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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02월02일 02시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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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날] 이기자의 9회말 2아웃 (8)
가난하다고 해서 야구를 모르겠는가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

언제쯤 야구를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까. 사회인 야구에 입문하고 대략 7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두 번의 정규 시합을 치렀다. 시합을 위해서라면 성주가 됐든, 청도가 됐든 마다치 않았고, 달콤한 주말 늦잠도 포기할 수 있었다. 경기 다음 날 온몸이 근육통으로 지끈거려도 참을 수 있었다. 야구는 일주일의 피로를 풀어주는 활력소가 되었다.

그만큼 좋아하게 된 야구이기에 야구를 하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열악한 사회인 야구 환경의 문제점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온다. 아직 정규리그를 시작하지 않아서 재미있는 시합 소식을 전하기에 한계가 있어 이번에는 또 하나 눈에 들어온 사회인 야구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바로 며칠 전의 일이다. 팀 메시지 창에 “리그 가입비로 30만원을 추가 납부해야 한다는 구장 사무국 연락이 왔다”는 전언이 전해졌다. 애초 인조잔디구장 한 면과 마사토구장 한 면으로 설계되어 건설 중이던 대경볼파크의 구장이 모두 인조잔디 구장으로 설계 변경되면서 리그비가 오른 것이다. 30만원을 추가 납부하면 리그비는 모두 260만원. 적은 돈은 아니었다.

앞선 글에서 밝혔듯 인조라고 하더라도 잔디구장은 사야인(사회인 야구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들에게 꿈의 구장이다. 때문에 조금 비싼 리그비를 내더라도 꿈의 구장에서 경기를 하자는 마음으로 230만원의 고액을 내고 대경볼파크에 등록 했었다. 하지만 30만원 추가 납부는 부담이었다. 개인 글러브, 야구화 등 초기 진입 장벽이 높은 사회인 야구에 또 다른 벽은 바로 이 리그 가입비다.

2011년 대구의 한 사회인 야구리그 사무국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구만 사회인 야구팀이 1,020여개에 이르고, 경북지역까지 합치면 1,600개가 넘는다. 사야인 수는 대구 2만 2천명, 경북까지 합치면 3만명이 넘는다. 하지만 이를 수용할 만큼의 야구장은 부족해서 안정적인 구장 사용과 경기를 위해서 대부분의 팀이 리그에 가입한다. 그런데 대구의 경우 각 리그를 운영하는 사무국이 영리단체라서 리그비가 올라도 막을 방법이 없다.

사무국은 대구 지역 야구부가 있는 중, 고등학교 야구장, 대학교 야구장, 하천부지를 활용해 만든 야구장 등 약 20곳 정도 야구장의 운영권을 따내고 일괄 관리한다. 자연히 독과점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이조차도 부족해 대구 연고의 팀들이 인근 경북 지역으로 눈길을 돌려 가입 리그를 찾는 실정이다. 그러니 리그비가 오르면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사야인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혹시나 오른 리그비 만큼 경기를 한 경기라도 늘릴 수 있느냐는 물음에 사무국은 “노”라고 대답했다. 당연한 대답이긴 하다. 일요리그 평균 경기가 10~11경기, 대경볼파크의 경기수도 11경기였다. 빡빡한 스케줄 속에 더 많은 경기를 바란다는 건 욕심이었다. 선택의 순간 우리는 토의 끝에 리그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경산리그, 구미리그, 신생리그인 KW리그 등을 두고 고민하다가 리그비도 싸고, 리그 운영 경험도 많은 경산리그를 새로운 둥지로 삼기로 했다. 경산리그는 가입비가 18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대신 마사토구장인 경산시민운동장 야구장을 사용한다.

결정을 내렸지만 씁쓸한 마음은 여전히 남는다. 돈이면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을 취미활동을 하면서까지 목도하게 되는 경험은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 좋아하는 운동하면서 돈 쓰는걸 뭐 그러느냐고 하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가 기타 치는 법을 배울 시간이 없듯, 글러브를 만들고, 야구화를 만드는 노동자가 글러브를 살 돈이 없고, 야구화를 신어볼 시간이 없는 사회만큼 슬픈 사회도 또 없지 않겠나.

우리팀은 개인 사정에 따라 회비에 차등을 두는 정책(?)을 쓰고 있다. 하고 싶은 야구를 하는데 돈 때문에 못하게 되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데 팀원들이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이라고,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청년이라고 해서 야구마저 못해서야 되겠나. 가난하다고 해서 야구를 모르겠는가 말이다.

▲ 지난해 10월, 첫 경기가 있던 청도 운문교에 가는 길에 우리팀은 송전탑 반대 싸움을 하고 있는 할머니들을 찾아뵈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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