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시간을 같이하다 보면 어떤 순간에 그 대상에 대한 집중력을 잃게 되고
대개 그 순간은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에 가볍지 않은 후회와 쓰라림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평소와 같은 날이었으나 평소와 같지 않은 날이었다.
언제나처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음료를 마시며 사진을 남겼으나
하필 그런 보통의 날, 그가 남긴 특별했던 한 줄의 글은 그와 나 사이에 가득했던 일상에 묻혀버렸다.
시간이 한참이나 지나 그를 잃어버리게 되고 그때의 마음만이 내 옆에 남아 자꾸만 그리움을 타게 만드는 시기가 찾아왔다. 무심코 생각난 한순간의 특별함에 목이 메어 오래된 사진들을 기억해 보지만 보이는 것은 그날의 내 기억만큼이나 흐릿하게 남은 소중한 것의 흔적뿐이었다.
쓸데없이 선명하게 나타난 탁자의 사용감과 기억도 나지 않는 종류의 음료 사이에 분명히 존재했던 무엇인가가 그렇게 아쉬움과 함께 스러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