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Peace. 우리팀 이름이다. 동명의 일본 만화 <원피스OnePiece> 영어명을 조금 변경했다. 전설의 해적왕 골드 D 로저가 숨겨놓았다는 최고의 보물 ‘원피스’를 찾아 “해적왕 될 거”라는 루피와 그 동료들의 모험담.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꽤 인기가 많은 만화로 지금까지 한국어판은 67권이 나왔다. 작가 오다 에이치로는 지난해 일본 대지진 당시 실종, 사망설이 돌면서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다. 많은 누리꾼이 “원피스 결말도 안냈는데, 죽으면 안된다”고 걱정했으나, 사망설이 루머로 밝혀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팀명을 원피스로 정하기까지 우리는 꼬박 3주를 고민해야 했다. 팀명을 정하는 3주는 크게 세 시기로 구분되는데, 처음 첫 주는 팀원의 다수가 진보신당과 녹색당의 당원이라 진보적 가치가 담겨있는 팀명을 정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나온 팀명 후보가 ‘적녹브라더스’, ‘R2(Red, gReen)’, ‘GL Communitas(GreenLeft Communitas)’, ‘로두스’ 등 왠지 야구방망이를 들고 집회 현장에 서 있을 것 같은 이름들이 다수를 이뤘다.
그러자 일부 팀원들이 “운동(movement)도 빡세게 하는데, 운동(sports)까지 빡세게 해야 할 것 같은 이름”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그리고 접어든 2주차에는 가볍고 재미있는 이름으로 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래서 나온 팀명 후보가 ‘야사진(야구를 사랑하는 진보)’, ‘체력안배’, ‘동네야구’ 등이었다. 이 중 동네야구가 가장 큰 호응을 얻었다. 진보신당과 녹색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은 공동체의 가치도 담겨있고, 배번과 함께 본인이 사는 동네 이름을 새기면 재미있겠다는 의견까지 나와 거의 팀명으로 확정되는 분위기였다.
동네야구로 거의 확정될 즈음 “그래도 야구팀 이름은 멋있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팀명을 유니폼에 새겼을 때 아무래도 한글보다는 영어가 미적으로 예쁘다”는 우리말 쓰기 단체가 들으면 격노할 주장도 이어지며 팀명 논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원피스’였다. 꿈, 이상향을 찾아 모험하는 만화의 스토리가 진보신당과 녹색당의 가치에도 부합하고, 영문 Piece를 Peace로 바꾸면 평화라는 가치도 담을 수 있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주말 연습을 마치고 카페에 앉아 동네야구파와 원피스파가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Piece를 Peace로 수정하는 것으로 해서 원피스를 팀명으로 결정했다. 그렇게 우리팀 유니폼에는 영문 ‘ONE PEACE’가 새겨졌고, 모자에는 만화 원피스 주인공의 트레이드 해골마크가 엠블럼으로 박히게 됐다.
전설의 해적왕 골드 D 루저는 이런 말을 했다. “절대로 멈출 수가 없는 것들이 있다. ‘계승되는 의지’, ‘사랑의 꿈’, ‘시대의 일렁임’. 인간이 ‘자유’의 답을 찾는 한 그것들은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릴 멈출 순 없어. 오는 10월 3일, 하늘이 열린 날 원피스 야구단은 정식으로 창단식을 갖고 항해에 나선다. 야구왕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