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도 일레트로닉 음악을 만들고 감상할 수 있는 창구가 열릴까. 오는 28일 오후 8시 30분 대구시 중구 삼덕동 쟁이Collective에서 전자음악 라이브 공연 "people person"이 열린다.

앞서 15일 쟁이Collective에서는 일레트로닉 음악가들이 모였다. 이들은 <대구지역 전자음악의 출발을 위해서>라는 포럼을 열고 일레트로닉 음악 생산과 공유에 대한 고민을 모색했다.

포럼을 준비한 배두호 쟁이일가 대표는 “전자음악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구만의 전자음악뿐 아니라 한국적 전자음악 씬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며 운을 띄웠다.

대구에서 11년째 디제잉을 하고 있는 김형철 씨는 “하우스 음악 매력에 빠지면서 디제잉을 시작했다. 10년 전 대구에서는 힙합이 한창 유행했고, 하우스 음악이 나오는 클럽은 극소수였다. 대구에서는 제대로 된 전자음악 씬이 생겨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우스클럽도 장사하는 공간으로 존재했지, 정말 순수한 방향으로 진행된 적도 없었던 것 같다”며 대구 전자음악의 한계를 지적했다.

테크노 음악가 Scope 씨는 “대구에서 저처럼 혼자서 음악을 만들고 있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밖으로 표출할 수 있는 매개체가 없다”며 “서울에는 와트엠이 생기면서 전자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나 지원해서 공연할 수 있고, 그렇게 사람이 모이면서 정보도 공유하고 (전자음악이) 지속적으로 가능했던 것 같다. 대구에도 그런 창구를 만든다면, 누구나 참여해서 공연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기면 좋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닉 라이브 밴드 IDIOTAPE 리더 디구루 씨는 “교류가 아주 중요한 것이고, 당연한 것 같다. 좀 더 (전자음악이) 재미있어지려면 사람들이 많아져야겠지만, 그 사람들이 이게 왜 좋은지 알아야 하고, 이게 얼마만큼 좋고, 왜 좋은지 (전자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잘 전달해야 한다”며 “그럴만한 창구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서울보다 대구가 더 도원결의 같은 의미의 단단함이 있다. 구심력. 그래서 항상 좋게 느껴왔다”고 말했다.

전자음악 커뮤니티 ESCAPE 운영자 김영의 씨는 “우리나라는 전자음악가들은 많이 발견되고 있지만, 아직 전자음악 팬들을 위한 공간은 만들어지지 않은 것 같다. 음악가들 입장에서 무대가 중요하고, 팬들 입장에서는 커뮤니티가 중요할 것 같다”며 전자음악 팬들을 위한 공간도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전자음악이란 전자음악 기계, 전자음악 기술을 사용한 음악을 통칭하는 것으로, 1960년대 서양 실험주의 등에서 탄생한 새로운 음악 경향에서 나타난 테크노, 다운템포, 하우스 장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 나미, 조용필 등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댄스곡의 흥행과 통금이 해제되던 시기 나이트 문화와 디제잉 문화가 생기면서 전자음악이 대중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