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주> 10대 청소년이 주요한 소비자 대열에 오름에 따라 청소년 취향에 맞는 가게,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의 눈높이, 관점 등을 고려한 공간은 쉽게 찾기 힘들다. ‘청소년을 위한’이라고 포장했지만, 아무런 콘텐츠 없이 지갑에만 눈독 들이는 장소가 더 많은 실정이다.
앞산마을학교 통통통 기자단이 청소년을 위한 곳을 찾아 나섰다. ‘청소년의,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착한 가게, 서점’을 직접 찾아 체험하고, 담당자를 인터뷰하여 청소년의 시각에 맞는 진짜 괜찮은 공간을 이 코너를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코너 제목 ‘여,아,나’는 ‘여기는 아름답다, 나이불문 괜찮다 아이가!’의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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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산 달빛 마을카페 [사진;앞산마을학교 통통통 기자단] | | |
지난 9월 1일, 앞산마을학교 통통통 기자단(이하 기자단)은 ‘여.아.나’시리즈 첫 번째로 대구광역시 달서구 도원동에 있는 카페, ‘앞산 달빛’을 방문했다. 도원중학교 바로 앞에 있는 ‘앞산 달빛’은 마을 기업인 ‘앞산마을학교’가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 20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깔끔한 간판 아래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작고 아담한 공간이 나타난다. 원목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낸다. 우측에서는 카페 매니저가 손님을 맞이하고 중앙에는 예쁜 테이블과 편히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다. 벽면 찬장에는 예쁜 컵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손님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잡지와 책도 있다. 이 아늑한 카페가 ‘청소년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우지혜(28) 매니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페 분위기가 따뜻하네요.
“마을학교에서 소개받은 인테리어 회사에서 이 공간을 꾸미는데 원목을 사용했어요. 그 덕분인 것 같아요. 한쪽 벽면이 텅 비어있는데, 나중에 어린아이들 그림으로 채울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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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 내부 모습 [사진;앞산마을학교 통통통 기자단] | | |
-이 카페만이 가진 특징이 무엇인가요?
“이 카페는 청소년들을 위한 카페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청소년들은 착한가격으로 카페를 즐길 수 있어요. 제가 청소년기에 이런 고민을 했었거든요, ‘나는 무엇에 의해 움직였나’. 어른이 되면서 ‘청소년들이 쉽게 찾고, 편안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고급스러운 분위기도 좋긴 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이 동네 떡볶이집 가듯 편안하게 이 공간을 사용하는 거예요.”
-원래 청소년들에게 관심이 많으셨나요?
“저는 청소년들을 사랑하고, 사회문제 중에서 청소년들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관심을 두고 살펴보는 편이에요. 청소년 운동도 했었구요. 저를 기준으로 삶을 돌아봤을 때 청소년기에 가장 도움이 필요했고, 즐거웠고, 에너지 넘쳤어요. 지금도 저 같은 친구들이 많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앞산마을학교에서 이런 카페를 계획하고 있다기에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청소년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오픈한지 채 10일(9월 1일 현재)이 안되기 때문에 아직 뚜렷하게 내놓을 것이 없네요.(웃음) 하지만 앞산마을학교 분들과 함께 여러 가지 형태로 고민하고 있어요. 조만간 청소년들과 함께 베이킹 강좌를 시작할 것 같구요. 9월부터 매주 화요일에 카페 옆 사랑방에서 청소년을 위한 영화상영도 했어요. 그리고 쿠폰 같은 인증제로 청소년 할인도 고민하고 있어요. 오는 10월 13일에는 ‘앞산마을학교 후원을 위한 일일찻집’이 여기서 진행되거든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겨주시면 좋겠어요.”
-카페를 고민할 때, 참고가 된 사례가 있었나요?
“중구에 있는 ‘꿈을 볶는 커피공방’ 같은 마을기업들의 카페를 많이 살펴봤어요. 참고했다기보다는 ‘인테리어가 어떤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를 알아본 정도예요. 지금 ‘앞산 달빛’을 운영하면서도 타 지역 마을기업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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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지혜 매니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앞산마을학교 통통통 기자단] | | |
-메뉴 중에서 ‘미숫가루 라떼’가 눈에 띄네요. 독특한데요? 소개 부탁해요.
