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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06월08일 02시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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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날] 김미련의 미디어아트 (8)
대구에서 미디어아트 작가로 활동한다는 것

김미련(미디어아트 작가) edukimi@daum.net

“대구에서 미디어아트, 영상설치작가가 활동할 수 있을까? 힘들 텐데...차라리 서울에서 활동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데요...”

대구에서 서양화 전공으로 대학을 마치고, 5년 정도 작가활동을 한 뒤 독일로 10년 유학과 작가활동을 하러 떠났다가 다시 대구로 돌아와 활동을 시작하려 할 때 지인이 내게 해준 조언이었다.

많은 미디어아트 작가나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젊은 작가들이 대구화단의 보수성과 결과물에 대한 무응답에 답답해하며 지역을 떠나고, 상대적으로 창조적인 인적자원과 네트워크가 집중된 서울로 활동공간을 옮겨 간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지역이 세계화로 전 지구화가 이루어진 마당에 서울로 가서 활동한다는 것이 에너지충전이 넘치게 돼서 방금 대구에 떨어진 의기 충만한 필자(한국에서는 다시 신생작가)에게는 “이게 무슨 소리?”정도로만 들렸다.

실제로 필자가 귀국해서 본 많은 작가의 수와 공간, 행사, 거대규모의 비엔날레, 지역마다 생겨난 아트페어의 횟수와 그 다양함에 새삼 놀랐었다. 굳이 서울로 가지 않고도 지역에서 활동하며 독일에서 활동했던 지역을 연결해 지역 상호 간의 소통과 확장을 통한 관계 맺기가 가능하리라 믿었고, 또 그러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작가 간의 교류를 시도하기도 했었다.

지역 미술의 스펙트럼

곰곰이 생각해보면 필자가 독일로 가기 전부터 현재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은 이 좁은 땅덩어리 위에 예술가만이 아니라 각 영역의 전문 인력이 수요보다 넘쳐나고 있었다. 2006년부터 급팽창한 미술시장의 뜨거운 열기가 한국에서 유별나게 느껴진 것은 미술작품에 대한 투자가치로서의 부각만은 아닐 것이다. 현재 다시금 미술시장의 거품이 가라앉았다고는 하나, 전반적인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욕구가 대중화된 만큼 한국의 경제성장과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970년대 현대미술제를 최초로 개최하고 사진의 수도, 현대미술의 메카라고 불렸던 대구에서 느껴진 예술 열기의 스펙트럼은 넓지 않았다.

소수의 젊은 작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젊은 작가들은 자신이 예술가의 삶을 살아가야 할 당위성을 예술을 통해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먼저 찾았다. 예술이란 무엇인가와 예술인이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정의를 세우는 것은 뒷전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작가가 평면예술, 구상회화를 떠나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현대미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뉴미디어아트, 퍼포먼스, 소셜아트와 같은 무엇인가 특별하고 대단한 것, 최첨단의 형식을 표방하고 혼자만 진지한 척하라는 것은 더욱더 아니다.

구상회화를 하더라도 전업 작가로 생계를 이어나가면서 본인이 펼치고 싶을 만큼 작업을 마음껏 펼치기도 매우 어려운 것이 작가의 현실이긴 하나, 예술은 경제적 이윤추구만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가치추구의 목적이 우선이 아니었던가?

대구의 미디어아트

대구에서도 근래에 도시정체성과 더불어 학문 간 융합이나 문화콘텐츠개발에 대한 논의가 산업적 측면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구경제의 정체(停滯)와 다른 도시로의 인구 유출 등에 대한 대안으로 모색하는 듯하다. 그래서 공학적 기술과 결합할 수밖에 없는 미디어아트의 진행방향은 공공건물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미디어-3D프로젝션 맵핑 쇼나 문화관광 홍보관에서의 홀로그램 쇼 등 기술-공학-예술-문화콘텐츠의 융합으로 국가단위나 기업의 산업화로 치중되어 있고, 거대규모의 국가단위 프로젝트는 위로부터 주조된 성과 과시형 전시사업과 엇비슷해 간다.

화려한 볼거리제공이 아니라면 또 다른 디지털 미디어아트의 모습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볼 수 있는 전통예술의 개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은 창작자의 심미적 미학적 접근차원을 넘어서지 못한 전시물들이다. 두 가지 형태의 미디어아트는 모두 최첨단 기술과 고가장비의 물리적 확보로만 실현 가능한 값비싼 작업결과물이다.

장비의 경제적 부담뿐만이 아니라 미디어아트 작가가 직접 공학적 기술과 프로그램을 습득해 그것을 매끄럽게 작품에 실현해나가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2년에서 3년 이상이 소요되는 기술습득의 시간(한 가지 기술만이 아닌 멀티미디어적인 기술력이 요구된다.)과 장시간의 작품생산기간, 에너지, 작품유통의 어려움 등은 미디어아트 작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지점이다. 작가가 창작을 오래 할수록 작업 관련 짐, 팔리지 않은 전시결과물은 쌓여만 가고 작품보관창고의 임대료 부담도 작업실 임대와 별도로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미디어아트 작가들은 디자인, 산업체와 연결된 공공미디어아트생산업자로 생업을 겸하거나 바꾸기도 하고, 아예 회화나 사진으로 매체를 바꾸기도 한다. 사진도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기는 마찬가지이나 작품 판매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미디어환경

