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처리되지 못한 '도시가스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 중에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를 ‘가스 민영화법’으로 규정하고 법안 통과에 강하게 반발하는 한국가스공사노조와 충돌이 예상된다.

본회의를 하루 앞둔 24일 오전 11시 30분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본부는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스 민영화법 폐기”를 촉구했다. 이날 대구를 제외한 3개 지역에서도 법안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ktx와 가스는 국민의 재산이자 권리이므로 함부로 팔아서 안 된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요금이 인하된다고 말하지만, 에너지 대기업들의 모습을 보면 가스요금이 오를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서창호 대구진보민중공투본 집행위원장은 “가난한 서민들에게 난방비는 큰 부담이다. 서민의 삶에 직결되는 가스를 민영화 한다면 서민의 삶은 더 힘들어 질 것”이라며 “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가스민영화 법안을 폐기하자”고 주문했다.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은 발전소 등 천연가스 자가소비용업자들이 들여온 천연가스를 가스도매사업자 또는 타 직수입자와 해외에 판매 및 처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보세구역(관세법에 따라 관세 부과가 유보된 지역) 내 저장시설을 이용하여 외국으로 반출할 목적으로 천연가스를 반입하는 천연가스반출입업을 신설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한표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 법안은 가스요금 인하와 가스산업 경쟁발전을 위한 법”이라며 법안 통과에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김한표 의원은 “도시가스사업법은 민간 LNG발전소만 한정해 가스도입을 허용하고 있다. 민간은 수익을 내기 위해 최소한 가스공사보다는 값 싸게 가스를 도입할 것이며, 발생한 이익은 발전소가 공급하는 가스 요금 인하로 이어져 국민에게 이득이 된다”며 “도시가스사업법은 전기를 생산하는 민간발전소에 허용하는 것으로 가정용 도시가스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재벌 기업이 스스로 이윤을 포기하고 가격을 낮춘 전례가 없다”며 민간 기업의 특성상 가스요금 인하로 이어진다는 김한표 의원의 주장에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가정용 도시가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노조는 “현재 가스공사는 발전용과 도시가스용 천연가스를 분리하여 도입하지 않는다”며 “민자발전용 물량이 직수입으로 빠져나가면, 수익저하를 매우기 위해 도시가스요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지난 10일부터 법안 폐기를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 법안 미처리로 유보되긴 했지만, 총파업 의지를 밝힌 만큼 법안 통과 시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