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알려주는 화살표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날이 있다.
혼자 세상에 떨어진 듯 그 모습에 무시를 할래야 할 수가 없어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수일을 헤매다 힘들게 찾아낸 이정표라면 군말 없이 따라서 길을 갈 터이지만, 이렇게나 공교롭게 떡 하니 준비된 것처럼 나타나 버린다면 태생이 피곤하게 살도록 생긴지라 그대로 따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가 않는다.
그 앞에 주저앉아 수많은 생각을 한다.
날 위한 표시인지, 누군가의 장난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대중없는 화살표인지.
그러는 동안 많은 사람이 그 길을 따라간다. 움직이지 않는 나를 이끌던 사람도 밀쳐내던 사람도 무시하던 사람도 그 길을 걸어갔다. 나는 여전히 그 선 위에 있다.
짙은 색이 얄밉게도 또릿하다.
마음에 오기가 생겨 움찔거리는 발을 억지로 잡아 놓는다.
바라보는 저 색이 바래 더는 나를 잡지 않을 때,
그제야 내 길을 갈 수 있겠구나- 했다.
김태홍
20대 후반.
경북대학교 학생
생긴것도 곰. 식성도 곰. 덩치도 곰. 그래서 아직도 곰
pentax mx, fed micron
필름은 기분 내키는 대로
자가현상은 무리
재밌는게 좋아요. 즐겁게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