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설공단 논란 끝에 퀴어축제 공간사용 허가

대구광역시시설관리공단(시설공단)이 대구퀴어문화축제 공간대여를 최종 승인했으나,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시설공단이 문제 가리기에만 급급하다는 입장이다.

시설공단은 2일 내부 회의를 거쳐 퀴어조직위의 2.28기념공원 청소년광장 대여 요청을 최종 승인했다. 시설공단은 지난달 28일 퀴어조직위의 축제 장소로 2.28기념공원 청소년광장 대여 요청을 “도심 공원은 모든 시민의 휴식처로 일부 소수인을 위한 특정행사는 사용할 수 없다”며 거부한 바 있다.

김수동 대구시설관리공단 도심공원 소장은 “인권위원회에 자문하고 내부 회의도 거친 결과 인권의 차원에서 성소수자를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재허가 사유를 설명했다.

김수동 소장은 “하지만 2.28공원에는 청소년의 방문이 많기도 하고 주최 측에서 구체적으로 행사내용을 알려주지 않아 난감하다”며 “이전 행사를 보니 동성 결혼식 퍼포먼스도 있다고 하던데, 구체적 행사 내용을 통해 제재나 당부가 필요한 부분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소 대여 관련 규정 공개나 공식적 사과 계획과 관련해 김수동 소장은 “규정이나 공식적 사과 관련해서는 시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대답했다.

논란 끝에 공간대여가 승인났으나, 퀴어조직위는 공공기관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은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배진교 퀴어조직위 조직위원장은 “장소 대여를 불허한 것은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공분을 자아냈다. 공원 이용도 할 수 없고 청소년에게 유해한 집단인 것처럼 매도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시설공단은 인식을 재고하려고는 하지 않고 일이 커지는 것을 막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기본 자질에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퀴어조직위는 시설공단에 공식적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재허가를 거부하고 다른 곳에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