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주>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과는 매우 다른 일이다. 세계가 가진 상(像) 위에 나의 상(想)을 얹어서 내어 놓는다. 이는 왜곡이고 변형이나 또 다른 형태의 사실이기도 하다. 사진은 생각하는 사실이다. 곰은 곰곰이 생각하고 본다. 이야기를 읽는다.
그토록 미워하고 싫어하던 너
그런 너를 다시 만나서 이야기하게 된 그 날.
훑어내고 잘라냈던 너의 이야기들을 조금은 열린 채로 듣게 된 그 날에 나는
귀를 막은 채 이야기하고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결국, 내가 밀어냈던 건 꼴 뵈기 싫은 나의 모습들.
한여름의 보도블록 위에서 너를 기다린다.
미운 놈은 뭘 해도 밉다더니 이 뜨거운 공기마저 너의 탓인 양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럼에도 그늘을 찾지 않고 너를 기다리는 이유는
이렇게라도 너로 인해 젖어드는 죄책감을 덜어보고자 함이다.
테이블 위에 손을 함께 올려두었을 때
손의 생김마저 닮은 것을 보고
나는 조용히 탁자 아래로 다시 손을 내려버렸다.
김태홍
20대 후반.
경북대학교 학생
생긴것도 곰. 식성도 곰. 덩치도 곰. 그래서 아직도 곰
pentax mx, fed micron
필름은 기분 내키는 대로
자가현상은 무리
재밌는게 좋아요. 즐겁게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