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사회에 가장 이슈가 되는 키워드는 ‘학교폭력’ ‘왕따’이다. 얼마 전 모 걸 그룹의 왕따 문제로 온 사회가 들썩일 정도로 예민한 문제가 되었다.
지난해 12월 동급생들의 학교폭력에 시달려 자살한 중학생 권 모 군을 기점으로 연일 발생하는 청소년들의 자살로 ‘학교폭력’과 ‘왕따’의 심각성이 분노의 지점에 달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른 교과부나 학교현장에서 학생폭력 근절 대책과 왕따 방지책으로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강화, 학교폭력 신고 시스템 구축 등의 방안들이 쏟아지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기보다는 교사와 학부모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며 처벌 위주 대책의 우를 범한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학교폭력은 발생한 후 처벌보다는 예방이 우선이어야 한다. 왜, 폭력이 발생하는지 그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대책이 될 수 없다.
이러한 비판 속에도 지난 2월 교과부는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라는 또 다른 학교폭력 대책을 도입했다. 이에 전교조 전남지부와 진보교육감이 있는 교육 4개 교육청은 즉각 중단을 요청하였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지난달 30일에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해 보존토록 하는 것은 사회적 낙인이 될 수 있어 과도하다며 시정권고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교과부는 인권위 권고안을 무시하고 있으며, 대구시 교육청은 교과부의 지침에 따라 학교폭력 가해 학생의 징계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내규를 따를 것을 학교에 하달하고 있다. 이 문제는 경기교육청을 비롯해 강원·광주·전북교육청 등 이른바 진보교육감이 있는 시·도교육청은 학생부 기재 보류 방침을 하달해, 현재 교과부 내규를 따르지 않는 지역의 학생들과 교과부 내규를 따르고 있는 나머지 시·도교육청 내 일선 학생들과의 심각한 형평성의 문제로 지역 내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불이익을 주게 된다는 점이다.
지역 내 학생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대구시 교육청이 오히려 차별을 받게 하는 자가당착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학교폭력 학생부기재’ 반대가 마치 가해 학생을 보호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은 명백한 인권침해이고 근본적인 학교폭력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학교폭력과 자살문제에 근본적인 원인은 학벌주의 사회 분위기와 살인적인 경쟁교육정책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정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비교육적, 비인권적 임기응변식 대책은 오히려 학교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킨다.
'강제획일교육을 반대하는 대구교육단체모임‘에서는 중, 고등학교 앞에서 강제교육반대 선전전을 작년부터 해왔다. 그때 만난 학생 대부분은 강제적으로 이뤄지는 교육정책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학생은 교육의 주체이다. 교육정책을 만들 때 학생의 목소리에 단 한 번만이라도 귀를 기울인다면, 허구적인 대책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대책이 나오리라 생각된다.
교육은 인륜지대계 또는 백년지대계라 한다. 사람이 중심이 되고, 사람이 되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