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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5년03월30일 10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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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국의 위안부』 읽기 1
여는이야기: 착종된 한일 근/현대사를 새롭게 들여다보기

정승원(인문학자/비평공간 클리나멘 연구원) bakhtin@hanmail.net

[편집자 주] 지난 2월 17일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고충정)는 박유하 세종대학교 교수 저서 『제국의 위안부』와 관련해 위안부 피해자 9명이 박 교수와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이 책의 34군데를 삭제해야만 판매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다만 '박 교수 등의 접근·취재를 막아달라'는 신청은 기각했다.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을 원했던 박유하 교수의 바람은 금지도서가 됐다. <뉴스민>은 『제국의 위안부』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의미 있는 토론의 장을 열고자 한다.  이에 인문학자 정승원의 글을 열 차례 연재한다. 정승원의 견해와 입장이 다른 글도 얼마든지 환영한다. (010-8585-3648, newsmin@newsmin.co.kr)

책 『제국의 위안부』와 박유하 교수가 다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이재명 성남 시장이 지난 2월 설(구정) 연휴 직전 본인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예전 오보를 링크하면서 박 교수를 친일파로 매도하는 내용을 포스팅하면서였다. 그러면서 설 연휴 내내 친일파 교수(?)에 대해 분노한 이재명 시장 지지자들과 박 교수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려는 박 교수 지지자들 사이에 논쟁이 이어졌다. 그리고 박 교수의 책 『제국의 위안부』를 둘러싼 갑론을박과 찬반논쟁으로 페이스북이 한동안 뜨거웠다. 책을 읽고 어느 정도 내용을 이해하고 있던 필자도 박 교수와 책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설 연휴 내내 페이스북에 『제국의 위안부』관련 글들을 연달아 투척하였다.  

지금은 열띤 분위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기 했지만, 이 책의 내용에 대한 찬반 논의는 지금까지 조금씩 계속 이어지고 있다. 소설가 장정일은 한겨레신문(2015년 3월 12일 자) ‘장정일의 독서일기’ 코너에 “박유하 논란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내놓는다. 최근에는 소설가 김곰치가 부산일보(2015년 3월 17일 자)에 ‘제국의 위안부는 문제작이다’라는 칼럼을 통해 책에 대한 자신의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으로도 이 책을 둘러싼 논의, 입장표명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제국의 위안부』는 2013년 8월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다. 당시에 인터넷언론 등에 서평이 몇 편 나오긴 했지만, 크게 논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4년 6월 16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이옥선 할머니 등 9분이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출판·판매·발행·복제·광고 등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동부지법에 내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들을 상대로 한 사람당 3천만 원씩 총 2억7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내는 한편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박 교수와 출판사 대표를 서울동부지검에 고소한다. 그리고 박 교수와 책의 내용에 대한 잘못된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박 교수는 친일파와 일본 극우라고 하면 분노하는 국민 정서에 의해 사람들에게 마녀사냥을 당하게 된다. (이 당시의 페북 타임라인을 보면, 굉장히 충격적일 정도이다. ‘x년’이란 욕은 예사였다. 박교수가 직접 여러 번 해명했음에도 집요하게 괴롭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후, 2015년 2월 17일 출판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책과 박 교수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소문이 많이 양산되었다.(아마, 대표적인 예가 ‘일본 우익의 주장에 동조하는 책이다.’ ‘문학전공 교수가 뭘 안다고 위안부 문제를 건드리냐’, ‘일본의 장학금을 받았다.’ ‘위안부 할머니를 모욕하는 책이다’ 등등)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과 박 교수에 대한 일종의 선입견과 오해가 쌓인다. 직접 책을 읽고 호의적인 반응과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초기에 비해 오해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 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제국의 위안부』를 둘러싼 논의가 생산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계속 공전하고 있다. 

필자가 앞으로 연재할 ‘『제국의 위안부』 읽기’는 다음과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사람들로 하여금 책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제거하는 것이다. 자신의 입장이나 관점에 따라 책의 내용에 대해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의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언론 보도나 책을 제대로 읽지 않는 명망가들의 글에 의존하여 판단하는 것은 큰 문제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판단과 논의가 많이 이루어져 왔다. 두 번째로,  『제국의 위안부』라는 텍스트를 통해, ‘일제하 식민지 식기의 위안부’뿐만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의 다양한 문제를 새로운 시각과 관점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일제 하 식민지 시기, 해방 후 한일 관계, 전후 일본의 이해, 제국과 냉전 체제에서의 여성의 문제, 위안부 문제의 해결 방안, 한일간의 미래지향적인 화해와 동북아 평화의 문제 등 여러 주제들을 텍스트 내부에서, 외부에서 사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제국의 위안부』라는 텍스트와 ‘박유하 현상’은 ‘표현과 학문의 자유’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착종된 근/현대사를 정면으로 들여다볼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제국과 냉전 체제 하에서 착종되고 뒤틀린 한국의 근/현대사, 한일 관계, 우리 스스로 침묵하고 은폐하고 싶었던 우리 내부의 모순을 차분하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연재할 생각이다. 이번 연재를 통해 독자들은 박유하 교수와 책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오해를 풀고, 한국 근/현대사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

1. 『제국의 위안부』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1)
2. 『제국의 위안부』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2)
3. ‘식민지 위안부’를 어떻게 볼 것인가?
4. ‘일제 식민지 시기’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5. 제국과 냉전 체제 하 여성의 문제로서 ‘위안부’ 
6. 표현과 학문의 자유를 둘러싼 쟁점들 
7. 위안부 지원단체들의 활동과 문제점
8.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논의들
9. 전후 일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10. 한일 간의 화해는 어떻게 가능한가?  

정승원(인문학자/비평공간 클리나멘 연구원) bakht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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