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D, DTD 신나는 노래 나도 한 번 불러 본다" 프로야구 팬이라면 한 번쯤 불러봤음직한 노래다. 프로야구 팬 사이에서 'DTD는 과학', 'DTD이론'으로 통한다. 이는 Down Team Down의 약자로 '프로야구 시즌 초반 성적이 좋더라도 내려갈 팀은 (순위가) 내려간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이를 정권에 맞춰 '내려갈 지지율은 내려간다'로 바꿔보자. 내려갈 팀과 지지율이 추락하는 정권에는 어떤 이유가 있다.
DTD의 연유는 이렇다. 2005년 김재박 현대 감독은 초반 성적이 좋던 롯데를 겨냥해 "롯데가 상위권이라고?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며 비꼬듯 말했다. 그 말 이후 롯데는 점점 순위가 떨어지더니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2007년 김재박 감독은 전년도 8위였던 LG를 5위까지 끌어 올린다. 하지만, 2008년 8위, 2009년 7위, 2010년, 2011년 6위로 시즌을 마감한다. 시즌 초 상위권에 머물다가도 순위가 하강하며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친다. 올 해 역시 2위까지 달리다 현재 7위에 머무르고 있다. 어떤 이들은 김재박의 '저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DTD를 저주로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프로야구 구단 LG는 각 포지션별로 뛰어난 선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팬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뛰어난 선수들이 모여있는데 왜 성적이 저 모양일까. 감독 탓일까. 아닌데, 현대에서는 성적이 좋았는데' 팬들은 김재박 감독을 비난했으나 사임 이후에도 DTD는 이어졌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팀의 성적을 결정짓는 요소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감독과 선수의 관계는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통령과 여당, 그들이 임명한 선수들처럼.
최근 프로축구 구단 감독들도 성적부진으로 해고와 고통을 겪고 있다. 전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허정무 인천 감독, 강원FC 최순호 감독이 사임했고, 수원의 윤성효 감독도 팬들로부터 비난을 봇물처럼 받고 있다. 감독에 대한 비난은 성적요인이 크겠지만 그 뿐만이 아니다. 현재 프로야구 1위 구단 삼성의 류중일 감독도 '돌중일'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팬들의 비난 이유는 선수에 대한 무한 믿음, 교체 타이밍에 대한 문제점이다. 1위를 달리는 것은 선수단 실력이지 감독의 용병술은 꽝이라는 비난이다.
어느 스포츠던 선수의 실력은 결과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팀을 이루는 스포츠의 경우 감독의 역할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해진다. 더욱이 훈련 이외에도 선수선발과 교체권을 쥐고 있는 구기종목 스포츠라면. 이 때문에 감독은 선수들의 실수에도 비난을 받는다. 왜 그러한 선수를 기용했냐고. 류중일 삼성 감독이 팬들에게 받는 비난의 8할은 채태인과 배영섭에 대한 무한 믿음 때문이다.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받은 비난 가운데는 '왜 제 포지션에 선수를 기용하지 않느냐'도 포함돼 있었다. 현병철과 김재철의 기용이 비난받는 이유도 이와 같다.
16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청문회가 열렸다. 그에게는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의혹 등의 비리 의혹 등이 제기됐고, 용산 참사와 장애인권 활동가들에 대한 인권 침해 사례, 새터민들의 신분 노출과 인권침해 사례가 드러났다. 청문회에서 현병철 후보자의 인권위원장 연임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인권을 침해하는 이를 인권위원장에 임명하는 건, 국가대표팀 경기에 박지성을 벤치에 앉혀 놓고 경기조작으로 징계중인 최성국을 주전으로 발탁하는 꼴이다.
국민들의 비난이 빗발치는데도 뚝심으로 밀어부치는 감독 MB와 코치인 새누리당 의원들. 사실 이들을 바꾸지 않는다면 제 2의 현병철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MB가 물러나고 정권교체만 된다면 다 해결될까. 피파랭킹 200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태평양 섬나라 축구대표팀에 히딩크가 부임한다고 월드컵 본선진출이 바로 이루어지진 않는다. MB감독 이전에도 노동부장관은 반노동적 인사를 임명하고는 했다.
해법은 그동안 선수로 기용되지 못했던 노동자, 농민, 사회적 약자들이 전면에 발탁될만큼 스스로 힘을 키우는 것이다. MB정권 DTD는 과학이지만, 그걸 지켜본다고 자신의 팀 순위가 올라가지 않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