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인권기본조례'유명무실'...전담부서·인권센터 규정도 없어

시의원도 조례 부실함 인정...조례 운영 과제 남아
뉴스일자: 2014년11월05일 18시20분

대구시가 인권기본조례를 제정한 타 시·도에 비해 조례의 내용과 이행정도가 가장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인권기본조례를 제정한 광역지방자치단체는 세종시, 제주시, 인천시를 제외한 14개 시·도다.

5일 오후 2시, 대구시 수성구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컨벤션홀에서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의 주최로 ‘대구·경북 인권조례 이행방안 모색 워크숍’이 열렸다. 워크숍에서는 조성제 한국인권법학회 교수가 주제발표를, 김형완 서울시인권위원회 위원과 이경률 광주광역시 인권평화협력관이 각각 시의 인권제도 사례발표를 했다.

조성제 교수는 대구·경북의 인권기본조례 제정현황을 설명하며 대구시의 부실한 조례 내용과 이행정도를 꼬집으며 쓴소리를 했다. 조성제 교수는 “대구시의 경우 인권위가 인권기본조례 표준안을 2012년 4월에 제시한 이후 타 시도 중 가장 늦게 조례를 제정했다. 이마저도 인권교육실시 정도만 의무화하고 있을 뿐 기본적인 인권보장증진위원회의 설치도 시장의 재량에 맡기고 있고 인권센터 설치, 인권지수 개발, 인권영향평가에 대한 규정은 두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현재 경상북도는 인권증진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구성하지는 않았고, 대구시는 위원회 설치를 시장 재량에 맡기고 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 모두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않았으며, 인권침해 조사·구제 기능을 하는 인권옴부즈맨 설치에 관해서도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다.

인권 교육도 부실했다. 대구시는 조례에서 소속 공무원에게 연 1회 이상 인권교육 실시를 의무화 할 뿐 민간단체에는 인권교육 실시를 권장하는데에 그쳤다. 경상북도는 소속 공무원과 도지사의 지도감독을 받는 법인이나 단체의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연 1회 이상 인권교육실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대구시는 조례에 인권전담부서에 대한 규정 없이 겸무를 맡은 담당자만 두고 있다. 경상북도는 조례에서 인권센터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인권센터는 설치되지 않았고, 담당자만 두고 있는 상황이다.

▲조성제 교수

조성제 교수는 “인권증진위원회 설치를 의무화 해야 하고 인권센터 실치를 할 수 있는 법적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며 “시의 실국장 급을 인권센터전담 부서장을 맡게 해 직원도편성하고 여러 가지 계획을 수리, 인권침해 접수 및 상담을 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고, 규정과 계획에 없는 옴부즈만 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조홍철 대구시의원은 “대구의 인권조례가 상당히 부실하고 형식만 갖춘 알맹이 없는 조례로 보여 조례제정 주체인 의원으로서 시민들에게 면목이 없다”며 “조례의 내용을 보다 충실하게 만들 수 있도록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인권증진위원회와 인권센터 설치와 관련해 “대구가 유일하게 시장의 권한으로 두고 있지만 단순 심의 권한을 가진 기존 여타 위원회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 의무규정을 하더라도 시장의 권한을 침해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시장 산하의 기구를 신설하는 것이므로 조직의 설치와 개폐에 관한 시장의 고유 권한 범위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노현수 법학박사, 구인호 법무법인 참길 변호사, 오완호 한국인권행동 사무총장,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서병철 포항YMCA 사무총장의 토론도 이어졌다.

권혁장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장은 “현재 14개 광역지자체와 67개 기초지자체에서 인권증진조례라는 이름으로 조례를 재정, 시행하고 있지만 조례를 어떻게 운영할거냐는 과제가 있다”며 “인권은 생활상의 의제일 수밖에 없으니 지자체가 주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신장시키는 데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인권제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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