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단행한 특별사면으로 남경남 전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을 제외한 용산참사 철거민 5명이 석방됐다. 대구교도소에서 수감 중 교도관의 폭력과 인권침해 당해왔던 천주석(50)씨는 석방 당일에도 검열과 폭력이 있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천주석 씨는 31일 오전 10시께 대구교도소에서 석방된 후 부인 김영희(49)씨와 포옹을 나눴다. 석방의 기쁨도 잠시, 천씨는 상기된 표정으로 “나오는 날까지 폭행을 하느냐”며 대구교도소를 향해 소리쳤다.
천 씨는 “지난번에도 아무 이유 없이 폭행을 당했다. 또, 출소하면서도 일기장을 검열하길래 왜 동의 없이 보느냐고 물었더니 멱살을 잡고서 나가서 고발할 테면 하라고 말하더라”며 “석방됐지만, 교도소의 비인권적인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천 씨는 지난해 7월 성 아무개 교도관으로부터 폭행과 인격적 모독을 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전철연과 인권단체는 대구교도소 측에 폭행 당사자 사과와 대구교도소장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대구교도소 측은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은 일”이라며 면담요청을 거부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는 천 씨가 수감기간 동안 당한 인권침해 사실을 정리해 국가인권위 진정 등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다.
용산진상규명위, “이명박 대통령 측근 사면 위한 방패막이로 이용”
용산참사진상규명위는 이번 사면이 “이 대통령의 측근 사면을 위한 방패막이용”이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남경남 전 의장이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점, 그동안 사면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출소 만기 1년이 채 남지 않은 시기에 사면된 점 때문이다.
55명의 특별사면 대상자에는 권력형 비리로 수감 중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이 포함됐다.
이날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천주석 씨 석방환영 기자회견에서 “천주석 철거민을 비롯해 생존 철거민들이 이제라도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측근 사면 무마용 방패막이로 철거민 사면을 이용했다는 점이 분노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철거민들은 애초에 감옥에 갇혀야 할 사람이 아니다. 정권의 잘못된 도시개발 정책의 피해자이며 살인진압에 의한 국가폭력 희생자다. 사면으로 용산참사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며 “박근혜 당선인은 용산참사 해결에 대해 침묵으로 외면 말고 대선 전 약속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등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천 씨를 포함해 이날 석방된 이충연(40), 김주환(49), 김성환(57), 김창수(37)씨는 저녁 7시 대한문 앞에서 열리는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출소 철거민 환영 문화제’에 참석한다. 그리고 2월 1일에는 마석모란공원을 찾아 용산참사로 목숨을 잃은 철거민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