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톺아보기] (1) 녹색당 김수민 구미시의원 예비후보

“녹색처방 필요한 도시, 구미” 버스노선혁명, 화물공영주차장 등 공약
뉴스일자: 2014년03월25일 17시25분

아쉬운 마음으로 동계올림픽 폐막을 지켜본 이들은 다가오는 브라질 월드컵을 기다리고 있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월드컵 개막 시기보다 앞서 진행되는 것은 다행일지 모른다. 하지만 중앙정치의 풍랑에 휩쓸려 우리 동네 일꾼을 뽑는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후보가 누군지 기억하기 쉽지 않다. 번호만 보고 밀어주는 투표를 하는 것도, 후보가 누군지 기억하기 어려운 탓도 있을 테고, 언론에 주로 나오는 광역단체장, 거대 정당 후보만 기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뉴스민>은 지방선거 본 후보 등록일 전(5월 14일)까지 대구, 경북지역에 출마한 예비후보를 만나 그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담는다. 풀뿌리 후보, 소수 정당 후보를 소개할 예정이다. <뉴스민>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자 하는 예비후보는 언제든지 E-mail(또는 070-8830-8187)로 연락을 부탁드린다.

구미시마선거구(인동동, 진미동)에서 재선 도전을 밝힌 김수민(31) 예비후보는 현역 시의원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 3명과 무소속 후보 1명과 접전을 벌인 가운데 21.1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구미시의회 조례안 대표발의에서도 1위, 출석률에서도 1위를 차지한 그는 비정규직 권리보호 조례 제정 등에 앞장섰다. 구미시정 감시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았고, 당선과 거의 동시에 벌어진 KEC의 직장폐쇄와 노동자 인권탄압 사건과 관련해서는 노동운동가로 현장을 누볐다. 최근 한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꾸자는 제안을 할 만큼 보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구미에서 그는 고군분투했고, 젊은 기운을 불어넣었다. 다음에는 시장으로 출마하라는 말도 들었다는 그는 재선과 관련해서는 ‘생각 없다’는 이야기를 고수해왔다. 그런 그가 ‘녹색당’ 간판을 달고 재선 도전을 선언한 것이다.

20일 오후 구미공단 한 공장 앞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주 68시간에 달하는 장시간노동을 하다 목숨을 잃은 청년노동자 故 유성우 씨를 추모하기 위한 기자회견 자리였다. (관련 기사: 아무도 꾸지 않는 꿈, 장시간노동 그리고 죽음 2014. 3. 21) 공장 앞에 선 유 씨의 어머니가 마이크를 잡자, 거짓말처럼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김수민 예비후보도 비바람을 맞으며 “<아무도 꾸지 않는 꿈>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일주일 65시간 장시간 노동은 아무도 꾸지 않은 꿈일 것이다. 이 장시간 노동은 특별한 수식이 아닌, 구미공단 전역에 퍼져있었던 일이다. 죄책감과 슬픔을 느낀다. 지방선거를 맞아 예비후보들이 이 자리에 함께 왔다. 이번 선거는 파괴적인 성장을 택할 것인지, 인간과 자연이 파괴되지 않는 살만한 사회를 만들 것인지 묻는 장이 될 것”이라고 추모사를 전했다.

유가족과의 면담 후 그가 사는 동네의 한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고민이 많았던 그는 “후임자를 찾지 못했다. 구미에서 풀뿌리, 녹색 의제를 뿌리내린다는 책임감으로 고심 끝에 재선 도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김수민 예비후보가 이번에는 녹색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다. 현재까지는 그가 대구경북지역의 유일한 녹색당 예비후보자다. 녹색당을 달고 출마하는 게 불리할 것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재선 도전하는 입장에서 정당을 위해서 출마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구미는 녹색처방이 가장 필요한 도시”라고 말했다.

지난 4년 의정활동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다수였지만, 입법과 행정기관 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며 원내활동은 후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시민사회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었느냐는 측면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그러기 위한 활동가가 부족했다”고 평가하면서 “활동가 또는 준 활동가 집중양성이 필요하다. 공단은 민주노조가 뿌리내려 있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수민 예비후보 [출처=구미시의회]

그는 재선 도전을 선언과 함께 1차 공약자료도 배포했다. 박정희체육관을 구미시체육관으로 바꾸자는 공약도 그중 하나였다. 특정 공약만 부각하지 말아 달라고 했지만, 역시나 이 공약이 언론으로부터 주목받았다. 그는 “구미시 실내체육관 이름을 구미체육관으로 바꾸자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보수적 성향의 분들도 김 의원 말대로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하더라”며 간단히 정리했다.

‘우리 중의 한 사람, 김수민’을 슬로건으로 내건 그는 ‘6+4+또 하나의 약속’을 발표했다. 구미지역을 바꾸는 6개의 공약과 4대 지역구 공약을 표현한 것이다. 대표적인 공약을 3가지만 뽑아달라고 요구하자,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거꾸로 기자에게 선택권을 넘겼다. 뺄셈은 쉽지 않았고, 전부 다 요청했다.

첫 번째로 그는 ‘버스노선혁명’을 꼽으며 “구미시장 예비후보 가운데 아무도 버스 이야기를 안 꺼낸다. 버스를 포기하고 차를 구입한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구미 버스노선은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많은 버스가 구미역에서 출발해 획일적으로 시내를 통과하는 식이다. 간선/지선/마을버스 체계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저상버스 도입과 시골지역의 산간택시 운영방안도 버스노선혁명에 포함할 계획이다.

화물트럭공영주차장 신설 계획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화물연대에서 큰 선물을 줬다면서 “골목길에 세워진 화물트럭 때문에 민원이 많다. 주민들은 단속을 강화하라더라. 하지만 단속만 잘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구미는 국가산업단지니까 공단에 필요한 자재를 운송하는 화물트럭의 공영주차장이 국가 차원에서 만들어야 한다”며 “현재 타당성 용역 조사 단계에 있는데 제가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수민 예비후보는 ▲고교평준화 ▲직업병예방 및 피해노동자 지원 ▲방사능제로 학교친환경무상급식·어린이급식을 공약으로 꼽았다.

4년의 경험이 쌓인 탓인지, 확신에 찬 말을 이어가던 그도 그는 “다른 의원들보다 길거리로 많이 나왔다. 서명운동을 해내면 보람은 남는데 이슈별 운동밖에 되지 않더라. 또, 결혼도 안 했고, 자녀도 없으니 학교공동체나 어린이집 등과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어렵더라”며 자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녹색당이 3선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재선 도전을 마지막 기초의원 활동 기회로 여기는 김수민 예비후보는 “저를 포함해 지역에서 같은 당처럼 활동할 수 있는 의원이 늘어난 가운데 재선이 된다면 입법활동에 쏟는 시간을 조금 줄이더라도 주민들과 더 친숙해지고 싶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시간을 더 보내며 공부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까지 구미시마선거구 예비후보자는 그를 포함해 2명뿐이다. 무투표 당선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려오지만, 그는 “무투표 당선만큼 나쁜 것은 없다. 새누리당 후보와 붙어서 정책과 공약을 가지고 당당히 선거를 치르고 싶다”는 소망을 가슴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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