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테크노파크, 체결식 앞두고 단체협약 거부

정부 '공공기관 방만경영 정상화' 지침에 발목잡힌 단협
뉴스일자: 2015년02월06일 13시45분

대구테크노파크 권업 원장이 돌연 노사 단체협약 체결을 거부하고 나섰다. 노동자의 복지 수준이 정부가 정한 '공공기관 방만경영 정상화'지침에 어긋난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단체협상을 마치고, 체결식을 앞둔 시점에서 갑작스런 단체협약 체결 거부는 정부의 압박이 있지 않았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다음 거리뷰 갈무리

대구테크노파크와 노조(전국공공연구노조 대구테크노파크지부)는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20차례 교섭을 했다. 지난해 4월 초 송인섭 전 원장이 갑자기 사퇴하는 바람에 약 6개월간 교섭을 할 수 없었다. 새로 부임한 권업 원장과 교섭을 재개해 지난해 12월 29일 단체협약과 임금협약 체결식을 앞두고 있었지만, 권업 원장은 갑자기 체결을 거부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12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1차 조정에서 미합의 조항이 5개라던 사측은 2차 조정에서 29개 조항을 더 들고 왔다. 지난 2일, 최종 3차 조정에서 사측은 송인섭 전 원장과 합의했던 6개 조항까지 들고 와 결국 조정은 결렬됐다. 

차재민 노조 사무국장은 “12월 27일 (모든 단체협약 조항을) 합의했고, 29일 체결식을 앞두고 있었다. 양측이 합의하면 사인을 하는데, 권업 원장은 계속 사인을 안 했다. 29일 체결식을 앞두고 있었으니까, 완전히 정리된 단체협약 체결문에 일괄 사인하기 때문에 사인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합의는 했으나 사인을 안 했으니 그만이다는 식으로 나올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또, 노조는 “권업 원장이 지금 이대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담당자 징계를 요구할 것이고, 대구시 고위직이 예산을 삭감하려 한다는 등의 언급을 서슴지 않는다”며 “자신이 노사관계 직접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 파행 책임을 외부로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구테크노파크는 정부의 공공기관 규정과 산업통상자원부 등 상급기관 규정을 이번 단체협약 체결 거부 이유로 들었다.

황우익 대구테크노파크 행정지원실장은 “권업 원장님이 취임하자마자 업무 파악이 안 되는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자고 얘기했다. 구두로는 협의했으나, 사인은 한 건도 안 했다”며 “노조가 요구한 내용에 보니까 우리 규정과 맞지 않는 내용이 많다. 상급기관인 산업부에 행정질의를 하니까 규정을 벗어나는 단체협약을 하면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년 규정은 57세인데, 단체협약 요구안은 60세로 되어 있고, 육아휴직 규정은 1년인데, 노조에서는 육아휴직 3년을 한다. 또, 모든 인사와 징계에 대해서 노조와 협의하고 시행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공정한 인사에 대한 규정에 위배된다”며 “(정년 60세 등) 규정을 위배해서 감사를 받으면 ‘방만경영’이라고 해서 담당자들 징계를 받게 된다. 공공기관은 규정에 어긋나면 감사 대상, 징계 대상이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테크노파크는 노조가 요구한 단체협약 내용을 자문 노무사와 변호사에게 법률 검토를 맡겨놓았다. 2월 중 검토를 끝내고, 3월부터 노조와 다시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노조는 “현재 상황은 권업 원장 자신이 노사관계에 가장 중요한 신뢰를 무너뜨려 발생한 것”이라며 “권업 원장이 양심을 저버리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총력 투쟁을 통해 기필코 단체협약을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와 대구시 출연기관인 대구테크노파크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인석 전 경북대 총장이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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