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내야 한다
갈비뼈 사이 무시로 드나드는 바람을
아직은 견뎌내야 한다
어두운 하늘 아래
눈 내리는 빈 들판을
우두커니 바라보거나 무심히 지나갈 일이
아득하게 느껴지더라도
바람이 던져놓고 간 외로움을
아직은 견뎌내야 한다
어깨가 웅크려지더라도
달달거리며 이빨을 부딪치더라도
문득
멀리 깜빡이는 불빛들이 그리워지는
깜깜한 밤이 오더라도
그 깜깜한 밤길위로 입김을 불며
혼자 걸어가더라도
아직은 견뎌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배고픈 날들이
당분간 계속되더라도
아직은 견뎌내야 한다
꽝꽝 언 얼음장 밑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단단한 겨울이 들이차더라도
죽지 말고 견뎌내야 한다,
아직은
*이겨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러나 힘에 부친다.
삶이 그렇고 세상이 그렇다.
그래서 이겨내야 할 것들 앞에서 우리는 우선 견뎌낼 수 밖에 없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이겨내고 싶지만 마음 뿐 인 것이 안타깝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살아남아야 한다
하지만 헛된 희망과 망상은 필요치 않다.
그리고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신경현(시인, 노동자) 그는 '해방글터' 동인으로 시집 '그 노래를 들어라(2008)', '따뜻한 밥(2010)'을 출간했다. 그는 대구와 울산 등지에서 용접일을 해왔다. 2011년까지 성서공단노조에서 선전부장으로 일하다가 현재는 지리산 실상사 산자락으로 들어갔다. 도시를 떠나 산골에서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를 노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