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석의 신비한 우리말 산책 (16) - 뉴스민
뉴스민 로고
무제 문서
뉴스 오피니언 기획/특집 지역광장 사진/영상 주말판 노는날  
 
뉴스홈 > 오피니언 > 칼럼
뉴스관리툴 2014년11월28일 20시00분    
글자크기 글자크기 크게 글자크기 작게 기사내용 이메일보내기 뉴스프린트하기 뉴스스크랩하기

천병석의 신비한 우리말 산책 (16)
‘아귀’-맞다! : ‘아리’까리

천병석 5kaka@naver.com

오늘은 지난번 글들에서 살펴본 pride, grade와 마찬가지로 /R/이라는 음운요소가 모음적 성질로 실현된 경우, 즉 이 ‘R’이 자음과 결합하여 하나의 음절을 이루고 있는 어휘를 관찰해보고자 한다. {일치, 화합}의 뜻인 <agree>라는 단어가 그것이다.
agree  합치하다■일치[부합]하다■조화하다■맞다, (그림 따위가) 비슷하다■일치[호응]하다.
           마음(의견)이 맞다■사이가 좋다, (계정 따위)를 일치시키다■동의(승낙)하다■합의하다.
concord  일치․호응; (사물간의) 화합․조화, 협조․친선․협약.

글상자에서의 ★표한 ⑴은 자립적 모음 앞에 일반적으로 연구개음(g․k)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이 책의 기본 음운이론을 적용함인데, ㉰㉱㉲와 같은 어휘대응을 추정할 수 있음도 이 ⑴에 기초하고 있다.

재구성 ⑴에서의 제1음절 <ka->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음변화(전향화)를 적용한 ⑵줄에 근거해 {합치•일치•조화}의 뜻인 <agree>의 의미적 원천을 ㉱㉲에서 찾을 수 있다고 믿어진다.

약속■약조의 증표로 새끼손가락을 서로 꼬는(거는) 오랜 관습에서 유추하건대, 천이나 새끼줄 따위를 꼬아 묶는 행위는 부족간이나 사인(私人)간의 어떤 약속․약조의 뜻, 즉 쌍방의 의견이 서로 {일치, 부합, 조화 ‘agree’}를 이루었다는 표시였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손가락을 걸어 약속하기

아마도 몽고의 ‘오보(Ovo)/어워’나 우리네 성황 나무에 묶는 천들도 나의 소망이 신(神)의 뜻과 {일치, 부합 ‘agree’} 하기를 바라는 일, 곧 신께서 나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약속․약조’하셨다는 심리적 위안과 투사에 해당할 것으로 여겨진다.

‘꼬다(엮다)’가 ‘약속․약조’의 징표로 통하였을 것임은 “약속(거래)의 뜻으로 나뭇가지를 꺾다”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stipular>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러한 문화사적 흔적을 유추해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agree>  a     +  gr  - ee   '마음(의견)이 맞다■사이가 좋다■일치' 
          * (sh)a   +  gr -(y)e    =   [새] ‘풀’  +  꼬아        ㉲
          * (sh)a   +  (w)r -(g)e  =  [새] ‘풀’   +  엮어, 옭아   ㉱
이 ㉱㉲는 <organize><concord><accrete>로부터도 증빙을 구할 수 있다. 즉, 이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일치■조화■융합■조직■편성}이라는 추상적 어의들은 지난 글에서 보았듯이 {짜다. 꿰매다. 엮다. 얽다. 끈}이라는 물상적(物像的) 내용으로부터 유래하였던 것이므로, 이 단어들의 뜻과 대동소이한 {합치■일치■부합■조화■호응}의 <agree> 역시 그러한 물상적 기초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인지 저것인지 헷갈리다’라는 뜻으로 쓰는 ㉯의 <아리까리>는 ‘agree’의 {(그림 따위가) 비슷하다}라는 뜻에서 유추하건대, 어떤 무엇이 서로 비슷하게 생겨 각각의 분간이 잘 안 된다는 의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는 제1음절 ‘a’를 원형적 전동성(r)으로 재구성함이다!

㉠㉠’은 {동일한■같은}의 뜻으로 쓰는 독립어사 ‘a’를 참고하여 나타내어 본 것이다.

    ※  a, an   =  「of a- 형태로」 동일한, 같은.
        <agree>  a (같이․같은)    +   gr - ee  <꼬아~>, <갈래>

                        .  .                  .  .                  

arrest [ərést]  체포[구속]하다, 막다■저지(沮止)하다■억제하다, (사람 눈․주의 등을) 끌다.
                      체포․구류․억류․정지․저지.

