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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2년12월04일 19시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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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2) 기타치는 은빛 배짱이
사람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

우창수(가수, 작곡가) dwcsoo@hanmail.net

나는 올해 마흔여섯이다.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것이 스무해쯤 되나보다. 우여곡절도 있었고 서른 조금 넘은 나이에는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음악을 그만둘까하고 고민한 적이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한국사회에서 음악하며 생활 하는 것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결론이 조금 가난하게 살자,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하자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타도 가르쳤고 노래도 가르쳤다. 창작활동과 콘서트만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수입이 필요했고, 애써 의미를 찾아 나름 열심히 가르쳤다. 나는 항상 후배들에게나 강습생들에게 단순히 기교보다는 음악하는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다.

지금도 강습을 하면 이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2012년 봄부터 나는 사상문화원에서 열린 어르신 문화학교 <기타치는 은빛 배짱이> 프로그램 강사가 되었다. 그 전해에 다른 곳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 들려주기와 아이들의 글에 붙인 노래를 가르쳐 드리며 강의를 해 본 경험이 있다. 올해는 모두가 살아가기 팍팍한 세상에 역설적으로 기타 치는 배짱이가 되어보자고 강좌명을 아예 <기타치는 은빛 배짱이>로 정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났다. 20대 중반쯤 누나의 결혼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쓰신 어머니의 글이 적힌 공책을 우연히 보았다. 그 공책에 쓰인 글귀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그곳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000 너 왜 이렇게 사니, 나는 다시 태어나면 이렇게 살지 않겠다” 고 말이다. 사실 나는 그때까지 어머니는 그저 어머니라고만 생각했다. 자식 걱정하고 매일 저녁 국거리와 반찬을 걱정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집안일로 하루를 보내는 그런 어머니 말이다. 어머니도 한 사람이었고 여성이었다.

나는 왜 몰랐을까? 어머니도 꿈이 있었던 소녀였다는 것을, 자신의 삶을 아버지와 가족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삶을 가꾸는데 써도 된다는 것을.

어르신들 참 행복해 보인다. 물론 문화원이란 곳에 오실 수 있는 분들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시간이 되는 분들이란 것을 안다. 경비직에 계시던 어르신은 아마 허락하지 않는 시간 때문에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기타배우는 것을 잠시 멈추어야 했을 것이다. 또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외줄타기 같은 삶의 고단함을 이어가는 어르신도 많을 것이다.

그 모든 분들에게 가능하다면 잃어버렸던 노래를 되찾아 드리고 싶다. 젊은 날의 고단한 노동도 있었겠지만 동네오빠가 들려주던 그 고즈넉한 통기타 소리를 다시 돌려드리고 싶다. 마땅히 그래야 하고, 일주일에 하루쯤은 고된 노동 뒤에 휴식 같은 기타치는 은빛 배짱이가 되어도 좋지 싶다. 그래야 내가 행복해질 것 같다.

다음번엔 어르신들과 함께 당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그것이 상업적 이윤만을 위해 세상의 다양한 세대들의 이야기를 외면하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아이돌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인생의 슬픔과 고통도 저녁 무렵 노을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되돌아 볼 수 있게.

누가 그랬던가. 사람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오늘은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쓴 글을 다시 읽어본다. 노래로 만들어 뒤 늦은 위로를 드리고 싶다.


봄 날  -
우창수

아주 먼 옛날 한 여름이 지나고
노란 들국화로 오셨습니다

봄꽃이 피는 줄 알고 길을 나서다
하얀 목련과 함께 가셨습니다

어머니의 머리카락은
목련꽃처럼 곱고 눈부셨습니다

거짓말처럼 해맑은 소녀가 되었습니다
거짓말처럼 춤추는 들꽃이 되었습니다  

- 2008년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

또 다른 어머니의 삶이 있다. 양심수와 사상범이란 이름으로 자식을 감옥에 보낸 어머니들. 보랏빛 손수건을 머리에 쓰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탑골공원에서 그 그리운 눈을 들어 아들이 그리워하는 하늘을 바라보신다. 아르헨티나의 ‘5월광장’ 어머니들은 군사정권과의 긴 투쟁 동안 보라색을 상징으로 사용했다. 보라색은 고난을 상징하며, 정치사상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우는 색이기도하다. 2012년 한국의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의 회원과 양심수의 어머니들은 서울 탑골공원에서 올해도 900회가 넘어가는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석방을 위한 목요집회'를 보랏빛 두건을 쓰고 20년째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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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문화예술단 일터 활동
1997년 솔로활동 시작
2007년 창작곡 1집 “빵과 서커스” 만듦
2010년 아이들 글에 붙인 창작 동요 “우리 개똥이 하는 말” 만듦
현재 우창수와 장난감밴드 활동 /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 대표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http://cafe.daum.net/woo2011  

우창수(가수, 작곡가) dwcs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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