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결집이 확대되고 있다. 최종범 열사가 사망한 지 33일이 지나도록 삼성 측이 노조의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시민사회는 열사 대책위 확대를 통해 삼성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종범 열사 유족과 삼성전사서비스지회 등은, 3일 오후부터 삼성 본관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는 방침이어서 갈등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대책위원회’(열사대책위)는 3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위 확대 발족 선포와 이후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애초 50개 시민, 노동사회 단체로 출범한 열사대책위에는 현재 185개의 단체로 확대됐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시민사회의 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권영국 열사대책위 공동대표는 “오늘로써 최종범 열사 문제에 동참하고자 하는 모든 시민사회는 185개로 확대됐으며, 이 밖에 단체에도 추가적으로 참여 요청을 보내고 있다”며 “대책위는 앞으로 지역대책위를 조직하는 만큼, 삼성문제를 알리기 위한 주기적인 시국대회, 집중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각 센터를 중심으로 한 실천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금속노조는 세 차례에 걸쳐 삼성 측에 교섭을 요청했으나, 삼성은 공문을 통해 “교섭에 참여할 당사자는 고인과 근로관계 있던 협력사 삼성TSP(주)가 되는 것이 맞다”며 교섭을 거부해 왔다. 권영국 대표는 “삼성은 교섭을 요청할 때마다 자신들이 사용자가 아니라며 교섭을 거부했고, 최종범 열사 사망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좀 더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할 때가 왔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노조 측의 교섭을 지속적으로 거부하면서, 지금까지 천안에 거점을 두고 있던 최종범 열사의 형과 부인은 서울 삼성 본관 앞으로 올라와 삼성이 교섭에 응할 때까지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 3일 시작되는 농성에는 유족을 포함해 센터 동료 20여 명과 대책위 등 약 5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역시 3일부터 15일까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전 조합원과 해당지부 상근자들을 상대로 삼성본관과 서울거점에서 순환 항의집회 및 월차투쟁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7일 오후 1시에는 금속노조 확대간부 및 조합원 3천 여 명이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에서 ‘최종범열사 문제해결 촉구 및 삼성규탄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오는 12일과 21일 양일간에는 금속노조 지도부들이 결의대회와 집단노숙농성에 돌입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을 비롯해 권영길, 이수호, 단병호 등 전직 민주노총 위원장들과 백기완 선생 등이 참석했다.
백기완 선생은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학살 앞에서 엄숙을 저버리는 삼성은 사람이기를 저버리고 있다”며 “삼성이 말을 듣지 않으면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죽음보다 엄숙한 결단을 내린다고 하면 나도 반드시 따라가겠다.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고, 사람 같지 않은 삼성에게 기죽지 말고 나가서 싸우자”고 당부했다.
권영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역시 “민주노총이 최종범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하나 된 힘으로 싸워나가야 한다”며 “마침내 삼성에서 민주적, 자주적 노조가 들어서는 승리의 날까지 민주노총과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기자회견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프레스센터가 기자회견 개최 불가를 통보하면서 민주노총으로 장소가 옮겨지게 됐다. 열사대책위의 박점규 씨는 “프레스센터가 비어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지만, 돌연 프레스센터가 사기업에 대한 기자회견은 개최할 수 없다는 등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대관을 거부했다”며 “지금까지 현대차 희망버스, 밀양 희망버스 등 숱한 기자회견을 해 왔지만 이런 경우는 없었다. 이번 싸움을 통해 삼성이 갖고 있는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열사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늘부터 최종범 열사의 유족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삼성이 책임 있게 사죄하고 즉각 교섭에 응할 때 까지 농성에 돌입할 것”이라며 “더불어 확대된 최종범 열사대책위 구성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은 전국에 산재한 170여 개 삼성전자서비스센터와 삼성 관련 사업장에 대한 전 방위적 항의 행동에 돌입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기사제휴=참세상)
이 뉴스클리핑은 http://newsdg.jinbo.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