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 급급한 대구시 노사상생사업

양대노총, “노동자 피부에 직접 와 닿는 노사상생 돼야”
뉴스일자: 2015년01월23일 19시50분

대구시는 지난해 2년 연속 노사상생협력도시 최우수도시 대통령상을 받았다. 지난해 9월 노사정대타협 선포식을 기점으로 ‘노사협력도시 대구’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지난 한 해 대구시 노사상생 사업이 노사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없이 브랜드화를 위한 보여주기식 사업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뉴스민>이 대구시에 노사상생협력사업 계획과 평가와 관련해 정보공개청구한 결과 대구시는 지난해 사업비 1억 6천만 원을 들여 노사상생협력사업을 벌였다. 대구경제 살리기 실천 사업, 찾아가는 노사협력도시 대구 만들기, 노사문제 걱정없는 대구 정착 사업, 사회적책임 확산 사업, 앞서가는 노사문화도시 만들기 사업, 지역 고용노사민정협의회 상설 운영 등이 주요 사업이다.

대구경제 살리기 실천 사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사민정 공동 선포식을 개최하고, 임금체계 개편, 장시간 근로 개선 등 일자리 창출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선포식 1회, 토론회 4회, 워크숍 1회를 진행하는 데 4천만 원을 썼다.

찾아가는 노사협력도시, 노사문제 걱정 없는 대구 만들기 사업으로 달성공단, 성서공단을 찾아 일자리 창출 토론회를 열고, 노사분쟁 예방을 위한 워크숍, 노사협력도시 대구 홍보 동영상을 제작했다. 노사분쟁 예방과 홍보에 초점이 맞춰진 이 사업에 5천만 원을 썼다.

▲대구시 노사상생협력사업 일부(사진-대구시 홈페이지 갈무리)

대구시는 이 같은 사업을 통해 ‘노사분규 없는 도시’, ‘노사협력도시 대구’정착에 기여하고, 창조적 노사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지역 노사민정 역량 결집으로 국내외 기업 및 투자 유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내놓았다.

이도석 대구시 창조경제본부 고용노동과 노사상생협력담당은 “노사무분규 도시라는 저변을 가지고, 대구 경제가 어려운데 노사민정이 좀 더 상생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아보자는 취지”라며 “지난 9월 대구시가 이런 무분규 도시니까 기업들이 투자해 달라 홍보도 했다. 노사상생협력을 통해 대구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보자, 경제가 나아지면 결국은 노동자에게 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동계의 시각은 다르다. 노사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나 해결이 없었다는 반응이다.

박희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사무처장은 “노사상생을 위해 대구시가 1억 6천을 들여서 진행했는데 피부에 와 닿는 게 하나도 없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사업 방식 자체가 정부가 일방적으로 노동시장을 재편하려고 하는 정책을 설명하는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며 “‘노사상생협력도시’를 브랜드화하기 위해서 실제로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참고 인내하라는 방식이 감추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상생이라고 하지만 민주노총에는 단 한 번도 사업을 제안하거나 요청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대구 지역의 장기투쟁사업장, 비정규직, 이주노동자에 대한 내용은 다 가려져 있다”며 “여전히 대구지역 노동자들은 전국에서 최하의 임금을 받고, 지난해 체불임금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는 지난해 10월 대구시의 노사정대타협 선포를 규탄했다.

2년 연속 노사상생협력도시 최우수도시인 대구에도 영대의료원, 상신브레이크 해고자들이 복직을 위해 수년째 싸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교 비정규직,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파업을 벌였다.

이에 대해 이도석 담당은 “내부적인 임단협 문제에 대해서는 노사민정협력사업으로 선정할 수가 없다. 고용노동부에서 큰 줄기를 잡아주니까. 사업을 떠나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에 대해서 지방정부도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고용노사민정협의회에 노동계 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 역시 지역 노동자의 피부에 와 닿는 사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수환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사무처장은 “작년에 노사민정이 여러 사업을 했다. 상징적인 의미로 참여하고, 행사를 주관하고, 홍보활동만 해서 지역 기업들이나 노동자들이 (노사상생협력사업을) 아는 것은 좋은데 성과를 내는 것에 대해 개인적 불만이 있었다. 행사에 이 사람이 와서 끌려다니는 것처럼 하지 말고, 행사 주체로서 참여했으면 좋겠다.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대구의 모든 노사민정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실질적으로 노동자들이 피부로 와 닿는 것을 하려고 여러 사업을 준비 중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하는 환경, 복지 여러 부분이 열악하다. 그런 걸 개선할 수 있는 사업 제안하고, 추진하려고 한다”며 “청년들, 중장년들이 이직하거나, 기업에서 나오면 재취업이 잘 안 되는 부분이 많은데 지역을 떠나지 않고 대구에서 일할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오는 26일 고용노동부에서 열리는 17개시도 회의가 끝난 뒤, 27일 대구 고용노사민정협의회는 실무회의를 열어 올 해 노사상생협력사업 방향을 잡을 예정이다. 2015년 대구시는 무늬만 노사상생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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