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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4년03월22일 15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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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날] 천병석의 신비한 우리말 산책 (2)
가마 솥

천병석 5kaka@naver.com

지난 제1편에서는 고구려의 벽화에 등장하는 삼족오 및 생활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솟대 등의 이야기를 통해 태양조(太陽鳥) 즉 고대의 종교적 삶에서 신(神)의 대리자나 사자(使者)로서의 위상을 가진 ‘까마귀’에 대해서 살펴보았었다. 그리고 한국어 <가볍다>가 [가뵈-압다 ‘접사’]의 구조로서 ‘새’를 기반으로 한 어휘라는 점을 밝혔었다.
이처럼 새가 신(神)의 사자(使者)였음은 <가볍다>의 어근인 ㉢의 ‘
’의 제2음절 순음(입술소리) /v/가 콧소리 /m/으로 변화되는 비음화를 상정해 신(神)의 뜻인 일본어 <かみ(가미)>로 됨을 통해서도 드러나는 바가 있었다.
필자는, かみ(가미)로 읽을 수 있는 바로 이때의 어형 재구성 ㉣이 고구려 벽화에 등장하는 삼족오 즉 ‘까마귀’의 <까마->이고, 폐음절축약형태로서는 ‘검다․깜다’의 <검>/<깜>/<검어~>라고 추정하는 바이다. 특히 ‘검다’ 관련어들은 앞서 제1편에서 본 ‘현(玄)’이 옥편에서 {검은 색, 하늘 빛, 하늘}이라 풀이하고 있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의미적 기초가 하늘과 닿아 있다 볼 수 있는데, 이는 하늘 또는 태양의 상징인 까마귀를 매개로 그렇게 되었을 개연성이 크다 할 것이다. 
 
이처럼 새의 한 지칭인 <까마-귀>와 신(神)의 뜻인 일본어 <かみ(가미)> 그리고 <검어->가 같은 종교적 의미기초에서 비롯하였다고 보면 <검을-검(黔)>이란 문자표현 역시도 이른바 한자어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그뿐만 아니라 <밝을-금(昑)>/<비단-금(錦)>/ <황금-금(金)> 내지 ‘임금’이라고 할 때의 <금>과 같은 어휘들도 하늘이나 태양이란 의미기초에서 생겨났다고 보면 그 언어음적 발생기원에서 서로 별개가 아닐 소지가 다분할 것이다.

제2편: 가마 솥
{새․날짐승}의 포르투갈어 <ave>의 제2음절이 제1편의 ㉣과 같이 콧소리 /m/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은 “가마-솥” 혹은 “숯-가마”라고 할 때의 그 ‘가마’의 뜻인 아래의 드라비다어를 통해 실증된다.
즉 드라비다어 <āma>의 제1음절인 음절적 모음 /a/ 앞에 약화․탈락하였으리라 추정되는 연구개음(k)을 재구함으로써 <āma>는 한국어 <가마>의 제1음절 변화형태라고 추정할 수 있는데, 이 <āma>와 함께 쓰인 같은 드라비다어에 <āvi>라는 어형이 존재하고 있음으로써 ㉠줄로 적은 바의 콧소리로 된 순음변화 v → m이 실증적으로 입증된다는 것이다.
 
이 b, v → m 변화를 보이는 한국어 사례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현대어 <‘더부’-살이>와 그 고어형 [다므-사리] 혹은 [다-사리]이다.
                     ※ 더‘부’-살이  /v, b/    →     다‘므’-사리(살이)    /m/ 
물론 조심할 것은, 고어형 ‘다므사리’라는 것은 고어 시절 여러 지방에서 쓰이던 약간씩 다른 형태의 어형 가운데 어느 하나가 우연히 문헌상에 포착된 것으로 이 ‘다므-’형을 사용하던 지역에서는 b, v → m 변화를 이미 그 당시에 거쳤던 것으로 되며, 오늘날의 표준어로 채택된 서울지역 방언에서는 이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가마‘釜’는 나무를 베어 숯을 구워내는 “숯-가마”, 그리고 흙을 이겨 성형한 기와나 질그릇을 굽는 “기와-가마” 내지 “그릇-가마”라는 말이 흔히 쓰이는 점에서 보아 {무엇을 만들기 위해 불을 때는 곳(화덕)}이나 {불을 때어 무엇을 만들 수 있는 도구(장치․설비)}라는 원형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가마-솥”이란 말은 불을 때는 가마(화덕)에 거는 솥이란 말에서 유래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가마솥과 관련된 속담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가마솥이 검기로 밥도 검을까!” = 가마가 검다고 해도 가마 안의 밥까지 검겠느냐는 뜻으로, 겉이 좋지 않다고 해서 속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솔하게 판단하는 것을 경계하는 말.
“가마가 많으면 모든 것이 헤프다!” = 일이나 살림을 여기저기 벌여 놓으면 결국 낭비가 많아진다는 말.
“가마솥이 노구솥더러 검정아 한다!” = 남 못지않은 잘못이나 결함이 있는 사람이 제 흉은 모르고 남의 잘못이나 결함만을 흉보는 일을 빗댄 말.
“가마 속의 콩도 삶아야 먹는다!” = 가마 안에 들어간 콩도 끓여서 삶아야 먹을 수 있듯이, 다 된 듯하고 쉬운 일이라도 끝까지 힘을 들여 마무리를 잘 해야 함을 이름.

