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평리 할머니들의 투쟁이 진정한 마술”

송전탑 공사 재개 임박한 청도, “삼평리에 평화를”
뉴스일자: 2014년04월12일 12시34분

비가 올 듯 말듯 흐린 하늘은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평화공원에 긴장감을 더했다. 해골처럼 서 있는 송전탑은 밤이 되기만을 기다리는 듯했다.

하늘에 드리운 먹구름에 사람들의 표정도 어딘가 그늘졌지만, 그래서인지 풍자도 가득했다. 11일 오후 다섯 시, 송전탑 공사 재개를 앞둔 삼평1리에서 ‘삼평리에 평화를’ 문화제는 그렇게 웃음소리와 함께 시작됐다.

마이크를 잡은 이남진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조직국장은 “평화공원에 노래하는 멧돼지가 나타났다”며 익살스럽게 민중 가수 우창수 씨와 김은희 씨를 소개했다. 이들의 노래로 한적한 마을은 잔치 분위기가 됐다. 특히 우창수 씨가 트로트 ‘흙에 살리라’를 열창하자 할머니들은 익숙한 곡조에 흥겨운 어깨를 들썩였다.


▲우창수(우) 씨, 김은희(좌) 씨

분위기를 이어받아 삼평리 할머니들도 무대로 나와 갈고 닦은 노래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불렀다. 이차연 할머니는 “틀니 빠지뿔까봐(빠질까봐) 자꾸 시키면 안 돼”라고 하면서도 노래가 시작하자 흥겨운 춤사위를 선보였다. 이에 함께 흥이 난 관중 몇몇도 춤을 추며 무대에 난입했고, 부산스런 분위기에 지나가던 차도 제동을 걸고 구경하기도 했다.

나경환 씨의 마술쇼도 시작됐다. 마술쇼가 시작하자 할머니들은 “송전탑 없애는 마술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지만, 나경환 씨는 “아직 그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응수했다.



반면, 삼평리 요정으로 불리는 이보나 씨는 요술로 송전탑 한 기를 잠깐 쓰러트리기도 했다.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박자를 맞추며 익살스럽게 마술을 보이던 나경환 씨는 공연이 끝나고 “진정한 마술은 삼평리 할머니들의 투쟁이다”고 격려했다.

▲위 사진은 편집된 사진입니다
▲마술공연을 선보인 나경환 씨


▲백창욱 대구새민족교회 목사

백창욱 대구새민족교회 목사는 “평화야말로 우리가 본연으로 동조하고 마음으로 귀 기울여야 할 하늘의 소리다. 거기에 호응하는 게 사람으로서 마땅히 보여야 할 태도다”며 “우리에게는 단결이 있다. 송전탑을 막아내서 이 세상에 막무가내로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7시 20분, 문화제가 막바지에 이르러 참가자들은 "할머니들 항상 건강하세요", "송전탑 싫어요 우리 땅 지켜주세요", "판사님 비옵니다 도아주십시오" 등의 글귀를 종이등에 적어 걸개에 걸었다. 송전탑 아래 깔린 어스름을 작은 종이등이 밝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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