고가의 장비확보와 최신의 기술력을 동원한 웅장한 규모의 창작을 필자가 추구하는 작업방향도 아니고, 성향과 맞지도 않다. 이 때문에 필자는 오히려 1인 미디어시대의 새로운 미디어환경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미디어와는 다른 아마추어 정보생산자와 사용자들의 집단지성을 끄집어내 온라인 커뮤니티형(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거 등) 대중미디어를 이용한 소셜미디어아트이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그룹 로컬 포스트(지역신문)"local post"는 SNS로 작업하는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프로젝트(global social network Porject)이다. 여러 나라에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과 함께 페이스북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6대륙의 도시에 정착하여 활동하는 작가들을 연결하여 각 도시와 개인의 소식, 사회적 사안, 문화적 상황, 정체성 등 각 구성원이 제안하는 여러 이슈를 열린 형태로 모아 논의하고 신선하고 흥미로운 주제가 있으면 함께 작업한다. 결과물은 한 도시의 오프라인전시장에서도 전시되지만, 온라인에서 주로 전시하고 공유하고 있다.

프로젝트 그룹 “local post”는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삶의 대안과 전망에 관한 모색을 삶의 현장에서 펼치며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미디어아트를 지향하려 한다. 개인 창작에서도 관객의 참여가 필요한 열린 형태의 관객 참여형 예술을 지향하고 있다.

대구에서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 서울보다 먼저 개최되었다고 들었는데, 그것이 연속적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미디어아트가 지속해서 창작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대중과 공감하고 소통될 수 있다면,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의 재개최 또한 가능하다고 본다. “대구영상예술의 도시”전이 발전하면 그러한 형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역예술가에게 더 불리한 예술인 복지법

미디어아트 작가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인에게 전업 작가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예술인 복지법 시행에 따라 예술인 창작 안전망 구축을 위한 복지 사업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고 한다. 아주 솔깃한 소식이다.

2011년 한 시나리오 작가가 생활고로 사망한 사례로 예술인 복지의 필요성이 대두한 덕분에 공포돼 별칭 최고은법 이라고도 한다. 기준이 포괄적이어서 많은 예술인을 포용할 수 있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설명은 허언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술 활동의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예술 소득을 기준으로 했을 때 기준점인 ‘연 120만 원 이상의 소득’조차 올리지 못할 수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3년 주기로 하는 ‘2010문화예술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 예술인의 70퍼센트가 월평균 수입이 100만 원 이하였다. 공공 기관의 지원을 받을 기회가 적거나 시장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지역 예술인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예술인 복지법의 예산이 극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사업비와 운영비 등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아마도 대부분 예술가들은 예술인으로 증명됐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 적용 특례 방안 중 고용보험 적용이 빠져 있다. 산재보험이 필요한 이들은 스턴트맨이나 조명, 기술 스태프 등일 것이다

‘특히 신진 예술가의 복지를 지원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 법안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정부는 ‘예술가가 평생 예술을 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검증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인데 선진국의 사례와 정반대다. 독일의 자영 예술가 사회보험 제도는 제도혜택을 누리려면 연간 3,900유로의 최저소득을 얻어야 하는데, 신진 예술가에 한해 3년 동안은 이 최저 한계를 넘지 못해도 인정받게 해 예술계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 참조

지역 예술가를 위한 배려도 부족하다. 현재 지역 예술인은 예술인 조건을 충족하는 데 좀 더 불리한 실정이다. 중앙에 견줘 활동 기회가 적을뿐더러 실제 수입도 더 낮다. 또한, 제한된 예산으로 중앙에서 펼치는 복지 정책만으로 지역 예술인을 아우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예술의 장르별 특성을 고려하고, 법안 세부 내용도 정비해야 한다. 개인 창작이 주를 이루는 분야와 단체 창작이 주를 이루는 분야는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 가령 프랑스의 ‘엥떼르미땅’은 공연·영상 분야 비정규직 예술가와 기술직을 위한 실업보험 제도인데, 프로젝트 단위로 이뤄지는 단속제 근로 형태의 특성을 반영한다. 문학, 음악, 시각 예술인 등 창작 예술인을 위한 특별사회보장제도는 따로 마련돼 있다. 독일은 예술가 사회보험제도의 수혜 대상이 되는 예술 직종을 400개로 세밀히 나눈 뒤 이중 약 223종의 직업에 혜택을 준다고 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 참조

또 예술가의 기준을 정할 때 소득과 작품 수 말고 작품 활동에 쏟은 시간은 실적 위주 관점에서는 반영될 수 없을 것인데 종합적 관점의 예술가 선정기준이 필요할 것이다. 과연 이러한 예술인 복지법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미디어아트 작가조합

장비조달에 힘겨워하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디지털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으며 창작에 임해야 하는 미디어아트 작가에게 지역 미디어아트 작가 협동조합의 절실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필자의 지인이 지나가듯이 던진 제안이었으나 피부에 와 닿는 것이었다. 지역에서 미디어아트 작가 간의 정보와 장비의 공유, 콘텐츠논의, 관계망 형성은 전업 작가로서의 외로운 고투를 극복하는데 큰 동력으로 작용하리라 본다.
 

김미련(미디어아트 작가) edukim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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