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법 판결 나도 총장 임용 제청 거부할 것”

경북대 총장공석 토론회 뒤늦게 참석한 교육부 관계자에 퇴장 요구···“분노 폭발”
뉴스일자: 2015년04월23일 21시10분

국립대학 총장 임용 제청 거부 사태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교육부 관계자가 사법부의 판단과 무관하게 총장 임용 제청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오후 4시,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건물에서 열린 ‘총장 공석 사태에 대한 경북대학교의 올바른 대응 방향’ 토론회에 참여한 한석수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은 “법원 판결이 나더라도(패소하더라도) 총장 임용 제청을 거부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임용하지 않은 것에 사유를 고지할 이유는 없다. 최종심이 나오면 명령에는 따르겠지만 (임명 거부라는) 교육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은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해서 임용할 수 있다. 일일이 사유를 제시해야 한다면 임용 절차 전체가 상당히 침해 받게된다”고 설명했다.

총장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 한석수 실장은 “다른 대학에서 재추천 절차를 거친 이유는 정치적 성향 등의 이유로 임용 제청 여부가 좌우된 것이 아니다. 성품을 포함해서 경영 문제라든지, 윤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외에 이날 토론회는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그간 주로 떠올랐던 교육부의 총장 임용 제청 거부처분의 쟁점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사유를 밝히지 않고 총장 임용 제청을 거부한 것이 위법한 지 ▲총장 임용 제청 거부 처분이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지의 여부였다. 토론회에 참여한 패널과 참관자는 “총장 임용 제청 거부가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위법한 처사”라는 주장을 펼쳤고 교육부는 이에 반박했다.

함께 토론에 나섰던 변학수 독어교육과 교수는 “교육부의 입장은 순환논리다. 재량권이라는 것에는 안 뽑을 권리도 있지만 뽑아야 할 의무도 있다”며 “임용제청 거부는 재량권 남용이다. 경북대학교 교수로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총장으로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법에 따른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법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보영조 사학과 교수는 “교육부가 경북대의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대구경북을 얕잡아보지 않고서는 이렇게 할 수 없다. 교육부가 슈퍼 갑인가? 아니면 교육을 지원하는 부처인가”라고 반문하며 “더욱더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 평화적이고 강력한 시위와 법률적 정치적 대응을 합해 다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비대위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나선 박상연 총학생회 교육위원장은 “학생들은 졸업장에 총장 직인이 찍히느냐 아니냐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의 주인으로서 교칙인 진리와 긍지, 봉사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며 “교육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취업을 시키기 위해서가 아니고 민주 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민주적 절차를 통해 임용됐는데도 거부하는 교육부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 뒤늦게 등장하자 “불만 폭발”

한편, 토론회에 참여한 경북대 구성원들은 한석수 실장이 토론회 참석을 위해 개최 한 시간 뒤인 오후 5시경에 등장하자 분노를 터트렸다. 등장과 함께 한석수 실장은 곧바로 단상 위로 올랐으나 항의가 빗발쳤다.

토론회장에 있던 학생과 교수 30여 명은 한석수 실장의 등장에 피켓을 들거나 큰소리를 외치며 제각기 항의했다. 당시 이형철 물리학과 교수는 “얼마나 높으신 분인지 잘 모르겠지만, 학생들 있고 이런 데서 절차까지 무시하는 건 정말 안하무인”이라고 항의했고 좌중의 박수를 받았다.

▲항의 받는 한석수 실장

문계완 교수회 의장이 나서서 사태를 중재하려 했으나 항의가 잦아들지 않자 결국 한석수 실장은 단상을 내려왔다. 한석수 실장은 “저의 차례가 돼 단상에서 진행되는 식으로 알았다. 버르장머리가 없어서 뻣뻣하게 앉은 것은 아니”라며 사과했다.

또한, 교수회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총학생회 측은 교수회에 “설문조사와 토론회 참여 등에 대한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개최했다”며 "또한 총의도 언제 모을 지 모르겠다.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한 결과 총장 재선거를 결사 반대하기로 했다. 임용 제청을 조속히 하라고 요구해야할 것"이라고 항의했다.

토론회는 대학 구성원들의 질의로 개최 후 3시간을 넘겨 오후 7시 10분경 종료됐다. 토론회를 정리하며 문계완 교수회 의장은 “여러 의견을 내어놓고 그 가운데서 합의점 찾아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의장단 회의, 평의회, 교수 총회가 있고 학생과 함께 의견을 나눌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하나씩 거쳐 가며 결론을 얻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newsdg.jinbo.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