하여간, <가마‘釜’>라는 말은 “숯-가마”와 “기와-가마”에서 보듯 ‘불’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말이 분명한 점에서 제1편에서 살펴본 태양=신 관련어휘들인 <かみ(가미)>나 <까마(-귀)> 등과 그 원초적 발생 기원에서 같은 것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왜냐하면 {불}이나 {열(熱)} 관련어 들은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다가 기온마저 내려가 추운 밤을 새우고 난 후 대면하게 되는 밝고 따뜻한 {태양}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만들어졌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사람의 머리에서 머리털이 한 곳을 중심으로 빙 돌아 나서 소용돌이 모양으로 된 부분을 가리키는 <가마>라는 말도 이들 “숯-가마”나 “かみ(가미)” 혹은 “까마(-귀)”라는 말들과 마찬가지로 {태양}에 그 어휘적 기원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고대인들의 삶에 있어 하늘에 떠오르는 태양만큼 완벽한 원형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을 것임이 분명한 점에서 사람 머리의 ‘가마’가 가진 그 소용돌이 내지 둥근 {원(圓) 형태}를 표현하는 어휘는 마땅히 이 태양을 전사하여 생겨났음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오늘날에는 TV 사극 같은 데서나 가끔 볼 수 있는 사람이 타는 <가마>라는 말도 바로 이러한 태양 관련어일 수가 있다. 즉 옛날의 사람이 타는 가마라는 것은 임금이나 고관들이 사람(하인)을 부려 타고 다니는 것인 점에서 그것을 타는 사람의 그 {높은 신분}과 연관되어 생겨난 말일 가능성이 높기에 그러하다.
 
다시 말해 높은 신분의 가장 원형 되는 것은 ‘임금’이며, 또한 임금 자리의 상고시대의 원형은 종교적 지도자 곧 제사장이나 신무(神巫)이기에 이에 관한 어휘 연원은 궁극적으로 태양=신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관점에서 임금이나 고관의 탈것인 ‘가마’라는 말 또한 태양관련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かみ(가미)>가 {신(神), 궁궐이 있는 곳, 위}의 뜻으로서 ‘신(神)’과 ‘임금’의 의미요소를 아울러 지녔다는 것, 그리고 고구려를 비롯한 유력한 고대 국가의 왕들이 태양/달의 아들 곧 일월지자(日月之子)로 여겨진 점 등도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해준다 아니할 수 없다.
제사장이나 임금과 밀접한 언어개념이 {직책}이라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라틴어를 떠올리게 된다.
여기 소개한 <a-b>는 십만 단어가량을 관찰한 필자가 볼 때 업보(業報) 및 농업/임업/직업...이라고 할 때의 <업(業)>과 본디 같은 말이고, 원래의 개음절(2음절) 형태로는 ㉡의 <의무(義務)>라는 말로도 변화했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때의 변화라는 것은 <a-b>의 제2음절 순음 /b/가 위의 표 6)에 소개한 드라비다어 <āvi>/<āma>에서처럼 비음화 작용을 입게 되었다는 뜻이고, <‘더부’살이>가 [‘다므’사리]로 된 것과 같은 음운현상을 겪었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ab>가 폐음절 <업(業)>이나 개음절 <의무(義務)>로 될 수 있음은 영어사전에 나오는 <absolve>라는 단어를 들여다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의무(義務)’와의 대응인 위 ㉡에다 제1편 “연재를 시작하며”에서 밝힌 바의 연구개음(g․k) 재구성의 원리 및 원형적 음절 실현 형식인 전동성(r)을 재구하면, 지명(地名) 어휘들인 다음의 ㉢㉣을 각각 생각해볼 수 있는지도 모른다.
 
