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4) 임을 위한 행진곡 - 뉴스민
뉴스민 로고
무제 문서
뉴스 오피니언 기획/특집 지역광장 사진/영상 주말판 노는날  
 
뉴스홈 >
뉴스관리툴 2013년05월20일 14시29분    
글자크기 글자크기 크게 글자크기 작게 기사내용 이메일보내기 뉴스프린트하기 뉴스스크랩하기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4) 임을 위한 행진곡
아이들의 손을 잡고 광주순례를 가자

우창수(가수, 작곡가) dwcsoo@hanmail.net

스무 살 때쯤 나는, 오월의 햇살 아래에서 멋모르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다 남도의 땅에서 벌어진 항쟁과 주검의 컬러사진을 보고 벗들과 몇 병인지 모를 술을 먹어야 했다. 노래는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몸부림이었고, 그렇게 일이 되고 밥이 되었다. 나는 또 그때 사랑타령이 담긴 노래책을 불태웠다.

올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였단다. 제창은 안 된단다. 합창은 합창단이 부르는 것이고, 제창은 참석자들이 함께 부르는 것이다. 2009년 이명박 정권 때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은 부르지 말아야 할 노래이고, 숨겨야 할 노래였다. 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반대하고, 4,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민주화 운동 공식 기념곡을 따로 제정하려 한다.

한 어여쁜 어린 연예인이 “민주화”란 단어를 잘못 써서 뭇매를 맞고 있다. 오늘 저녁 티브이 뉴스를 보는데 한 청소년은 5.18 사진전에 불만을 토로하며 빨갱이들의 폭동이라고 서슴없이 이야기한다.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 교과서 한 부분에 근현대사가 나오긴 하지만 시험에 잘 나오지 않아 천대받는다. 이 모든 것이 아이들만의 어린 생각일까?

어른들의 잘못이다. 부모의 잘못이고, 선생님들의 잘못이다. 아니 내가 잘 못 산 것이다. 이제 아이들의 손을 잡고 광주의 망월묘역으로 가자, 신묘역으로 가자, 금남로로 가자. 정성스레 김밥을 싸들고 길을 나서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배워주자. 그리고 이야기하자 “임을위한 행진곡”의 역사를!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18 광주 민중항쟁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약하다가 5월 27일 도청에서 계엄군의 총탄에 숨진 혁명광대 윤상원(당시 30세.남)과 그 무렵 노동현장에서 산화한 박기순(당시 21세·여)의 영혼결혼식을 담은 노래이다. 이 노래는 1982년 제작된 음반 ‘넋풀이-빛의 결혼식’에 수록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불렸다.

혁명광대 윤상원과 노동운동가 박기순을 기리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백기완 선생님의 시 ‘묏비나리’(1980년 12월 작시)에서 가사를 따 황석영과 김종률이 공동 작사했다. 당시 전남대학교 학생이었던 김종률이 작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학생운동가와 노동운동 진영에서 불리면서 집회나 시위현장에서 민중의 저항과 결의를 다지는 노래가 되었다. 노동자 민중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것이다. 비합법 불법 테이프를 통해 수 만장이 보급되었으니, 이것이 진정 저항가요이고 인디음악이 아니겠는가.

또 하나, 광주를 노래한 노래가 있다. 이 노래는 티브이에도 나왔고,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 노래이다. 바로 김원중이 노래한 ‘바위섬’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몰랐다. 이 노래가 홀로 저항하며 외로이 항거했던 광주를 뜻하는 줄 몰랐다. 작곡가 배창희씨는 5.18을 겪고 나서 광주가 외로운 섬처럼 느껴졌다 한다. 다시 가사를 곱씹어보면 그 슬픔과 외로움, 광주에 대한 사랑과 아픔이 담겨있다.

