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간판장이, 탈핵을 외치다

[핵,노답]간판 집 사장 이동원 씨
뉴스일자: 2015년03월11일 17시26분

2012년, 후쿠시마 참사 1주기부터 시작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대구시민행동’의 활동을 3년간 함께 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녹색당 창당, 농민탈핵후보 박혜령 선거운동, 대구경북탈핵연대 발족, 경주/영덕/고리/탈핵희망버스, 방사능안전급식 대구경북시민모임, 탈핵신문, 탈핵 팟캐스트 방송, 핵없는안전한경북을 위한 유권자연대,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그리고 여전히 진행되는 탈핵대구시민행동의 123차에 이르는 화요시까지. 3년을 걸어도 보고 뛰어도 보고 울어도 보고 웃어도 보며, 탈핵의 길을 함께 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

탈핵(脫核). 핵에서 벗어나자는 말입니다. 탈핵이라고 이야기를 꺼내면 종종 ‘전기를 쓰지 말자는 말이냐’는 물음이 들립니다. 그게 아닙니다. 핵발전소 대신에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를 활용하자는 이야기이고, 더 나아가서는 에너지를 아껴 쓰고 삶의 방식까지도 전환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하필 대구에서 와 이카고 있냐고요? 핵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인 대한민국에서 한빛 핵발전소 6기 빼고는 모두 경상도에 있습니다. 경상도는 단일지역 핵발전소 밀집도에서 단연 세계1위(울진 6개+2개 공사 중/ 경주 6개+중저준위핵폐기물처리장/ 부산 6개+울산 2개 공사 중)입니다. 대구는 경상도와 한 덩어리이죠. 

더불어 핵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실어 나르기 위한 송전탑 때문에, 밀양, 청도에서도 큰 싸움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상도에는 1945년 히로시마, 나가사키 피폭 환우들이 생존해있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경상북도는 ‘동해안원자력클러스터’라는 이름으로 경상도를 핵 단지로 만들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니, 경상북도의 중심에 있는 대구에서 우째 눈 감고 입 닫을 수 있겠습니까? 필요한 곳에서 만들어서 필요한 만큼 쓰면 됩니다. 그러고도 핵발전소, 송전탑을 함부로 지을 수 있을까요? 편익을 얻는 곳에서 그에 따른 불편도 감당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저는 두 아이의 아빠이자, 작은 간판집 사장입니다. 2000년 5월부터 10년 가까이 ‘낮은 자리’라는 모임에서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다가 3.11후쿠시마참사 이후 녹색당원이 되고 탈핵의 길로 들어왔습니다. 어서 탈핵을 이루고 빨리 나가는 것이 꿈입니다!

3년의 시간 동안 우정과 기쁨의 정치를 보았고 고르게 가난한 세상을 꿈꾸는 많은 이들이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대구라고 해서 못할 건 없습니다. 그동안 뿌려진 탈핵의 씨앗들이 여름을 지나 건강한 녹색 탈핵 생명으로 우뚝 서길 바랍니다.

녹색당은 후쿠시마 4주기를 맞아 3월 11일부터 ‘10만탈핵시민행동‘을 조직하는 활동을 시작합니다. 올해 산업통상자원부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과 삼척, 영덕 신규핵발전소 건설 여부를 결정합니다. 핵발전 정책에 대한 중요한 정책 결정을 앞둔 지금, 녹색당은 핵발전 중심의 정책을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시민들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조금 더 넓게 크게 탈핵의 길을 열어갈 탈핵 시민들의 동참을 부탁합니다.

▲이동원 씨(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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