이 <arrest>도 이번 장의 어휘 주제인 ≪엮다(엮어)≫라는 어형과 밀접한 단어임을 알 수 있다. 즉 ㉡과 같이 분절하고, ①줄에 적었다시피, 뒷부분의 /s/가 기저음 /k/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상정함으로써 ①줄의 <엮다>를 도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체포■구속하다}의 ‘arrest’는 이러한 맥락에서 ㉳의 의미결합인 것이다.

이 ①줄의 <엮다>와 의미적으로 상통하는 것이 ②줄의 ‘잇다’ 및 방언형 ③이다.            

이번 장 서두의 글상자에서 ‘agree’의 최초원형으로 상정한 ⑴의 재구성으로부터 ‘화목․친교’의 뜻인 아래 ㉴ 및 ㉴’줄의 어휘를 추정해볼 수 있는지 모른다.
굳이 한자로 적으려다 보니 3음절어보다는 4음절어가 편한 듯해 ‘애’라는 음절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 본령은 ㉴’의 <‘화기(和氣)’~해>일지도 모르겠다.
 
       뜻: '마음(의견)이 맞다■사이가 좋다'
<agree>  ←/  *  a  + gr -(y)e   ←/  * a  + gr -(g)e
                                󰀺 (k)a  + gr -(g)e  ⑴  
                                    ↳ (h)a + gr - e ㉴ <‘화기애’애>?  (화목)
                                    ↳ (h)a + gr -(h)e ㉴’ <‘화기(和氣)’~해> 
                                 ㉵ ↳ (sh)a + gr -e  <사귀어~>, <사교(社交)>

{사이가 좋다}라는 뜻을 참고하면 ㉵줄의 어휘도 ‘agree’와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마음이 맞다}라는 뜻에서는 다음의 ㉶㉷줄도 어휘대응으로 고려될 수 있지 않은가 싶다.

㉶는 앞부분 두(2) 음절이 폐음절 <짝>으로 되면서 여분으로 남게 된 뒷부분이 현대 한국어에서 주격조사 혹은 차이 보조사로 규정하는 <~이>로 됨을 보인 것이다. 유라시아 공동조어시대로부터 근•현대 한국어로 오면서 이러한 문법화가 일반화되었다고 추론하기에 굳이 드러내어 적게 되었다.

이처럼 폐음절화를 동반한 ㉶와는 달리 본래의 개음절어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줄의 <쩌귀>라고 생각된다.

‘돌-쩌귀’라는 것은 문짝을 문설주[문기둥]에 달아 회전식으로 열고 닫기 위한 암수 한 쌍의 쇠붙이, 혹은 문을 회전식으로 여닫기 위해, 문짝의 측면 아래위로 돌출된 회전축[숫놈]을 깎아 만든 다음 그것을 문틀에 뚫어놓은 구멍[암놈]에 짝지어 넣은 것을 가리킨다. 암수 한 쌍의 ‘짝’으로 이루어진 물건인 셈이다.

나무 홈을 파서 만든 돌쩌귀
쇠붙이로 된 현대식 돌쩌귀

천병석 5kaka@naver.com

ⓒ 뉴스민 (http://www.newsmi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보도자료 newsmin@newsmin.co.kr

 
천병석의 신비한 우리말 산책 (14)
천병석의 신비한 우리말 산책 (15)
천병석의 신비한 우리말 산책 (18)
천병석의 신비한 우리말 산책(20)
천병석의 신비한 우리말 산책 (21)
천병석의 신비한 우리말 산책 (22)
뉴스스크랩하기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칼럼섹션 목록으로

이름 비밀번호
 94968642  입력
다음기사 : [이민호의 줌in줌人] (42) 낙엽 (2014-12-11 12:04:00)
이전기사 : 레닌은 틀렸다! (2014-11-28 17:01:32)
많이 본 기사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최근 기사
열악한 대구 시민 복지…”복지기준선 필요...
낙동강, 맹꽁이 사라지고 큰빗이끼벌레만
청도 송전탑 공사 강행 1년, 피해 주민 “...
중구청, 대구 지자체 중 비정규직 비율 1위
국가는 유령이다: ‘유일자(唯一者)’ 막스...
“학교 급식인원 감소 예상된다”며 조리원...
민주노총 대구본부, ’10월 항쟁’ 답사 진...
삼평리 주민과 연대자, 송전탑 넘는 넝쿨이...
노조탄압 논란 ㈜오토..."시급 5,270원 알...
그리스에 대해 프랑스인들이 보여주는 열정...
뉴스민 하단메뉴
하단구분바

사단법인 뉴스민 | 등록번호 : 대구 아00095(2012.8.24) | 발행인 : 노태맹 | 편집인 : 천용길
창간일 : 2012.5.1 | 대구광역시 달서구 성당동 72-18 노동복지회관 2층뉴스민
TEL : 070-8830-8187 | FAX : 053)211-4719 | newsmin@newsmin.co.kr

뉴스민RSS정보공유라이선스정보공유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