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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2년07월04일 13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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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두 개의 문> 김일란 감독을 만나다
봐 줘야 하는 영화 아닌 ”꼭” 봐야 하는 영화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용산참사를 다룬 영화 <두 개의 문>의 흥행 가도가 심상치 않다. 상영관을 확보하기조차 쉽지 않은 독립다큐라는 장르. 그 흥행 조짐 속에 두 감독 중 김일란 감독이 처음으로 서울 이외 지역을 찾았다. 3일 오후 7시 대구 동성아트홀은 며칠 전 표가 동났다. 상영 후 예정된 관객과의 대화를 기다리는 김일란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봐 줘야 하는 영화 아닌 '꼭' 봐야 하는 영화

"최근에 본 트윗 중에 '봐 줘야 하는 영화라는 홍보멘트만큼 힘 빠지는 게 없다. 영화 그 자체로 정말 다시 보고 싶은, 재밌는 영화여야 한다. 그래서 추천해야지 <두 개의 문>'이라는 트윗이 기억에 남는다. 봐 줘야 한다와 꼭 봐야 한다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꼭 봐야할 분위기를 탄 거죠. 단체관람이 이어지는 이유도 기왕 보는 건데 비슷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안에서 같이 보러 가자. 같이 본 영화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있을 거라고 봐요"

확실히 봐 줘야 하는 영화와 꼭 봐야 하는 영화는 다르다. 예를 들면 심형래 감독의 <디 워>는 상영 당시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받으려면 봐줘야 한다'는 분위기였지만 꼭 봐야만 하는 영화는 아니었다. 그래서 김 감독은 "같이 보고싶은 영화라는 생각을 주나 봐요. 현실의 변화를 모색하고 아픈 기억을 치유받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두 개의 문>이 그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아프지만 우리 사회를 보게 하는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영화가 사회적 소재를 다뤄 화제가 된 경우는 많았다. 2011년의 화제였던 <도가니>, 518광주를 다룬 <화려한 휴가>도 있었다. 그렇다면 왜 특별히 다큐라는 장르로 영화 작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물었다. 그는 대답에 앞서 '그러면 기자는 다큐와 미디어 활동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머뭇머뭇 대답하자 그가 "현장에서 말하는 다양한 미디어활동하고 다큐의 차이는 목적과 기대효과의 차이인 것 같다. 누구를 상정하고 영상을 만드는지에 따라서 미디어활동으로, 때로는 다큐멘터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촛불방송국 속보영상이라든가, 현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 영상 작업도 하고 있다. 다큐멘터리라는 형태로 작업하게 된 것은 영화적인 것들을 갖추어서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이 있고 길게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영화가 주목하는 폭력과 용산참사

영화 개봉일은 21일, 그렇지만 대구는 28일부터 상영을 시작했다. 멀티플렉스에서는 한 곳도 개봉하지 않았다. 독립영화 상영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동성아트홀에서만 <두 개의 문>을 볼 수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대구에서도 개봉을? 신기하다'는 반응이 오가기도 했다. 처음 서울 이외 지역을 찾은 감독에게 대구를 방문한 느낌을 물었더니 "대구라서 특별한 것은 없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서울 이외) 지역에서의 삶, 지역에서 바라본 용산참사의 문제가 다른 층위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서울외 다른 지역에서 살거나 지역에서 일상을 산다는 것에 대한 체감이 많지 않아요.

19대 총선에 경주에 가서 김석기 전 경찰청장 사퇴촉구를 했다. (김석기는 19대 총선에서 경주에 새누리당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러면서 처음 알았는데 재개발에 대한 인식이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다. 서울에서는 재개발이라는 문제가 옳다 그르다 확실한 전제가 있다. 하지만 지역은 달랐다. 경주에서 "용산문제는 용산에서 해결하라"는 말을 들었다.

