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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03월11일 15시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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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자치의 멸종, 민주시민교육은 발붙일 곳이 없다
‘자치’는 사라지고, ‘체험’만 하는 관광객된 학생들

진냥(편집위원, 교사) jinnyang3@gmail.com

3월 신학기가 시작되었다. 초등학교에서는 지난주에 학급 회장, 부회장 그리고 전교 회장, 부회장을 뽑는 임원선거가 있었다. 초등학교의 선거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경험하는 생애 첫 선거이자 최초의 공식적인 정치 행위로 교육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전교임원선거 선거운동. 출처:http://blog.naver.com/netcombabo/80154984034

하지만 실제로 선거를 치르는 과정은 어떠한가. 학반 회장선거의 경우, 금품 제공이나 과열선거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선거일을 비밀에 부친다. 갑자기 “자, 이번 시간에는 학급 임원을 뽑겠어요”라는 교사의 말로 선거가 시작된다. 선거운동이나 ‘우리반은 어떠한 학급이 되는 것이 좋을까’, 그에 따라 ‘어떤 공약들이 필요할까’, ‘어떤 사람을 임원으로 뽑아야 할까’라는 논의는 존재할 수 없는 구조다.

그러니 회장선거는 인기투표가 될 수밖에 없다. 여성후보 1인, 남성후보 1인이 입후보하는 경우 학급에 여학생이 더 많은지, 남학생이 더 많은지에 따라 당락이 갈리곤 한다. 미리 합의되거나 논의된 내용 없이, 공약도 후보에 대한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유일하다시피 한 후보의 정보(성별)를 기준으로 표를 던지는 것은 어쩌면 학생들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반영하는 가장 최선의 투표다. 무엇보다 사전 공고가 없는 선거라는 것이 얼마나 반민주적인가.

전교임원선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선거운동 기간은 기껏해야 2~3일이다. 그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라고는 등굣길에 피켓에 쓰인 후보 이름과 기호를 악을 쓰며 외쳐대는 것뿐이다. 이를 선거라 부르는 것은 민망하다.

특히 올해는 2009개정교육과정이 전면 시행되었다. 여러 과목이 개편되었지만 교과목에 소속되지 않던 교육활동을 총칭하던 특별활동이 ‘창의적 체험활동’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체험’이 강조되고 특히 예술관련 체험활동이 확대됐다.

그런데 ‘체험’이 아닌 자치활동은 오간데 없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학기마다 학급임원선거 2시간, 전교임원선거 2시간 합쳐서 4시간이 학생자치활동에 배정된 전부다. 토요일 4교시, 한 주를 마무리하고 궁색하게나마 다음주 계획을 함께 토론해보던 학급회의는 주5일제 실시와 함께 사라졌다. 주5일제 논의는 어린이-청소년의 보호와 양육에만 집중될 뿐 학생들의 자치활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결국 시간표라는 절대적 권위로 지배되는 학교의 시공간에서 학생들의 자치활동은 멸종되고 말았다.

우리 교육의 목표를 흔히 민주시민 양성이라 말한다.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교육이라면 정치교육, 자치활동이 충실히 이루어져야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위한 공간도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은 발붙일 곳이 없다. 우리는 학생들이 ‘체험’만 하는 관광객이 되길 바라는 것인가 ‘자치’할 수 있는 시민이 되길 바라는 것인가.

진냥(편집위원, 교사) jinnyang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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