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내몰린 무료급식소, 보금자리 마련할 수 있을까

실내무료급식소 설치 토론회 열려...대구시도 필요성 공감, 재원 마련 과제
뉴스일자: 2014년10월29일 13시10분

[뉴스민=박중엽 기자] IMF무렵부터 이어오던 동대구역 무료급식소가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공사로 터를 잃은 가운데 실내무료급식소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민간차원에서 노숙인, 독거노인 등 경제적 약자에 대한 급식이 지원된 만큼 이제라도 대구시가 공간과 대안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28일 오후 7시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 주최로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경제적 약자를 위한 실내무료급식소의 설치방안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의료, 법조, 인권, 복지단체와 대구시 관계자가 참석해 실내무료급식소 설치 방안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적 배제의 관점에서 노숙인 등 무료급식 수요자에 대한 실내무료급식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 교수는 “무료급식은 낙인이 가장 심할 수 있는 방식이면서도 생존권 보장의 방법으로서 필요하기 때문에 인권 보장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정부의 공공 정책으로 실내무료급식이 발현돼 사회적 배제를 줄이는 형태로 공공의 책임성이 발효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료급식이 사회적 주변화를 고착하는 방식이기보다 다시 주류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 급식의 질도 적정한 양과 질을 갖추고 여러 프로그램도 운영해야 한다. 대구시가 전근대적 급식이 아닌 사회 재통합을 시도하는 사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시옹 대구노숙인종합지원센터 소장은 “한 달간 노숙하며 무료급식을 받아 봤다. 줄 서는 순간 머리가 쭈뼛하며 자존감이 무너졌다”며 “그럼에도 경제적 약자에게 무료급식은 생명과 같다. 무료급식을 이용하는 거리 노숙인, 쪽방거주자, 비주택거주자, 독거노인이 사회에서 가장 약한 자들이다. 실내 급식소 입지를 선정할 때 접근가능성을 고려해 동대구권역이 가장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시민사회단체는 '인권' 측면에서 무료급식소 설치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구시도 무료급식소 설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재원 마련은 과제로 남았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대구지부 류제모  변호사는 “헌법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명시하지만 국회는 절대적 빈곤자들에게 필요한 급식이나 돈 같은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법을 입안하지 않는다”며 “기본적 식(食)의 확보는 국가의 의무인데 의무는 지지 않으면서 급식소에 시설기준을 갖추라는 등 지나친 행정규제만 부과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노태맹 의사는 “권영진 시장은 후보시절 무료급식소 구상을 만들어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무료급식소는 자선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보편적 인권에 대한 관점으로 접근해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활동가는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찾는 단골 1호가 급식소다. 스스로 가장 낮은 곳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급식소에 대한 사회 제도적 지원도 없고 해결 방안 등 사회적 공론화가 전혀 안 돼 있다”며 “인권이 보장되는 합법적, 권역별 무료급식소를 설치해야 하고 이를 위해 실태조사와 민관학 공동 논의테이블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한교 대구시 보건복지국 복지정책관은 “실내급식소 관련 재원이 마련되지는 않았다. 물론 실외보다는 실내가 낫고 생존권 위해 급식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대구시가 주도적으로 세금을 활용해서 추진해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야 한다”며 “시민의 호응을 어느정도 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재원이 문제기 때문에 기존 제도를 활용해 보는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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