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주>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과는 매우 다른 일이다. 세계가 가진 상(像) 위에 나의 상(想)을 얹어서 내어 놓는다. 이는 왜곡이고 변형이나 또 다른 형태의 사실이기도 하다. 사진은 생각하는 사실이다. 곰은 곰곰이 생각하고 본다. 이야기를 읽는다.
아날로그라는 말이 참 재미있다. 바로 몇 년 전까지 생활의 한 부분이라 따로 생각할 수 없었던 것들이 ‘아날로그 문화’라는 이름으로 구별되어 돌아다닌다. 비디오테이프, 기계식 전화기, 필름카메라, 구식 텔레비전. 이제는 집 창고 구석에나 재활용 센터에서나 볼 수 있는 그것들은 이제 일반적인 것이 아닌 특이한 것이 되어있다.
나는 필름카메라를 사용한다. 필름카메라는 꺼내는 것 그 자체로도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필름을 꺼내 카메라에 끼우고 드르륵 드르륵 감고 있는 나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필름의 특이한 색을 좋아해 번잡함을 감수하는 보기 드문 사람이 되어버린다. 사실은 필름카메라가 조금 더 멋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세속적인 이유로 사용을 시작했기에 주변의 이야기들이 조금은 부끄럽다.
가끔 카페나 술집, 음식집을 들러보면 일본과 러시아, 독일의 오래된 카메라들이 장식장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장식장에 예쁘게 멋있게 장식된 분들과 내 어깨에 걸려있는 분은 크게 연식의 차이가 없다. 다들 나보다 적게는 10살 많게는 20살까지....
일선에서 물러나 장식장에서 새로운 삶을 사는 저들과 지금도 한참을 고생하고 있는 나의 카메라를 보고 있으면 어느 팔자가 더 좋은 건지 사실 조금 고민이 되기는 한다.
이들은 서로의 모습이 부러울까. 아니면 안심을 하고 있을까.
거리를 지나다가 유리창 쪽으로 장식된 오래된 텔레비전을 보았다. 처음 든 생각은 ‘저거. 쓸 수 있을까?’ 그러다가, 지금 저 모습 또한 멋이 있으니 그런 건 딱히 상관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서로 염려해야 할 필요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들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김태홍
20대 후반.
경북대학교 학생
생긴것도 곰. 식성도 곰. 덩치도 곰. 그래서 아직도 곰
pentax mx, fed micron
필름은 기분 내키는 대로
자가현상은 무리
재밌는게 좋아요. 즐겁게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