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제12편에서는 {눈, 눈알}이라는 기본적 뜻을 지닌 현대 영어 <eye>를 재구성해 살펴보았다.
오늘은 이 ‘eye’와 마찬가지로 모음 /e/ 앞에 연구개음(g․k)을 재구성할 수 있는 드라비다어를 중심으로 유라시아공동조어의 중심축인 ‘한국어’와의 어휘대응을 관찰해보려 한다.
‘자립적 모음’ 앞에 연구개음(g․k)을 재구성해 보면 글상자에서 소개한 드라비다어와 수메르어는 “물-고기”라고 할 때의 현대 한국어 <고기>/<괴기>와 본디 같은 말임을 알 수 있다.
자립적 모음이라 함은, 상고시대 언어음에서는 연구개자음(g•k) 성질을 동반한 음절(syllable)이었으나 음절의 초성인 자음[연구개음]성질이 약화/탈락하면서 현대 언어음 체계에서의 /a, i, u, e, o.../와 같은 모음 알파벳으로 표현되어지는 말소리를 가리키며, 또한 그처럼 모음으로 형성되었다가 인접모음과 결합해 변용/축약된 말소리까지를 아울러 지칭하기 위해 필자가 제안한 명칭이다.
①줄의 수메르어 <ku6>에 실현된 모음 이형태 /u6/는 ②줄의 수메르어 <kua> 즉 [ku-a]로 된 2음절이 축약되는 과정에서 나타나게 된 이형태다. 이러한 수메르어 모음 이형태에 관해서는 필자가 다른 글에서 정리해놓았음을 말해둔다.
‘물고기’라고 하면 산골에서 태어난 필자에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사진에서와 같은 바다 생선이 아니라 어린 시절에 도랑에서 잡던 미꾸라지다. 비 오는 날엔 논들 사이의 그리 넓지 않은 도랑 한 쪽을 대나무로 엮은 통발로 막은 다음 위에서부터 맨발로 도랑을 철벅이며 미꾸라지를 통발로 몰아넣어 잡곤 했었다. 그렇게 잡은 미꾸라지를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께서는 호박을 썰어 넣고 추어탕을 끓여주셨는데, 지피(제피)를 넣어서 먹는 그 미꾸라지국 맛은 지금 생각해도 입에서 군침이 돌 정도로 별미였었다.
생선 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생선 가시가 아닐 수 없다.
자립적 모음 앞에 연구개음(g․k)을 재구할 수 있다는 음운이론을 아래에 소개한 라틴어에 적용하면 “생선-가시”라고 할 때의 현대 한국어 <가시>와 이 단어가 본디 같은 것임을 알 수 있다.
‘가시’와 대응하는 국적(國籍) 언어들로는 다음의 글상자 안에 적은 단어들을 또한 추정해볼 수 있다.
위 ③줄에서의 라틴어 <ŏs> 및 한국어 <가시>와의 대응을 고려하면 아래의 단어들은 다음의 글상자 안의 ㉮㉯로 됨이 분명하다!
ossifragus (라) 뼈를 부러뜨리는.
ossuary 납골당; 뼈단지; 뼈 동굴(고대인의 유골이 있는 동굴)
ossuarius (라) 뼈의; 유골상자, 납골당, 유골단지; 고대인의 유골로 된 동굴[퇴적물]
(라틴) ŏs (복수형: ossa [ɑ́sə/ ɔ́sə]) (의학․해부학) 뼈.
이왕에 라틴어와 한국어를 비교한 김에 이처럼 기원적 동일어로 여겨지는 단어를 두 그룹 더 소개할까 싶다.
abeo (라) 가다․가버리다, 물러가다․떠나가다; 없어지다․사라지다․지나가다, 죽다; 사직하다․물러나다.
abito (라) 나가다, 훌쩍 떠나가 버리다. // aborior (라) 멸망하다․죽다․소멸하다, 사라지다.
aufero (라) 떠나가다․사라지다; 없어지게[사라지게] 하다, 제거하다, (죽음이) 데려가다; 떼어 놓다.
㉠줄의 일본어 <가오(かお)>는 제1음절의 /r/이 약화․탈락한 어휘가 되겠다.
위 ③줄에서, 한국어 <가시>와의 어휘대응 가능성을 살핀 라틴어 <ŏs>는 이와 거의 동일한 음운구성으로서 {입, 구멍} 등의 뜻을 가지기도 한다. 이것 역시 아래의 글상자에 적은 바와 같은 한국어 어휘로의 대응이 가능해 보인다!
os (라) [ɑs / ɔs] (복수형) ora [ɔ́ːrə] : 입, 구멍, 터진 틈.
ŏs (라) [ɑs / ɔs] (복수형: ossa [ɑ́sə/ ɔ́sə]) : (의학․해부학) 뼈.
입․구멍은 동굴생활을 한 원시적 배경에서 보면 문(門)이나 입구(入口)와도 관련이 깊다. 문자 ‘구(口)’의 쓰임을 보더라도 이러한 점을 잘 알 수 있다. {입․구멍}의 <os>의 복수형 <ora>는 그런 맥락에서 ⑤의 [오래]와 동일기원어라고 봐야겠다.
원형태 추정 ④는 ‘s’가 /k/의 전향화에 의한 것이라는 필자의 일반적 음운론을 적용함인데, <os>의 복수형 <ora>의 연구개음적 재구성 ④’가 그 형태적 증빙이 되어주고 있다 하겠다.
“아구가 아프다” = “입(입의 주변)이 아프다” = “아가리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