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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03월30일 03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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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날] 김미련의 미디어아트 (6)
“아아, 순정”- 다음세대 작가 ‘이완’의 영상설치 전시

김미련(미디어아트 작가) edukimi@daum.net

지난 3월 24일 SBS에서 방영된 「K팝스타2」 19회 방송에서 2인조 그룹 ‘이천원’이 부른 심 수봉의 “백만송이 장미”의 편곡을 두고, 심사위원 박진영의 평가는 시각예술을 하는 필자에겐 인상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룹 ‘이천원’은 백만송이 장미에 랩을 가미하여 곡을 재해석해서 불렀는데, 그 실력이 정말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기성 가수 같은 ‘올드’(old)한 창법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박진영은 평가했다.

박진영은 기존 가수들이 하지 않는 엉뚱한 생각과 엉뚱한 표현들이 있어 독특하고 개성 있는 무대를 선보였던 그 이전의 참가자, 랩퍼 이승훈의 사례를 들면서 “다음세대 가수”의 등장을 고대하는 무대가 「K팝스타」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K팝스타2」 19회 방송, 박진영의 ‘이천원’ 무대 평가

그 방송을 보며 필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일상을 음악이나 미술, 문학작품으로 표현하는 예술가라면, 시대와 세대에 걸맞는 시선과 자기만의 고유한 예술언어와 문법, 예술코드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분에서 모든 예술은 “다음세대 작가”의 탄생을 목마르게 기다린다는 것이 동일하다는 것을 느꼈다.

위의 연장선에서 보면 대구미술관에서 3월 13일부터 6월 30일 까지 미술관 4,5전시실과 프로젝트룸에 나뉘어 전시되고 있는 젊은 미술가 ‘이완’의 “아아, 순정”전은 재능 있고 젊은 “다음세대작가”의 발굴이라는 의미에서 상당히 반가운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작가 이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매일을 맞닥뜨려야 하는 일상 속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자기식의 언어로 표현 하였는데, 특히 사회 구조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관습적, 타자적 시선에 잠식되어 있는지에 대하여 집요하게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979년생인 이완의 프로젝트 룸 영상설치작품 <침묵을 타고>는 공간을 롤러스케이트장으로 꾸며 발랄하고 경쾌한 디스코풍의 80년대 유행음악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실제로 관람객이 직접 전시장에 배치된 롤러스케이트들을 타고 여러 개의 설치작품사이를 누비면서 감상할 수 있게 동선을 마련하여 역동적인 전시장을 연출하였다.

영상작품 〈저편에서부터〉는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맥락이 시간적으로 반영된 1980년대에서부터 현재까지의 뉴스를 갈무리 한 동영상을 가공 재편집해 아이러니하고 위트 있게 보여주고 있다. 한 벽면 전체에 투사되고 있는 이 영상은 그의 다른 설치작품과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우리가 스스로의 의지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견고한 사회적 시스템 안에서 그 틀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것이며, 그렇게 환경에서 순응하듯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작가는 연민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전체 전시제목을 ‘아아, 순정’이라 말하고 있다고 한다.

이완_철저하게 조절되어진 수평적 사고_2013
이완_누가 버터 좀 더 가진 사람 없나?_400x150x120cm_버터조각_2013

위의 조각은 버터로 만들어진 남자가 양손에 버터와 나이프를 들고서 이미 자신이 충족하게 가지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 채 더 많은 버터를 찾고 있는 모습을 표현 것이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만 소유한 것보다 소유하지 못한 것에 대한 욕구가 늘 크게 자리하고 있는 우리의 태도에 대한 위트어린 비판적 시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완_우리가 되는 방법_설치_수집된 60개의 사물을 평균무게(5.06Kg)에 맞춰 재가공_가변크기_2011

작가가 수집한 여러 개의 사물들의 무게를 재고 그 평균무게(5.06Kg)에 맞춰 자르고 결합하여 재 가공시킨 작품인 〈우리가 되는 방법〉은 사물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모습은 사라지고 오로지 ‘무게’라는 물리적이고 사회적 의미가 은유적으로 표현된 하나의 기준에 맞추어 획일화되는 과정을 표현하였다고 한다. 작가는 ‘하나의 기준에 완벽히 부합하는 사물들이 되었지만 하나의 전혀 쓸모없는 공정한 상태를 목격했으며 절단된 상처들만 가득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완_내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그것을 거부 한다_설치, 혼합매체_가변크기_2013

그는 어딘가에 놓여 져 있던 사물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촬영한 다음, 그것을 다시 보여 지는 기능만이 남은 수석처럼 박제화 시켜 영상과 함께 전시하였는데, 영상과 함께 전시되는 사물들은 한 때 하찮았으나 고유했던 기능을 가졌지만 누군가에 의해 박탈당하고 새로운 기능이 강제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완_삶은 그저 따라 울려 퍼지는 핏빛 물결_닭고기를 갈아 재가공한 60개의 야구공_가변크기_2008

필자는 처음엔 이 설치작품을 무심히 지나치다가 야구공 표면이 이상하여 다시 한 번 자세히 본 후 작품설명을 보고 이것이 닭고기로 만든 공인 지를 인지하였다.

‘모든 제품은 정교한 공정과 생산 과정을 거쳐 정해진 틀 속에서 아무런 의심 없이 사용된다. 그리고 제품에 대한 정보는 국가 간의 정치적 상태나 지리적 특성, 그리고 거리에 따라 다르게 표기된다.’ 작가는 일반 마트에서 구입한 닭고기를 갈아 전혀 다른 형태, 야구공으로 만든다.

일상적인 생산과 소비의 시스템 속에서 빈번하게 이뤄지는 우리의 무조건적인 반응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시선을 볼 수 있다.

미술가의 손으로 직접 수공제작된 것만을 미술작품으로 생각해 오던 관람자에겐 꽤 당혹스럽고 그 의미가 바로 읽혀지지 않는 설치작품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전체에서 신선하고 재기발랄한 위트와 세상에 대한 그만의 시선을 느낄 수 있음은 확실하다. 

그가 남긴 작가노트에서  작품의미의 힌트를 좀 더 많이 얻을 수 있으리라.

‘나는 표면적 이미지와 파편들로 가득한 공간을 연출하고, 동시에 나의 세대가 기억하는 역사적 상징성과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을 표면에 깔고 모든 사람들을 하나의 기준 선상에 올려놓는다. 하나의 기준은 이념, 가치, 인식, 태도, 전통, 정치, 경제, 편견, 윤리, 도덕일 수도 있고 구조에 의에 만들어진 모든 것들로 은유된다.’

김미련(미디어아트 작가) edukim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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