주민센터

메르스 청정지역이라고 자부하던 대구에서 첫 확진 환자가 나왔다. 확진 환자는 남구청 주민센터 소속 공무원으로 지난 5월 말 삼성서울병원에 방문했고, 함께 방문했던 그의 친누나가 지난 1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자진신고하지 않는 공무원에 대한 비판과 함께 메르스 확진 환자의 동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보건당국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오전, 대구에서 첫 메르스(MERS, 중동기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나왔다. 확진 환자 김 모 씨(52)는 15일 오후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 1차 검사와 질병관리본부 2차 검사 모두 양성 반응을 보여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 씨는 대구시 남구 대명3동 주민센터 사회복지공무원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5월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어머니 병문안을 다녀왔다. 5월 29일부터 주민센터에 출근해 정상 업무를 했고, 직원들과 회식 자리도 가졌다. 김 씨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보건당국에 신고하지 않았지만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지 18일 뒤인 6월 13일부터 오한이 시작됐다. 정부에서 발표한 메르스 잠복 기간 2주를 넘긴 뒤였다.

김 씨는 그 다음 날인 14일 대명5동에 있는 동명목욕탕에 다녀왔다. 15일 증상이 심해지자 김 씨는 남구보건소에 신고했고, 검사를 위해 대구의료원 음압병상에 격리됐다.

현재 김 씨의 부인, 아들 등 가족 4명은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중이다. 또, 주민센터 직원 14명과 주민센터를 주기적으로 방문한 남구청 직원 5명이 자가 격리 중이다. 대명3동 주민센터 동명목욕탕은 방역 작업 후 폐쇄했고, 김 씨의 아들이 재학 중인 대구시 남구 봉덕동 협성중학교와 인근 협성고, 경복중도 15일 저녁 방역을 했다.

한편, 김 씨와 함께 어머니 병문안을 갔던 김 씨의 친누나가 지난 10일 메르스 확진 환자로 판정받고 대전 한 병원에 격리됐다. 메르스 확진 환자의 동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보건당국을 비판하는 여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무책임한 지자체가 어디 있나”
환자 접촉자 자진신고하라는 대구시, 지역민에게는 별다른 조치는 없어

대구시는 대명3동 주민센터, 대명5동 동명목욕탕을 방문했거나 김 씨와 접촉한 뒤 발열 등 증세를 보이면 관할 보건소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자가격리 중인 직원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은 매우 불안한 상태다. 메르스 감염이 우려되기는 자가격리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자가격리된 직원들 모두 입원해서 검사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아직 열이 나거나 설사를 하는 등 아무런 증상이 없어서 검사를 받을 수 없다. 의료원에서도 증상이 나와야 입원도 시켜주고 검사도 해준다”고 말했다.

주민센터 인근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A 씨(51)는 “환자가 생겼으면 구청이나 대구시에서 나와서 조치를 해줘야 하는데, 기자들만 시끄럽게 오고 동네에 방역 하나 안 해줬다”며 “이렇게 무책임한 지자체가 어디 있나. 이 문제가 하루 이틀 만에 해결되는 문제도 아닌데 주민들, 상인들한테 무슨 대책이라도 세워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명3동에서 43년째 살고 있는 주민 B 씨(77)도 “원래 오늘 산악회 모임이 있었는데 어제 저녁에 취소됐다. 어제 뉴스 보고 대구에 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그게 우리 동네라는 건 오늘 뉴스 보고 알았다”며 “뉴스에 보니까 주민센터에 갔던 사람은 신고하라고 하는데, 주민들이 뉴스를 안 보면 신고해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대명3동 주민센터 인근 초등학교에 두 자녀가 다니고 있는 학부모 C씨(44)는 “오늘 학부모들이 수업 중에 애를 데리러 와서 조퇴시키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도 오늘 학원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며 “시에서는 환자의 동선을 주민센터, 목욕탕 정도만 공개했는데, 이미 기사에는 환자가 봉사단체에 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시 당국에서 이런 정보를 빨리 정확하게 파악해서 공개하고 그 대책을 알려줘야 하는데, 이미 학부모들은 스스로 나서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보건당국, 정부의 무능, 무책임 때문에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메르스 지역사회 확산에 보건의료단체들 반발
“정부 메르스 매뉴얼은 실패작, 제대로 된 대응체계 구축하라”

이처럼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대구·경북 보건의료단체들이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고 나섰다.

메르스 잠복 기간 2주, 4차 감염 가능성은 없다, 기저질환자와 고연령자가 아닌 건강한 일반인은 사망하지 않을 것이라던 정부의 예측이 모두 엇나갔다. 삼성서울병원의 뒤늦은 폐쇄조치로 메르스 확산이 일파만파 커지자 공공병원 확충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대경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와 사회공공성강화민영화저지공동행동 등 37개 시민사회단체는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메르스 사태 해법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은 실패작임을 확인됐다”며 “위기대응 수준을 경계단계로 격상하고, 추가 환자 발생 및 자가 격리자 수 증가에 따른 대응체계를 구축하라”고 요구했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6개 병원 중 5개 병원이 폐쇄했는데 유독 한 병원만 폐쇄하지 않았다. 바로 서울삼성병원이다. 서울삼성병원은 메르스 발생의 2차 진원지가 되었고, 여론의 질타를 받자 겨우 부분적 폐쇄를 했다”며 “그야말로 돈벌이에만 치중한 영리병원이다. 이 사태를 통해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확실해졌다. 박근혜 정부는 수익 창출을 기준으로 하는 공공병원 평가와 의료민영화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한편, 16일 8시 기준 대구시 메르스 현황은 확진 환자 1명, 병원 격리 환자 4명, 자가 격리 관찰자 45명, 일반 관찰자 27명이다. 병원 격리 환자 4명 중 1명은 1~2차 검사 모두 음성 판정받았고, 나머지 3명은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2차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대구시는 메르스 의심 환자 발생시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하고, 대구의료원 병상이 부족할 경우 경북대병원으로 이송한다. 또, 확진 환자 발생시 대구의료원에는 호흡기 내과 전문의가 없어 경북대병원 전문의가 파견 진료한다. 대구의료원에는 43개 격리병상 중 2인실 음압병상 2개, 1인실 음압병상 1개를 보유하고 있어 총 3명, 경북대병원에는 총 6명이 입원 할 수 있다.

김병준 내과 전문의는 “메르스에 대한 데이터가 적어서 정확한 치료법이나 대책이 없다. 정부나 지자체도 우왕좌왕하고 한 마디로 오리무중인 셈”이라며 “지금까지는 일반적 감기 예방과 같은 수준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현재 한국의 온도가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딱 좋은 온도라서 비가 오고 다습해지면 좀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료원 감염관리센터

김규현 기자 gyuhyun@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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