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만화는 <라이어게임>. 장르로는 심리게임 혹은 추리만화 정도 되겠다.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지금은 <라이어 게임 -재생- (Liar Game: Reborn, 2012)>이라는 극장판도 제작되었다. 단행본은 현재 14권까지 나왔고 주간 <영챔프>에 부정기적으로 연재되고 있는데 연재 속도가 느려서 독자들이 안절부절하는 작품 중 하나다.
<라이어게임>은 말 그대로 거짓말을 하는 게임이다. 어느 날, 주인공 나오에게 커다란 박스가 배달된다. 박스 안에는 비디오테이프도 있다. 나오는 별 생각 없이 비디오를 틀어 본다. 비디오에서 나오는 자막은 눈이 튀어나올 만큼 놀라운 이야기다.
“라이어게임(LIAR GAME)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상자를 개봉함으로써 당신은 정식으로 라이어게임 참가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엔트리 취소는 불가능합니다.
동봉된 1억엔은 라이어게임 1회전에서 당신이 소지하게 된 돈(게임머니)입니다. 소중히 보관하십시오.”
1억엔. 나오는 허둥지둥 박스를 열어 본다. 그 안엔 정말로 현찰 1억엔(한화 11억원 이상)이 들어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심지어 게임이라니.
비디오테이프에서는 계속 설명이 이어진다. 라이어게임 1회전은 대전 상대로부터 돈을 뺏어오는 일대일 게임이며 정확히 한 달 뒤 라이어게임 사무국이 돈을 확인하러 온다는 것. 그 때 1억엔을 반납하면 되며 상대방으로부터 빼앗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돈은 상금으로 가지면 된다는 것이었다. 단, 대전 상대에게 돈을 빼앗겨서 1억엔이라는 반납금액을 맞추지 못하면 빈 금액은 그대로 부채가 된다는 것. 그리고 라이어게임 사무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금액을 회수한다는 내용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휘둥그레진 나오. 나오는 ‘정직’ 그 자체, 정직의 화신, 정직요정과 같은 사람이다. 100엔짜리 동전(한화 1000원)을 주워도 경찰서에 가서 신고서를 작성하고 사람들이 하는 말은 무작정 다 믿는 사람. 보통 사람에게도 황당한 라이어게임인데 이런 나오에게 거짓말을 다루는 게임이라니.
하지만 나오는 대전 상대가 옛 학교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고는 안심한다. 선생님도 나오에게 이런 건 피싱사기 같은 것 일테니 각자 한 달 동안 서로의 돈만 잘 간수하고 있다가 돌려주면 끝날 일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선생님은 현찰로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스럽고 불편하니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금고에 돈을 같이 보관하는 게 어떻겠냐고 이야기도 해준다. 나오는 너무 고맙다 인사를 몇 번이나 하며 선생님에게 돈을 맡긴다.
물론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라이어게임이 아닌가. 당장 1억엔의 빚이 생기게 된 나오는 필사적이 된다. 경찰에 가서 신고를 해봤지만 사건 접수가 안 된다. 어찌됐든 돈을 찾아야 하는데 어쩌나어쩌나 하고 있는 나오에게 한 경찰관이 슬쩍 알려주는 이름 하나. 희대의 사기꾼이라 불리는 아키야마. 그가 곧 교도소에서 출소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희망 같은 그 이름 하나를 붙잡고 나오는 교도소 앞에 간다. 그리고 야키야마를 붙잡고 늘어진다. 도와달라고.
야키야마는 위험할 정도로 정직한 나오를 보고 도와주기로 한다. 이때부터 야키야마와 나오의 팀플레이가 시작된다. 하지만 나중에 밝혀지는 진실. 나오도 야키야마도 라이어게임사무국에 의해 선택되어 교묘하게 게임으로 유도된 것이라는 것. 2라운드로, 3라운드로 나오와 야키야마는 계속 게임을 이어갈 수밖에 없게 되고 게임은 점차 더 복잡해져간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금액은 커지고 급기야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라이어게임을 하기 시작한다. 게임에서 진다면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빚. 라이어게임 사무국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더라도 돈을 회수한다.
투표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라운드에서 나오는 연이어 0표를 얻는다. 나오에게 표를 주겠다고 말한 사람들조차 표를 주지 않는다. 그럴 수밖에. 이건 라이어게임이니까. 게임은 종국으로 달려가고 패배가 확실해진 나오는 고민한다. 사람을 속여야하는 건가. 모두가 서로를 속이는데 왜 나는 속이지 않는 걸까. 속이지 않는 건가 못 속이는 건가. 세상에 사람을 속이지 못하는 사람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그냥 위선인 건 아닐까. 위선이든 뭐든 내가 살려면 나도 누군가를 속여야 하는 게 아닐까. 이 게임에서 절대 질 수는 없는데...
결국 나오는 선택한다. 누군가를 속이는 방법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방법으로 라이어게임을 ‘돌파’해보기로. 그래서 팀을 짠다. 하지만 이 팀, 믿을 수 있을까? 나오는 라이어게임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라이어게임은 참가를 거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대놓고 선언한다는 점에서 뭔가 인생이랑 닮은꼴이다. 인생에서도 우린 늘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혹은 누구를 속일지 고민한다. 그런 점에서 라이어게임은 인생을 극단적으로 다루어 놓은 느낌이랄까. 우리는 인생이라는 게임을 누굴 속이며 통과할 것인가, 누굴 믿으며 통과할 것인가.
이제까지 진냥의 멘붕독서는 장엄한 스케일이나 내용의 공감이나 뛰어난 묘사 등을 각 작품의 장점으로 뽑았다면, 이 작품은 단연코 중독성이다. 쫄깃쫄깃한 편집과 심리전이 1편부터 단박에 빠져들게 만든다. 만화책이 아닌 드라마는 일본드라마답게 짧게짧게 나누어져 있어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하고 보다가 시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가기 일쑤다. 이 작품, 추천 드리긴 하나 쉽게 시작하진 마시길. 중독성이 엄청나 일단 시작하면 멈추기 힘들테니. 아! 보실 때 준비물이 있다. 초반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게임룰이 점차 어려워져서 여러번 읽어도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연습장을 준비하고 게임룰을 따로 필기하시면서 읽으셔야 할 지경이다. 펜과 종이를 준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