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주>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과는 매우 다른 일이다. 세계가 가진 상(像) 위에 나의 상(想)을 얹어서 내어 놓는다. 이는 왜곡이고 변형이나 또 다른 형태의 사실이기도 하다. 사진은 생각하는 사실이다. 곰은 곰곰이 생각하고 본다. 이야기를 읽는다.
매일 찾아오는 여러 가지 중 가장 소중한 것이 나에게는 밤이 아닌가 싶다. 수많은 말과 소리에 시달리던 낮의 밝은 시간에서 벗어나 오롯이 한 소리, 한 문장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 밤이 짧아지는 여름이 되면 괜히 서운하면서도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을 소중히 이용할 생각에 조금은 두근거리기도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갈 수 있는 글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낮의 대기 아래에서와는 다르게 낯설게 다가오는 묵직함에 때로는 너무 깊게 빠져들어 한참을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누군가의 글을 찬찬히 한 자 한 자 곱씹으며 속으로 삼킨다. 집중한다. 그리고는 속으로 다시 한 올 한 올 풀어내며 그의 마음을 느껴본다. 일면식 한번 없던 사람과 모닥불을 앞에 두고 밤을 새워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는 상상을 한다.
달이 맑고 좋은 밤이면 간단히 음료를 챙겨 산책하러 나가기도 한다. 후덥한 낮과 다른 서늘한 공기는 때로는 사치스러울 정도로 호사스럽다.
어둑어둑한 길을 걸으면서 조금 전까지 함께 하던 그 사람을 생각한다. 그에게 들리지는 않겠지만, 조용히 나의 대답을 곱씹으며 길을 걷는다.
- 당신과 나의 세상은 이토록 이나 조용한걸요.
그 한 문장이 밤새 내 가슴을 울리고 지나간다.
김태홍
20대 후반.
경북대학교 학생
생긴것도 곰. 식성도 곰. 덩치도 곰. 그래서 아직도 곰
pentax mx, fed micron
필름은 기분 내키는 대로
자가현상은 무리
재밌는게 좋아요. 즐겁게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