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유성기업 영동 지회장의 고공농성이 138일차를 맞이한 가운데, 시민사회가 다음달 15일, 다시 한 번 ‘희망버스’의 시동을 건다.
지난 3년간 노조파괴, 손배가압류, 부당해고 등 각종 노조탄압이 이어지고 있지만, 검찰이 기업주에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게 된 까닭이다. 시민사회는 이번 희망버스를 통해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과 노조파괴 사업장에 대한 특검 실시 등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사회 원로들과 각계 대표자들은 27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성기업 희망버스에 대한 대국민 동참을 호소했다.
유성기업 희망버스는 지난 2월 중순, 사회 원로인 백기완 선생과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최초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2월 24일에는 희망버스를 위한 초동 간담회를 진행했고 26일에는 확대간담회를 개최해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 자리에는 노나메기(추)를 비롯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민중의 힘, 민교협,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등 약 30개의 노동, 학술, 종교, 문화, 시민사회, 정당 등이 참석했다.
최초 제안자인 백기완 선생은 “권력과 돈이 합쳐져서 사람의 피와 살을 빼먹다가 껍질만 남게 되는 것, 이 악독한 재벌을 뼉쇠라고 한다”며 “이번 유성기업 싸움은 사람의 피와 살을 먹다 껍질만 남기는 총자본, 즉 뼉쇠와의 싸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2014년이 됐는데도 또 다시 희망버스 시동을 걸어야 하는 절망스런 삶을 살고 있다”며 “하지만 노동탄압 백화점인 유성기업은 민주노조의 현실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사업장이기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포기할 수 없다. 다시 힘을 내서 함께 살자는 절박한 외침으로 희망버스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129일간의 2차 고공농성 끝에 땅을 밟은 홍종인 유성기업 아산 지회장은 “고공농성에서 내려올 때 이정훈 지회장은 ‘유시영 사장 등 기업주들이 구속되기 전까지는 내려오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며 “둘이 고공농성을 함께 하다, 이제 혼자 남게 된 이정훈 지회장의 절실한 심정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서 “희망버스를 통해 손배가압류와 노조파괴의 전반적인 문제가 유성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됐으면 좋겠다”며 “이정훈 지회장이 내려오는 날까지 함께해 달라”고 강조했다.
서쌍용 금속노조 부위원장 역시 “금속노조가 유성기업 문제를 힘 있게 해결하지 못하고, 희망버스가 유성기업으로 달려가게 돼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금속노조도 3월 3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거쳐 복수노조 사업장 문제를 투쟁으로 돌파하고자 한다. 반드시 유성기업 같은 복수노조 사업장과 관련해 특검이 도입되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와 신학철 민예총 고문,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 유선희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장하나 민주당 의원, 이성대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공동대표 등 사회 각계각층의 대표자들이 참여했다.
희망버스는 오는 3월 15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인 16일 오전 9시까지 1박 2일간 진행된다. 15일 오전 1시에는 옥천IC 고공농성장을 방문해 ‘힘내라 이정훈! 힘내라 민주노조’ 연대마당을 진행하며, 오후 5시부터는 유성기업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희망버스가 내건 요구조건은 △손배가압류, 노동탄압 없는 세상 △심야노동 철폐, 주간2교대제 실시 △민주노조파괴 행위에 대한 특검 실시 등이다.
이호동 전해투 위원장은 “오늘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희망버스 조직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며, 28일 희망버스 기획단 회의와 3월 3일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조직화 결의를 모아나갈 것”이라며 “대중조직 내에서도 결의를 모으고, 아울러 대국민 조직화에도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기자회견단은 “이제 우리가 저 외로운 이정훈에게 기운을 내라고 소리쳐줘야 한다. 그것은 현재 흔들리고 있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과 다름없다”며 “그 모든 노동자민중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우리 모두의 기운을 높이는 희망의 버스가 됐으면 좋겠다. 이 사회의 양심들 모두가 함께 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기사제휴=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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