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두우면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필름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비추어지지 않으니까. 하지만 조금의 빛이 있어 그것을 바라볼 수 있다면, 모아 담아서 한 장 한 장에 새겨 낼 수가 있다. 작은 발현이지만 렌즈를 활짝 열고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가만히. 가만히 기다리다 보면 그 조용함을 필름에 남길 수 있다. 평소와 같이 찍어서는 보존할 수 없는 순간이 긴 호흡의 기다림을 통해 자리 잡는 순간이다. 이렇게 나온 사진은 밝은 한낮의 사진과는 또 다른 생각을 가질 기회를 주고는 한다.
가끔 늦은 시간에 찾아오는 그대의 속삭임도 나에겐 그 작은 불빛과 같다. 술에 취한 듯 잠에 취한 듯 띄엄띄엄 문장들이 하나 그리고 둘 시간을 두고 날아든다. 빈 밤 시간을 채우는 진실한 이야기들은 어두운 대기 속 빛 조각처럼 흩뿌려지고, 하나하나 흘리지 않게 없이 모아 담아 그대를 그려본다. 내가 알던 그대와는 또 다른, 그래서 아름다운 그대가 선명하게 새겨진다.
다시 만날 그대이지만, 이 순간에 나에게 그려지는 당신은 아주 특별하다.
김태홍
20대 후반.
경북대학교 학생
생긴것도 곰. 식성도 곰. 덩치도 곰. 그래서 아직도 곰
pentax mx, fed micron
필름은 기분 내키는 대로
자가현상은 무리
재밌는게 좋아요. 즐겁게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