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와 <파업전야> 그리고 민주노총

[기자의 눈] 오늘, 민주노총은 어디를 주목할 것인가
뉴스일자: 2014년11월03일 17시31분

오는 13일 영화 <카트>가 개봉한다. 민주노총은 영화관 개봉에 앞서 <카트> 전국 순회 시사회를 열었다. 노동영역 취재를 담당한 덕분에 개봉에 앞서 영화를 볼 수 있었고, 영화 상영 시간 내내 이곳저곳에서 흘린 눈물도 느낄 수 있었다. 대형마트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차별, 노동조합 결성, 해고와 탄압을 다룬 탓에 시사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분노와 아픔을 느끼고 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2007년 대형마트 ‘홈에버’에서 일어난 싸움을 거의 그대로 재연했다. 평범한 마트 계산원이 노동조합을 만나고, 투쟁을 벌여나가는 과정은 매끄럽고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낸다. 영화는 노동조합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의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정규직 전환’이라는 관리자의 미끼 앞에 갈등하던 선희(염정아)가 단체교섭 자리에서 ‘용돈벌이’라는 관리자의 이야기에 ‘용돈이 아니다. 생활비 벌러 나왔다’고 답하고는 조합원을 찾아다니며 ‘포기하지 말자’고 설득하기까지. 오늘날 한국사회에 있을법한 이야기를 매끄럽게 담았다.

해고 후 오갈 곳 없는 비정규직 캐셔들은 대형마트 계산대를 껴안았고, 서로 팔을 걸고 버텼지만, 용역과 공권력 앞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후 정규직 노동자들도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함께 싸움을 벌여나간다.

그런데 말이다. 영화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인물 간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서겠지만, 다른 노동조합의 ‘연대’는 보이지 않았다. 계산대를 붙잡고 버티다 끌려나오는 와중에도, 천막이 용역에 무너지는 와중에도 상급단체나 다른 노동조합의 연대는 없었다. ‘더마트노조’는 철저하게 고립된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07년 이랜드-홈에버 투쟁 당시 연대하는 노동자들이 없었을까.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영화의 잘못이 아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 조직사업을 위한 기금도 모으고, 투쟁도 함께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중들에게 비친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표하기 보다 ‘대공장-정규직 노동자’를 대표하는 단체에 가깝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영화 속 ‘더마트노조’의 외로운 싸움은 노동조합운동의 현재를 절실하게 보여준다.

<카트>는 24년 전 <파업전야>와 닮았지만 다르다.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탄압이 행해졌다는 사실은 같지만,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이 주목해야 할 공간은 다르다. <파업전야>의 주역이 87년 노동자대투쟁의 상징이었던 공장 안 노동자와 위장취업한 대학생이었다면 <카트>는 서비스, 여성노동자, 50번이 넘는 취업문에서 낙방한 대학생,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주목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첫 위원장 직선제 선거를 앞두고 있다. 민주노총은 어디를 주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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