                      바위섬            배창희 글.곡 / 김원중 노래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섬 인적없던 이곳에 세상 사람들 하나둘 모여들더니
어느밤 폭풍우에 휘말려 모두 사라지고 남은것은 바위섬과 흰파도라네
바위섬 너는 내가 미워도 나는 너를너무 사랑해
다시태어나지 못해도 너를 사랑해
이제는 갈매기도 떠나고 아무도 없지만 나는이곳 바위섬에 살고싶어라


오늘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를 가져왔던 백기완 선생님의 ‘묏비나리’ 시를 조금 길더라도 곱씹어 읽어보아도 좋다. 나는 내 청춘의 기억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 놓아 부를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분들과 함께 부르고 싶다. 동지! 임을 위한 행진곡 같이 부르실래요?

묏비나리 

-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 -
                                          백기완

맨 첫발
딱 한 발 띠기에 목숨을 걸어라
목숨을 아니 걸면 천하 없는 춤꾼이라고 해도
중심이 안 잡히나니
그 한 발 띠기에 온몸의 무게를 실어라

아니 그 한 발 띠기로 언 땅을 들어올리고
또 한 발 띠기로 맨바닥을 들어올려
저 살인마의 틀거리를 몽창 들어 엎어라

들었다간 엎고 또 들었다간 또 엎고
신바람이 미치게 몰아쳐 오면
젊은 춤꾼이여
자네의 발끝으로 자네 한 몸만
맴돌라함이 아닐세 그려

하늘과 땅을 맷돌처럼
이 썩어 문드러진 하늘과 땅을 벅, 벅,
네 허리 네 팔뚝으로 역사를 돌리시라

돌고 돌다 오라가 감겨오면
한사위로 제끼고
돌고 돌다 주검의 살이 맺혀오면
또 한 사위로 제끼다 쓰러진들
네가 묻힐 한 줌의 땅이 어디 있으랴
꽃상여가 어디 있고
마주재비도 못타보고 썩은 멍석에 말려
산고랑 아무데나 내다 버려질지니

그렇다고 해서 결코 두려워하지 말거라
팔다리는 들개가 뜯어가고
배알은 여우가 뜯어가고
나머지 살점은 말똥가리가 뜯어가고
뎅그렁, 원한만 남는 해골바가지

그리되면 띠루띠루 구성진 달구질소리도
자네를 떠난다네
눈보다만 거세게 세상의 사기꾼
협잡의 명수 정치꾼들은 죄 자네를 떠난다네

다만 새벽녘 깡추위에 견디다 못한
참나무 얼어 터지는 소리
쩡,쩡, 그대 등때기 가른 소리 있을지니

그 소리는 천상
죽은 자에게도 다시 치는
주인놈의 모진 매질소리라

천추에 맺힌 원한이여
그것은 자네의 마지막 한의 언저리마저
죽이려는 가진 자들의 모진 채쭉소리라
차라리 그 소리 장단에 꿈틀대며 일어나시라
자네 한사람의 힘으로만 일어나라는 게 아닐세 그려
얼은 땅, 돌뿌리를 움켜쥐고 꿈틀대다
끝내 놈들의 채쭉을 나꿔채
그 힘으로 어영차 일어나야 한다네

치켜뜬 눈매엔 군바리가 꼬꾸라지고
힘껏 쥔 아귀엔 코배기들이 으스러지고
썽난 뿔은 벌겋게 방망이로 달아올라
그렇지
사뭇 시뻘건 그놈으로 달아올라

벗이여
민중의 배짱에 불을 질러라

꽹쇠는 갈라쳐 판을 열고
장고는 몰아쳐 떼를 부르고
징은 후려쳐 길을 내고
북은 쌔려쳐 저 분단의 벽
제국의 불야성, 왕창 쓸어안고 무너져라

무너져 피에 젖은 대지 위엔
먼저 간 투사들의 분에 겨운 사연들이
이슬처럼 맺히고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 들릴지니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세월은 흘러가도
구비치는 강물은 안다

벗이여 새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일어나라 일어나라
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앞서서 가나니
산자여 따르라 산자여 따르라

노래 소리 한번 드높지만
다시 폭풍은 몰아쳐
오라를 뿌리치면
다시 엉치를 짓모고 그걸로도 안되면
다시 손톱을 빼고 그걸로도 안되면
그곳까지 언 무를 쑤셔넣고 아......

