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연애편지
손을 맞잡고 보냈던
겨울은
얼마나 따뜻했던가
결빙結氷의 하늘 아래
함께 걸었던
느린 발걸음 속으로
먼데서 불어오던 바람소리도
쉽게 부러지던 나뭇가지들도
우두커니 먼 산을 보던 네 눈빛도
아프지 않게 스며들었는데
뿌연 가로등 불빛 아래
너를 기다리던
겨울은
흔들리면서 살아남은
내 슬픔은
얼마나 따뜻했던가
*겨울추위 속으로 얼마 남지 않은 2013년이 말없이 걸어 들어간다.
항상 겨울은 춥고 배고팠지만 올 해 겨울은 유독 더 시린 것 같다.
얼어붙은 세상 끝에 걸린 우리들의 불안한 희망과 사랑은 이 겨울을 과연 제대로 건널 수 있을까? 알 순 없지만 포기하진 말자. 내일 또 다시 절망과 죽음의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살아내자, 악착같이 살아내자.
신경현(시인, 노동자) 그는 '해방글터' 동인으로 시집 '그 노래를 들어라(2008)', '따뜻한 밥(2010)'을 출간했다. 그는 대구와 울산 등지에서 용접일을 해왔다. 2011년까지 성서공단노조에서 선전부장으로 일하다가 현재는 지리산 실상사 산자락으로 들어갔다. 도시를 떠나 산골에서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를 노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