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학한 지 이제 몇 개월 안 됐는데, 과가 폐과된다고 해요. 저는 우리 과가 없어진다는 것을 전에는 전혀 통보받은 것이 없는데, 황당합니다. 폐과하려면 먼저 당사자 학생에게 충분히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대구대학교의 2015학년도 한 신입생)
대구대학교가 일부 학과를 폐지키로 하자 관련 학과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대학교는 지난 15일 발표한 학칙개정(안)을 통해 독어독문학과, 골프산업학과, 물리학과, 산업경영공학과를 폐지하고, 국어국문학과, 국제한국어교육과, 생명과학과, 의생명과학과를 2개 학과로 통·폐합할 방침을 밝혔다.
해당 학과의 일부 학생·교수는 14일, 구조조정에 항의하는 시위 여는 등 반발해왔다. 21일 오전 10시, 학교 본부가 교무위원회를 열고 폐과 방침을 확정 지으려고 하자, 반대 학생 측에 따르면 이들 학생 100여 명이 교무위원회를 막기 위해 20일 저녁 총장실을 점거했다.
21일 오후 12시 현재까지 점거가 이어지자, 학교 본부는 교무위원회 개최 장소를 학교 내 평생교육원으로 옮겨 개최하고 있으며, 이 자리에서 폐과 방침을 논의 중이다.
폐과 대상 학과인 대구대학교 산업경영학과의 한 학생은 <뉴스민>과의 통화에서 “본관이 타당성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 폐과 대상 학교를 선정할 때 재학생 충원율은 최근 3년치만 검토했고, 학과 평가는 2년치만 했다. 교수 확보율은 2013년도 4월 1일부터 1년치만 썼다. 왜 기준이 다 다른가”라며 “하위 리스트가 있는데, 리스트의 순서대로 없애지도 않았다. 경찰행정학과를 제외하고 다른 것을 폐과한다”고 말했다.
자연과학대학의 한 교수는 “구조조정 절차에 하자가 있다.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갑자기 통합하는 것 보다는 통합됐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야 하는데, 여러 방안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폐과를 시도하고 있다”며 “해당 학과와 충분히 논의를 해야하지만 형식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갑자기 통합 안을 냈다. 박순진 기획처장은 의견을 수렴한다고 했다가 기획처장이 통합안을 직권으로 할 수 있다고 말을 바꾸며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행정학과의 경우 박순진 기획처장이 속한 학과인데, 이 과는 평가에서 최하위에 해당한다. 이 과를 폐과 논의에서 뺀 것도 의심스럽다”고 설명했다.
황보각 대구대 기획부처장은 “폐과라기보다는 모집 중지다. 현재 학생들이 졸업하는 2018년까지 과를 존치시킨다. 또한, 시행 이후부터 바로 전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해 파격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처장이 속한 과가 폐과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의혹에 대해서 황보각 기획부처장은 “이전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충분히 거쳤다. 모집 중지하는 학과 선정도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경영진단 컨설팅 결과, 2008년부터 시행한 학과평가 네 가지를 종합했다. 경찰행정학과는 이 중 한 가지만 하위 등급이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