그 어처구니없는 악다구니가
대체 이 세상 어느 놈의 짓인줄 아나

바로 늑대라는 놈의 짓이지
사람 먹는 범 호랑이는 그래도
사람을 죽여서 잡아먹는데
사람을 산채로 키워서 신경과 경락까지 뜯어먹는 건
바로 이 세상 남은 마지막 짐승 가진자들의 짓이라

그 싸나운 발톱에 날개가 찢긴
매와 같은 춤꾼이여

이때
가파른 벼랑에서 붙들었던 풀포기는 놓아야 한다네
빌붙어 목숨에 연연했던 노예의 몸짓
허튼춤이지, 몸짓만 있고
춤이 없었던 몸부림이지
춤은 있으되 대가 없는 풀죽은 살풀이지
그 모든 헛된 꿈을 어르는 찬사
한갓된 신명의 허울은 여보게 아예 그대 몸에
한오라기도 챙기질 말아야 한다네
다만 저 거덜난 잿더미속
자네의 맨 밑두리엔
우주의 깊이보다 더 위대한 노여움
꺼질 수 없는 사람의 목숨이 있을지니

바로 그 불꽃으로 하여 자기를 지피시라
그리하면 해진 버선 팅팅 부르튼 발끝에는
어느덧 민중의 넋이
유격병처럼 파고들어
뿌러졌던 허리춤에도 어느덧
민중의 피가 도둑처럼 기어들고
어깨짓은 버들가지 신바람이 일어
나간이 몸짓이지 그렇지 곧은 목지 몸짓

여보게, 거 왜 알지 않는가
춤꾼은 원래가
자기 장단을 타고난다는 눈짓 말일세
그렇지
싸우는 현장의 장단소리에 맞추어

벗이여, 알통이 벌떡이는
노동자의 팔뚝에 신부처럼 안기시라

바로 거기선 자기를 놓아야 한다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온몸이 한 줌의 땀방울이 되어
저 해방의 강물 속에 티도 없이 사라져야
한 춤꾼은 비로소 구비치는 자기 춤을 얻나니

벗이여
저 비록 이름없는 병사들이지만
그들과 함께 어깨를 쳐
거대한 도리깨처럼
저 가진자들의 거짓된 껍줄을 털어라
이 세상 껍줄을 털면서 자기를 털고
빠듯이 익어가는 알맹이, 해방의 세상
그렇지 바로 그것을 빚어내야 한다네

승리의 세계지
그렇지, 지기는 누가 졌단 말인가
우리 쓰러졌어도 이기고 있는 민중의 아우성 젊은 춤꾼이여
오, 우리 굿의 맨마루, 절정 인류최초의 맘판을 일으키시라

온몸으로 디리대는 자만이 맛보는
승리의 절정 맘판과의
짜릿한 교감의 주인공이여

저 폐허 위에 너무나 원통해
모두가 발을 구르는 저 폐허위에
희대를 학살자를 몰아치는
몸부림의 극치 아, 신바람 신바람을 일으키시라

이 썩어 문드러진 놈의 세상
하늘과 땅을 맷돌처럼 벅,벅,
네 허리 네 팔뚝으로 역사를 돌리다
마지막 심지까지 꼬꾸라진다 해도
언 땅의 어영차 지고 일어서는
대지의 새싹 나네처럼