“경북 성주에 계신 저희 외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미숫가루를 재료로 만든 음료인데요. 외할머니는 ‘몸에 좋은 것은 다 들어있다’(웃음)고 하시며, 주재료가 뭔지는 공개하지 않으세요. 이 메뉴는 커피를 즐기지 않거나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마을기업에서 운영하는 카페라고 한다면, 음료의 재료도 다를 것 같은데요. 어떤 재료를 사용하나요?
“가급적이면 좋은 재료를 많이 사용하려고 해요. 청소년을 위한 ‘착한 가격’을 지향하기 때문에 ‘최고의 재료로, 저렴한 상품’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어렵구요. 가급적 생협의 유기농 상품과 마트에서 판매하는 식재료를 사용하는데요. 유기농과 비유기농이 50:50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음료 이외에는 다른 메뉴가 눈에 띄지 않는데, 계속 개발 중이신가요?
“예전에 직접 파이를 만드는 일을 했어요. 그때 만든 파이나 토스트 같은 핸드메이드 디저트, 간식을 조만간 정식 메뉴로 내놓을 생각이에요. 이들 모두가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좋고, 배부르고, 맛있어야 한다’(웃음)는 원칙을 지킬 거구요. 아침식사를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카페 수익금은 어디, 어디에 사용되나요?
“앞산마을학교 선생님들 월급으로 쓰이기도 하구요. 각종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금으로도 사용될 예정입니다.”
-(카페 안을 둘러보다 보니 문이 하나 보였다. 그 문을 열었더니 포근한 느낌의 사랑방으로 통했다) 이 방은 어떤 방인가요?
“육아 사랑방인데 ‘나무그늘’이라고 합니다. 각종 모임이나, 회의, 공부 등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에요. 착한 비용으로 장소를 빌려 쓰실 수 있습니다.”
-‘앞산 달빛’이 향후 어떤 카페가 되기를 바라시나요?
“물론 1차적으로는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죠.(웃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날씨가 추우면 몸을 녹이러, 더우면 땀을 식히러 들어올 수 있는 편안한 사랑방 같은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동네 떡볶이집 갈 때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잖아요? 청소년들의 수다와 놀이가 가득하고 많은 교류가 활성화되는 공간이길 원해요. 그리고 요즘에는 카페형태의 가게들이 생겨났다가 금방 사라지곤 하는데, 이 ‘앞산 달빛’은 마을에 뿌리를 내리고 오랫동안 동네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간이 되길 기대하고 있어요.”
내년 봄이 되면, 카페 문 여는 시간을 좀 더 앞당길 예정이라고 한다. 개점한지 채 10여일 밖에 안 된 ‘앞산 달빛’이지만, 이 공간과 그 내용을 어떻게 꾸며나갈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과중한 학업으로 생활에 지쳐 갑갑한 학생들, 친구들과 즐거운 우정을 쌓고 싶은 청소년들, 조용한 곳에서 멍~하게 하늘 보며 휴식을 취하고 싶은 친구들이여, ‘앞산 달빛’에서 우리의 추억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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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 인터뷰>
앞산마을학교 중등교사로 일하고 있는 채민정 선생님에게 마을카페를 만들게 된 이유를 물어보았다.
앞산마을학교가 올해로 5년차를 맞았어요. 인문학수업, 기자수업, 통기타강좌 등 청소년들이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했지만 청소년들의 참여는 저조했어요. 청소년을 비롯해 이웃들이 편하게 오갈 수 있는 쉼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는 카페였어요. 보통 '카페'하면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들어가기 망설여지는, 그런 곳을 떠올리는데 이곳 달빛카페는 청소년들이 떡볶이집 들어가듯이 쉽게 들어갈 수 있는 편한 분위기를 조성했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메뉴도 커피에 한정되어있지 않아 학생들에게 좋죠. 아직 개업한지 얼마 안 돼 홍보 부분에서는 부족하지만, 지역 청소년들이 많이 놀러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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