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이 생각해 보니] (20) 상황은 아주 변덕스럽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내가 부릴 변덕과 세상이 나에게 부릴 변덕이 잘 맞아 떨어지기를
뉴스일자: 2014년02월19일 10시28분

ⓒ김태홍

사진을 찍어야 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오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순간들이 매번 최고의 순간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아주 변덕스럽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2년 전 날씨도 장소도 심지어 나 스스로조차도 변덕스럽기 그지없던 그 날에 나는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결과적으로는 빗물을 머금어 생생하게 아름다움을 뽐내는 장미들을 찍을 수 있는 행운을 누렸었다.

그러나 그 날의 행운을 기억하고 나섰던 작년의 그 날에는 장미들과 카메라에겐 미안하지만 사실 아주 실망스러운 기억만 남기고 돌아서야 했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 순간에 필름이 떨어지거나 카메라가 없었던 적도 많았고 반대로 어떤 날에는 몇 롤의 필름 중 단 한 장도 남기지 못하고 돌아서야 하는 날도 있었다.

그래도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마무리를 할 쯤에 돌아서 남은 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 담긴 사진들을 남길 수 있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 밖으로 나가야 하는 시간이 올 때면, 나는 또 사진기를 앞에 두고 변덕에 기대한다. 오늘 내가 부릴 변덕과 세상이 나에게 부릴 변덕이 잘 맞아 떨어지기를.
 




김태홍
20대 후반.
경북대학교 학생
생긴것도 곰. 식성도 곰. 덩치도 곰. 그래서 아직도 곰  

pentax mx, fed micron
필름은 기분 내키는 대로
자가현상은 무리
재밌는게 좋아요. 즐겁게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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