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고용법 개정, ”정당한 퇴직금 마저 빼앗는 한국”

”세월호 침몰처럼 약한사람만 희생시키는 국가 시스템 잘못”
뉴스일자: 2014년04월28일 12시00분

“한국에서도 퇴직금 받기가 너무 힘들다. 그런데도 퇴직금을 귀국한 뒤에 받으라는 것은 퇴직금을 아예 받지 말라는 얘기다” (네팔 이주노동자 A 씨)

지난 1월 28일 정부가 공포한 ‘외국인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는 퇴직금(출국만기보험)을 출국 후 14일 내에 지급받게 된다. 하지만 A 씨를 포함한 이주노동자들은 관련 법 개정으로 퇴직금 수령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원성이 크다.

27일 오후 3시 30분, 대구시 중구 2․28 공원에서 열린 ‘124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대구경북이주노동자 결의대회’에서도 출국 후 퇴직금 수령 문제가 제기됐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이주노동자와 대구 경북 시민 100여 명이 참여했다.

▲사진=정용태 기자
▲사진=정용태 기자

이들은 “세월호 침몰사건에 이주노동자도 슬픔을 같이하며, 사람의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우고 권력의 자리 지키기에만 혈안이 돼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모순과 무능한 정부에 분노한다”며 결의대회를 시작했다.

이어 “국가의 잘못된 시스템이 약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것을 보며 이주노동자의 처지를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가 “강제추방과 출국 후 퇴직금 지급으로 이주노동자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주노동자의 퇴직금에 해당하는 출국만기보험금은 이주노동자가 한국을 출국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되게 된다. 출국만기보험은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 업체가 보험금을 삼성화재에 납부하고 이주노동자가 퇴사할 시 삼성화재가 퇴직금에 해당하는 출국만기보험금을 이주노동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업주가 보통 초과근로 수당 등을 포함하지 않은 최저임금 수준의 적립금을 납입하므로 실제 퇴직금 액수보다 보험금이 적으며, 이때 발생하는 차액은 이주노동자가 별도로 사업주에게 청구해야 한다. 이미 출국한 이주노동자가 사업주에게 이를 청구하기란 쉽지 않다.
 
보험금도 제대로 받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출국심사대를 나간 뒤 공항 내에서 지급받거나 본국의 계좌로 받게 할 경우 보험금을 수령이 까다로워지며, 본국의 금융시스템이 미비해 계좌 수령이 힘든 경우도 생긴다.

임복남 대구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는 이윤을 위해 다 낡아빠진 배를 인수하며 나타난 사고이며 권력 지키기 위해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정부의 문제다”며 “한국 정부의 잘못된 시스템으로 가장 억울하게 고통받고 가장 큰 희생 강요받는 이주노동자가 나서서 악순환의 고리를 깨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4시 30분, 결의대회가 끝나고 이들은 현대백화점 앞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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