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봉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사장이 스팸 문자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뉴스민>이 금속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기봉 사장은 올해 4월 1일부터 12월 24일까지 사원 700여 명에게 170여 건의 문자와 메일을 전송했다. 3일에 2건꼴이다.
강기봉 사장은 문자를 통해 사원들에게 ▲회사를 향한 노조의 각종 소송에 참여하지 말 것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노조 비난 ▲회사가 어려워질 시 자본 철수할 것 등을 강조했다.
5월 8일 “눈만 뜨면 소송, 소송, 소송을 부르짖는 무리들에게 그들의 야욕을 채워줄 아무런 이유가 없기에 회사는 천둥 같은 양심의 소리와 정의를 바탕으로 대응해 나갈 것임을 재차 천명하는 바”라며 “짜릿한 역전승이 기다리고 있기에 무소의 뿔처럼 당당히 앞을 향해 갑시다. 세월호의 사태 앞에 나라전체가 자중자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저들은 고성능의 스피커로 노동가요를 틀어대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고 밝혔다.
사원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애착도 비쳤다. 5월 20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18대 대선에서 경북의 경우 80.8%의 득표로서 선출된 분입니다. 아마도 우리 경주시에서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지지를 받으셨을 것”이라며 “오늘 해고자의 방송 중 ‘박근혜가 눈물까지 보여가며... 또 박근혜가 어쩌구...’라는 망발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는 자들의 소행을 보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이 어렵지 않다는 생각입니다...”고 했다.
콜텍 정리해고자 24명에 대한 대법원 최종판결에 회사를 향한 소송이 의미 없음을 강조하는 문자도 있었다. 6월 20일 강기봉 사장은 “(콜텍 소송은)회사가 패한 후 대법원에서 승소한 사건으로 8년째 이어진 법정 싸움의 최종 결과”라며 “소송자 여러분, 소송은 길고도 험난한 과정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기대하는 수천만 원은 허구의 숫자일 뿐이며 결코 발생할 수 없는 악의의 선동일 뿐입니다...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간다면 그에 상응한 결과가 기다릴 것이기에 터무니없는 기대치로 실망시키지 않기를 호소합니다...1분1초라도 서둘러 모두가 함께 가는 길에 동참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켜보고 있겠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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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봉 발레오전장시스템 사장이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 | | |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관련한 견해도 비쳤다. 19일 강기봉 사장은 “2013년 7월18일, 해당 정당의 이석규씨와 김재연씨가 당시 해당 정당의 국회의원으로 회사를 방문하여 한껏 위세(?)를 떨치시던 그 날이 생각납니다...소송자 여러분, 좀 느낌이 옵니까? 세상 돌아가는 느낌이 좀 옵니까? 일반해고자 여러분, 느낌이 옵니까? 세상 돌아가는 느낌이 좀 옵니까? 지금까지의 업무방해를 즉각 중지하고 상생을 모색한다면 회사 또한 당신들에게 귀 기울일 것 입니다...”고 밝혔다.
강기봉 사장은 비슷한 내용의 문자를 12월 24일까지 이어 보냈다. 24일인 오늘은 “언제 있을지 모를 대법원 판단에 그동안 당신들이 해댔던 거짓 선전·선동이 다 들통 날 것 같으니까 온갖 감언이설로 소송자를 늘리는 전술을 펼쳤지만 소송을 취하 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니까 많이 당황하셨어요?...로또를 사면 딱 일주일은 행복하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늘 꽝입니다. 아직도 로또가 당첨 될꺼라고 착각하고 계십니까? 소송자 여러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고민 할 시간이 없습니다.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하여 지금 즉시 행동 하시길 당부드립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시연 금속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 해고 조합원은 “(강기봉 사장은) 수많은 문자에서 세금 포탈이나 단협 상 차이로 인한 임금 미지급분, 차별 성과급 등 빼앗긴 임금을 지급하라는 판결, 부당 해고 판결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었다”며 “스팸 문자의 제왕으로 등극했으니 헛소리를 하지 못 하도록 마스크와 몽둥이를 선물한다”고 말했다.
이어 “쌍용자동차처럼 외국 자본이 들어와서 손쉽게 자본 이동이 이뤄지다 보니 자본 철수를 너무나 당연시하며 노동자를 압박한다”며 “생계를 위협하면서 노조 활동을 억압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스민>은 강기봉 사장과의 통화에서 수상소감을 물었으나 “취재요청서를 보내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