젊은 춤꾼이여
딱 한 발 띠기에 일생을 걸어라

* 묏비나리
백기완 1980년 12월 짓다. 백기완 시집<젊은날>(1990년 12월)에 수록.
이 장시 "묏비나리"는 백기완이 1980년 12월에 썼다. 그때 선생은 5공화국 출범과 함께 이루어진 대대적인 민주인사 탄압으로 심한 고문을 받고, 그 후유증으로 요양을 하던 중, 치료비를 만들기 위해 그 동안의 작품을 추려 '젊은 날'이라는 시집을 1982년 출판하게 되는데, 그때 이 '묏 비나리'는 "민중의 깨어남과 살아서 죽음을 위해 혁명적이 투쟁을 지칭하는 서시로" 서슬퍼런 5공화국 초기에 발표되기 어려운 시였다 하여 작품편집 과정에서 빠뜨린 것을 10년 뒤인 1990년 12월에 증보판에서야 비로소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  (마우스 우클릭 후 다른이름으로 대상 저장 누르셔야 합니다)

악보 다운받기  (마우스 우클릭 후 다른이름으로 대상 저장 누르셔야 합니다)


노동문화예술단 일터 활동
1997년 솔로활동 시작
2007년 창작곡 1집 “빵과 서커스” 만듦
2010년 아이들 글에 붙인 창작 동요 “우리 개똥이 하는 말” 만듦
현재 우창수와 장난감밴드 활동 /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 대표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http://cafe.daum.net/woo2011  

우창수(가수, 작곡가) dwcsoo@hanmail.net

ⓒ 뉴스민 (http://www.newsmi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보도자료 newsmin@newsmin.co.kr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 아이들에게 생명을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5) 하여도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4) 어화넘자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3) 아들에게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2) 기타치는 은빛 배짱이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1)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은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0) 하청노동자와 원청노동자의 차이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9) 우리가 영성음악제를 여는 이유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6) 자신이 음치라고 생각하는 분들께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5) 총파업의 추억 “기계를 멈춰”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3) 시험 빵점 맞은 날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2) 노동절에 어떤 노래를 부르지 ?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1) 4월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달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0) 밥 한 그릇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9) 노래로 자라는 텃밭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8) 천국에서 온 김밥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7) 신선동 편지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6) 이씨 아저씨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4) 신경현 시인의 시노래 “정기 건강검진”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3) 빵과 서커스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 넌 우리와 다르지 않아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5) 사람이 그립지 않소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7) 껍데기는 가라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28) 울고 싶어요? 나도 그래요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9) 수업 좀 잘하고 싶다
뉴스스크랩하기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섹션 목록으로
 조은령 (2015-07-16 17:16:09)     113   121  
ㅋㅋ 어린이날 행직곡 찾아주세용

이름 비밀번호
 68533776  입력
다음기사 :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5) 사람이 그립지 않소 (2013-06-05 11:55:19)
이전기사 :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23) 시험 빵점 맞은 날 (2013-05-06 17:16:56)
많이 본 기사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최근 기사
열악한 대구 시민 복지…”복지기준선 필요...
낙동강, 맹꽁이 사라지고 큰빗이끼벌레만
청도 송전탑 공사 강행 1년, 피해 주민 “...
중구청, 대구 지자체 중 비정규직 비율 1위
국가는 유령이다: ‘유일자(唯一者)’ 막스...
“학교 급식인원 감소 예상된다”며 조리원...
민주노총 대구본부, ’10월 항쟁’ 답사 진...
삼평리 주민과 연대자, 송전탑 넘는 넝쿨이...
노조탄압 논란 ㈜오토..."시급 5,270원 알...
그리스에 대해 프랑스인들이 보여주는 열정...
뉴스민 하단메뉴
하단구분바

사단법인 뉴스민 | 등록번호 : 대구 아00095(2012.8.24) | 발행인 : 노태맹 | 편집인 : 천용길
창간일 : 2012.5.1 | 대구광역시 달서구 성당동 72-18 노동복지회관 2층뉴스민
TEL : 070-8830-8187 | FAX : 053)211-4719 | newsmin@newsmin.co.kr

뉴스민RSS정보공유라이선스정보공유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