지역에서 봤을 때 용산참사는 한국사회 전체에 던진 메세지기 보다 지역갈등의 문제로 보일수도 있었겠다. 그 문제가 용산의 문제가 아닌 한국사회 전체 문제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몇 단계가 필요하겠다 생각했다"

그의 말처럼 재개발에 대한 인식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재개발 문제나,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김 감독은 "철거민에게는 재개발의 문제인데, 이런 요구를 국가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법적으로 보장되어있지 않는 그들의 권리가 있다. 이 저항권을 국가가 어떤 식으로 억압하는지가 관심사였다. 그래서 철거민의 목소리는 다루지 않았다. 용산참사는 재개발에 대한 프레임도 있지만 국가 공권력 자체의 폭력이 응축돼 있다"고 말한다.

얼마 전 철학자 지젝이 한국에 방문해 강연 중 "나는 히틀러보다 간디가 더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 실체적 폭력 뒤에 감춰진 폭력을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영화는 농성중인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장면도 나온다. 이를 막고 진입하기 위해 경찰특공대가 합판을 머리에 쓰고 이동하는 장면과 함께. 감독은 "억울하니까 화염병을 던져도 된다가 아니라 화염병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정황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동일한 폭력이 동일한 맥락에서 읽힐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화염병이라고 하는 것이 폭력도구라고만 읽힐 문제인가. 같이 주먹을 쓰는데, 때렸다라고 하는 것 자체가 폭력일 수 있지만 상황, 정황논리가 들어가야 한다. 누가 때린 것만 가지고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뀌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진압하던 경찰특공대들이 겨우 합판 하나로 막으며 가는데 그건 정당하냐는 거죠. 폭력적 상황으로 내몰고 정작 이해관계 있는 당사자들은 빠지고...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람들(경찰특공대)를 투입한 측면에서도요"

당시 영상을 촬영한 칼라TV 박성훈 기자는 영화에서 "화염병이 떨어질 때 농성자보다 전경이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라구요. 장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채 서둘러 진압을 시도하는 이들을 보면서..."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김일란 감독은 "화염병이 왜 등장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감정이 드는거죠. 그래서 영화는 경찰특공대가 투입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시점이 언제냐를 물고 늘어진다. 경찰은 화염병을 투입의 근거로 삼아 투입이 정당하다는 듯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화염병 등장시각은 특공대 투입이 결정난 후였다"고 말했다.

몹쓸 교훈이 되어버린 용산참사, 진실을 밝히는 영화운동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가 이어져 분위기를 조금 바꿔 보고자 영화 속 등장인물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감독은 일전의 인터뷰를 통해 유족들을 직접 등장시키지 않은 이유를 밝혀왔다. 경찰의 시선에서도 용산참사가 국가폭력이 낳은 사실이라는 점이 읽혀지기 때문이라고.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5인 중 권영국, 김형태 변호사는 변호인단이라 법정 재판 전반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칼라TV 박성훈 기자는 "사건을 찍어주는 역할. 사건의 목격자이자 영화를 끌어가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용산진상조사단과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의 많은 사람들 중 박진 씨와 류주형 씨를 택한 이유를 물었다. 김 감독은 "박진은 진상조사단 초기부터 활동하면서 용산참사의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 잘 파악하고 있었다. 영화에도 등장하는 용산참사 진압이 몹쓸 교훈이 되었다는 말 속에 영화의 의미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박진은 용산참사 후 쌍용차 노동자 진압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는 경찰의 이야기를 했다. "그들이 성공이라고 말하는 건 사람이 죽지 않았다는 이야기거든요" 용산은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이어 김 감독은 "류주형 씨 같은 경우에 홍보를 위함도 있었다. <두 개의 문>의 공유?"라는 반쯤은 농담을 던지며 "(웃음)그것 때문은 아니고, 용산참사범대위 대변인으로 철거민들의 심경도 알고 있었고 전경 출신이라 경찰의 이야기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30분 예정의 인터뷰를 영화 상영시간 동안 진행한 김일란 감독은 감독과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일어났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가지 화두를 던지는 말을 남기고 영화관으로 사라졌다.

"그동안 연분홍치마가 작업하면서 관객이 어떻게 상황을 받아들일지 쉽게 전재해 버리고는 했다.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소재와의 거리두기가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용산참사 당일 칼라TV, 사자후TV의 현장미디어활동가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두 개의 문>의 흥행 스코어가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하나의 영화운동이 되기를 바란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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