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주>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과는 매우 다른 일이다. 세계가 가진 상(像) 위에 나의 상(想)을 얹어서 내어 놓는다. 이는 왜곡이고 변형이나 또 다른 형태의 사실이기도 하다. 사진은 생각하는 사실이다. 곰은 곰곰이 생각하고 본다. 이야기를 읽는다.
너와 나는 다르다.
저 한 문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같은 이름의 꽃이라도 하나하나의 얼굴 얼굴이 제각기 다른 색을 하고 있음을 알았을 때
나는 네가 꽃이었음을 알았다.
어쩌면 그날, 네가 나에게 그렇게 웃어줄 수 있었던 이유는 너의 아름다움을 알았기에, 내가 그리 오래지 않은 시간 속에 그 눈부심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일지도.
네가 보여준 하늘은 언젠가 보통의 어느 날처럼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르렀지만 지금까지도 새롭게 기억이 떠오르는 이유는 그때의 너의 미소가 지금도 여기 함께 하고 있음이다.
여전히 나는 네가 비추던 빛을 기억한다. 너의 얼굴은 묽어져가고 목소리는 흩어져 가지만 그 길지 않은, 얼마간의 만남이 나에게는 오래된 깊은 시간의 정원이 묶어둔 향취와 같았다.
또 다른 밤의 시간에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다시 다른 너를 만나고 싶다.
김태홍
20대 후반.
경북대학교 학생
생긴것도 곰. 식성도 곰. 덩치도 곰. 그래서 아직도 곰
pentax mx, fed micron
필름은 기분 내키는 대로
자가현상은 무리
재밌는게 좋아요. 즐겁게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