     ※ ≪(k)a -(m)≫   (지명)   개마 -고원       ㉢
     ※ ≪a -(m)‘r’≫   (지명)   의무려 -산(山)    ㉣

개마-고원(高原)은 함경남도 북서부에 위치한 평균 1,340m의 고원지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고 넓은 고원으로 한국의 지붕이라고도 불린다.
 
의무려 산은 각종 기록에서 공통으로 오늘날의 ‘난하’의 서쪽에 위치한 산이었다고 하는데, 이 산의 이름에 특별히 관심이 가는 까닭은 여기서부터 동쪽이 고조선의 땅이었다는 설이 강하게 대두하고 있다는 점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문화원형용어사전에 따르면 순임금이 봉해진 곳으로서 세시(歲時)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진산이었다고 하니 “임금의 산(山)” 즉 궁극적으로 그 어휘 연원이 태양=신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지명일 것으로 믿어진다는 것이다.
 
자고로 지명이란 것은 씨족이나 부족의 이동을 따라 옮겨 다니는 것인 점에서 이 ‘의무려’라는 지명이 난하의 서쪽에만 유일하게 존재했다고만 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과 그 의미론적/(어휘)형태론적 스펙트럼이 멀리 {소속․직책}의 라틴어 <ab>까지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이번 제2편의 음운적 주제인  p, b, v  →  m으로의 「순음(脣音)의 비음화」를 적용해볼 수 있는 단어 가운데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는 다음의 표 9) 안의 영어 <cave> 및 그와 어휘대응이 가능한 한국어들이 있다. 이 중 [구무][구모]는 개음절(2음절) 형태로의 대응이고 <감(坎)>과 <홈>은 제2음절의 모음성질이 약화/탈락함으로써 하나의 폐음절로발달한 경우의 대응이다.
이번 제2편까지의 의미적 주제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ave>/<āvi>/<ab-> 등은 본디 어두가 /k/음 실현이었던 것으로, 근원적으로 태양을 가리키던 이 원형적 어휘는 일종의 ‘의미-덩어리’로 존재했다가 후대 어휘상의 {까마(-귀)}, {
-압다(가볍다)}, {검․깜(-다) ‘黑’}, {かみ(가미) ‘신․궁궐’}, {가마(-솥)}, {(머리-)가마}, {업(業)}, {의무(義務)} 등등으로서의 참으로 다양한 의미 실현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언어적 추론이 가능한 것은 지난 제1편의 “연재를 시작하며”에서 간략하게나마 소개하였던 바의 연구개음(g․k) 탈락 및 그 재구성의 원리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아니할 수 없다.
 
이 음운 추론을 적용한 수많은 예들 가운데 제1편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했던 내용을 보충하면서 이번 제2편을 마치고자 한다. 그 때 언급하지 못했던 것은 표 3)의 러시아어 및 표 4)의 포르투갈어이다.
여기서의 <(발을)굴려->는 도움닫기를 하듯 사람이 발에 힘을 주어 ‘위’로 뛰어오르는 동작의 형용인 점에서 이 단어들이 지닌 의미요소와 일맥상통한다고 보겠다.
 
포르투갈어 <alar>의 한국어 대응 중 하나로 추정한 <올려~>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영어 어휘들에서도 어휘대응으로서 확인되고 있다 아니 할 수 없다.

angel  천사
angelolatry  천사숭배   =  [(천사)  +   ol-a-tr-y]  ~ 올려드려 ‘숭배’ /  울로(위로) ~ 띄워
 
icon  우상
iconolatre 우상숭배   =  [(우상)  +   ol-a-tr-y]  ~ 올려드려 ‘숭배’ /  울로(위로) ~ 띄워
 
ichthyic  물고기의
ichthyolatry  물고기숭배  =  [(물고기)  +   ol-a-tr-y]  ~ 올려드려 ‘숭배’ /  울로(위로) ~ 띄워
 
천병석 5kak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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