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성추행 물의를 빚은 남승인 대구교육대 총장이 공개사과 의사를 밝히면서도, 피해 학생들을 직접 만나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2차 가해가 우려되고 있다. 교육부 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남승인 총장은 이전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었다.
남승인 총장은
15일 오전 대책위와의 면담에서 이번 성추행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를 약속하면서 성추행 혐의를 인정했다.
대책위는 ▲학내 모든 구성원에 대한 성평등인권교육 실시 ▲성평등인권 교과목 설치 ▲성희롱·성폭력문제 해결을 위한 학내 전문기구 설치와 전문가 배치 ▲피해자에 대한 공개사과 ▲대구교육대학교 총장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한 논의 결과로 총장 명의의 공개사과는 16일 총학생회 메일로 보내고 17일 학교 게시판에 게시하기로 했다. 성평등인권 교과목의 설치는 절차와 교수들의 합의 등이 필요한 사안이라 구체적인 계획을 총학생회에 서면으로 알려주기로 했다. 하지만 총장 사퇴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남승인 총장은 꾸준히 피해자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민 대구교대총장성희롱·성폭력사태대책위 위원장(대구교대 총학생회장)은 “피해 학생들이 신변이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대책위에서는 피해자들의 신변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하는데 본부는 계속해서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부는 교육부 감사가 왔을 때 피해자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교육부에 넘겨줬다”고 지적했다.
신미영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집행위원장은 “본관은 계속해서 피해자를 직접 보고 얘기를 듣고 사과하겠다고 한다”며 “피해자들은 이미 한 달 이상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고 힘든 상태다. 가해자를 만나면 그 때의 일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피해자를 직접 보겠다는 것은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남승인 총장, 학생들 사이에서 ‘주물럭’이라 불려
대구교대생들, “총장님 사퇴하는 게 당연”
<뉴스민>은 남승인 총장 사건과 관련해 대구교대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복수의 학생들은 남승인 총장이 이전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학생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4학년 A씨는 “지난 6월 실습 나갔을 때도 여학생들의 어깨를 주무른 일이 있었다. 그때는 아무렇지 않게 느꼈는데 지금 이 사건이 터지고 나니 그때 일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1학년 B씨는 “총장님 별명이 주물럭이라고 하더라. 아직 우리는 총장님 수업을 못 들어봐서 모르겠지만, 만약 이번에 사퇴를 안 하면 내년에 우리는 그 총장님이 하는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1학년 C씨도 “총장님이 교수님이었을 때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 총장님 별명이 주물럭이었다고 들었다”며 “총장님이 자꾸 이 문제를 회피하려고 하는 것 같다. 친밀감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총장님 사퇴하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2학년 D씨는 “과 언니들이 노랗게 머리를 염색하고 왔는데 당시 교수님이던 총장님이 ‘너는 잘 놀게 생겼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 앞줄에 있는 여학생들의 손을 주물럭 하시고... 그래서 별명이 주물럭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성민 위원장은 “남승인 총장에 대한 소문이 많다. 대책위에서 추가 피해 사례에 대해 제보를 받고 있고,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승인 총장은 지난 8월 학생해외문화탐방에서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학생들과 여성단체의 비판을 받았으며, 현재 교육부에서 남승인 총장에 대한 감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