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9일)로 칠곡경북대병원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병원 앞에서 천막을 치고 복직을 요구한 지 100일째를 맞는 가운데, 지난해 경북대병원(칠곡병원 포함)의 무기계약직 전환실적과 비정규직 임금 수준이 전국 국립대병원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대병원, 지난해 무기계약직 전환 ‘0’
올해 1월 19명 전환했지만… 여전히 최하위 수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2년 공공부문 부문별 무기계약직 전환실적을 살펴보면 경북대병원은 지난해 31명의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실제 전환한 인원은 0명이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인원을 전환한 곳은 40명 전환 계획을 세우고 실제 92명을 전환해 230%의 전환실적을 보인 강원대병원이다. 이어 서울대병원(분당병원 포함)이 58명을 계획하고 77명을 전환해 두 번째로 많은 인원을 전환했다.
경북대병원은 올해 1월 1일 19명을 전환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전환계획 기준 전환실적 61%(국립대병원 전체 전환실적 103%)로 전환계획을 세운 8개 병원(제주대병원, 충북대병원 제외) 중 충남대병원과 똑같이 최하위 수준이다. 전환실적이 같은 충남대병원마저도 전환계획 104명 중 63명을 전환해 절대수치에서 경북대병원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또, 경북대병원은 무기계약직 전환 과정에서 2년 계약 만료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고 그 자리에 다시 6개월 비정규직을 고용해 현재까지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대병원 비정규직 621명, 세 번째로 많아
비정규직 증가율 2배…전체 비정규직 증가(36%)보다 월등
지난해 전환계획을 세우지 않은 제주대병원과 충북대병원의 경우 10개 국립대병원 중 비정규직 고용률이 가장 낮아 경북대병원이 변명거리로 내세우기도 무안한 실정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3년 기관별 비정규직 현황을 살펴보면 제주대병원과 충북대병원의 비정규직은 각 113명, 160명으로 국립대병원 중 가장 적고, 경북대병원(621명)의 18%, 26% 수준에 불과했다. 경북대병원은 부산대병원(1,221명, 양산병원 포함), 서울대병원(1,192명)에 이어 세 번째로 비정규직이 많았다.
이미 지난달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은 병원 규모 대비 비정규직 고용률이 증가추이에 있음이 드러난 바 있다. 이 자료를 보면 경북대병원은 2012년 8월 기준 2009년보다 2배나 많은 비정규직을 고용했다. 전체 국립대병원의 비정규직이 2009년보다 36% 늘어난 것에 비하면 월등하게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기간제노동자 임금 156만원, 평균에도 못 미쳐
1년 상여금 더해도 최하위 수준
뿐만 아니라 경북대병원은 상당히 많은 비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병원의 비정규직은 기간제노동자 261명, 용역노동자 360명으로 나뉘는데 이중 기간제노동자의 월급(2012.8월 기준)은 156만원으로 10개 병원 중 두 번째로 낮았고, 10개 병원 평균(179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해 261명 중 256명에게 상여금으로 222만원을 지급했는데, 이를 12개월로 나눠 월급에 더하면 174만 5천원으로 겨우 중간수준이 되지만 평균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른 9개 병원도 최대 558만원까지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어 동일하게 12개월로 나눠 월급에 더한 임금에서도 경북대병원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용역노동자의 임금은 166만원으로 10개 병원 중 5번째로 높았고, 평균(159만원)에 비해 조금 높았다.
한편, 19일 오후 6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지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칠곡경북대병원 앞에서 칠곡경북대병원 비정규직 해고철회 100일 투쟁문화제를 예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